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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원이는 뭔가를 고민하는 듯 어른처럼 턱을 괴고는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엄마, 제가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엄마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보고 싶지도 않고요.”

녀석은 겨우 4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완벽한 이목구비를 자랑했다. 그야말로 ‘리틀 성도윤’이었다.

차설아는 겨우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래? 우리 원이는 엄마가 하나도 안 좋아? 엄마가 하나도 보고 싶지 않아? 그럼 내일은 엄마가 좋아질 거야? 모레는 엄마가 보고 싶을 거야?”

“...”

원이는 어이가 없는지 미간을 구겼다.

“엄마, 제가 장난하는 것처럼 보여요? 엄마는 꼼꼼하지도 못하고 장난치기만 좋아하잖아요. 혼자 다른 도시로 가면 저는 엄마를 보호할 수도 없다고요. 그러다가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이라도 당하면 어떡해요? 엄마가 많이 걱정된다고요.”

차설아는 드디어 원이가 왜 시무룩한 얼굴로 있는지 알아차리고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알겠어, 엄마가 잘못했어. 엄마는 그냥 며칠만 와 있는 거야. 곧 돌아갈 거니까 원이는 걱정 마. 달이랑 엄마 돌아올 때까지 얌전히 있어!”

두 아이는 하늘이 그녀에게 준 천사 같은 선물이었다.

달이는 애교쟁이였다. 얼굴도 귀엽게 생기고 말도 예쁘게 해서 차설아를 즐겁게 하곤 했다.

원이는 반대로 성숙한 어른 같았는데 어려서부터 차설아를 보호하려고 했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아도 날카로운 의견을 낼 때가 많았기에 가끔은 어른인 차설아마저 감탄을 자아내곤 했다.

그리고 행동파였기 때문에 항상 조용히 해야 할 일을 잘 해냈다. 쓰레기 같은 그의 아빠와 닮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이어서 배경윤이 말했다.

“그래, 원이야. 엄마는 걱정하지 마. 경윤 이모가 있으니까 아무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 경윤 이모가 잘 보호할게!”

원이는 여전히 어른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는 말했다.

“경윤 이모를 어떻게 믿겠어요? 경윤 이모 자신이나 잘 챙겨요!”

“뭐?”

맞는 말이라 배경윤은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

“흥, 엄마는 거짓말쟁이예요. 어디를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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