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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침묵이 흘렀다. 오랜 침묵이 흘렀고, 공기 중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니까... 임채원이 임신한 아이가, 당신 핏줄이 아니라는 거야? 두 사람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거야?”

차설아는 너무 놀라 한참이나 목이 메더니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성도윤이 왜 하필 임채원처럼 가식적인 여자를 철석같이 좋아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차설아는 아주 많은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이건 전혀 예상 밖이었다!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은 성도윤의 잘생긴 얼굴은 음산했다. 그는 이 상황이 어이없고 또 허탈했다.

“내가 임채원 같은 여자를 좋아할 취향으로 보여?”

“당신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차설아는 두 팔을 껴안고 비꼬았다.

“남자들은 툭 건드리면 바로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하고 예쁜 여자를 제일 좋아하지 않아? 중국 소설 중의 임대옥과 같은 캐릭터 말이야. 애교 한 방이면 바로 무너지잖아?”

“임대옥을 모욕하지 마.”

성도윤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임대옥은 적어도 주견이 있고 재능도 있는 캐릭터야. 임대옥으로 표현하는 건 좀 과분하지 않아?”

남자의 반박에 차설아는 왠지 모르게 희열을 느꼈고, 심지어 웃음까지 났다.

그녀는 애써 웃음을 꾹 참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켁, 그럼 임채원은 누구를 닮았는데?”

“연약하긴 한데 머릿속에 꿍꿍이가 너무 많아.”

차설아의 얼굴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갑자기 슬프고 어이없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럼 당신도 임채원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는 거야?”

“자신만의 고충이 있는 사람이야. 형이 그러는데, 어릴 때 불행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했어.”

성도윤의 눈빛은 한없이 차가웠다.

형 때문에 그는 항상 임채원을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욕심이 많긴 하지만, 그녀가 성장한 환경을 생각해볼 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살려고 하는 것, 더 잘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니까.

임채원이 겉으로는 연약한 척하며 뒤에서 온갖 수단을 부리는 것도, 그저 잘 살기 위함이었다.

성도윤은 형과 임채원을 잘 돌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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