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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남자가 필요한 순간이 무조건 있어요. 예를 들어 방금 입학 서류를 작성하는데 안에 아버지 이름과 직업 칸이 있더라고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죠?”

민이 이모가 또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방금 입학 서류를 작성할 때 곤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차설아에게는 남편이, 두 아이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그냥 없다고 작성하시면 되죠. 세상에 남편을 일찍 잃은 여자들도 많은데 저희라고 그런 상황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차설아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계속 붓으로 그림을 그렸다.

애초에 성도윤과 이혼을 결심하고, 해안을 떠나 해바라기 섬으로 간 순간부터, 그녀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건 안 되죠!”

민이 이모는 약간 흥분하더니 말했다.

“아가씨, 참 모든 걸 간단하게 생각하시네요. 유치원 선생님들도 모두 사람에 따라 행동하는 법이에요. 만약 달이와 원이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교육적인 면에서나 일상적인 생활면에서도 소홀할 거예요. 만약 반에 알려지면, 반 아이들도 비웃을 거고요. 이건 두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는 일이에요. 그래서 이 칸은 무조건 채워야 해요. 아가씨가 싱글맘이라는 사실은 반드시 숨겨야 해요...”

“일단 경수 도련님을 써넣을까요? 두 아이가 경수 도련님을 아빠라고 부르고, 도련님도 믿을만한 사람이잖아요. 만약 아가씨가 경수 도련님과 진지하게 만난다면 전 무조건 찬성이에요!”

민이 이모의 마음속에 배경수는 차설아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 집안의 남자 주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면 민이 이모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차설아는 난처해서 말했다.

“경수는 더더욱 안 되죠. 이미 저랑 인연을 끊은 사이에요. 아마 죽을 때까지 왕래하지 않을 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민이 이모는 놀라서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두 사람 혼인 신고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부부가 못되더라고 두 분은 평생 친구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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