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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하인들이 물러난 뒤, 차설아는 방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오빠, 나왔어.”

차설아의 말은 주문처럼 방안에 자신을 가둔 차성철을 깨웠다. 차성철은 재빨리 방문을 열었고 반짝이는 두 눈으로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설아야, 왜 이제야 온 거야! 네가 올 때까지 버티는 게 너무 힘들었어...”

차성철은 얼굴이 홀쭉해졌고 밥을 먹지 않아서 기운 없어 보였다. 입가에는 거뭇한 수염이 자라났고 가면으로 얼굴 절반을 가렸지만 차설아를 향한 원망을 숨기지 못했다.

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오빠, 무슨 일 있었어? 하인 말로는 오빠가 식사도 거르고 대답도 하지 않고 방에만 있었다던데...”

“다 헛소리니까 신경 쓰지 마. 짜증 나서 대꾸하지 않은 것일 뿐이야. 네가 돌아왔으면 그걸로 됐어.”

차성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차설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그래.”

차성철한테 따져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정작 마주한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차설아한테는 차성철이 유일한 혈육이었고 운명의 장난으로 자신과 다른 삶을 살게 된 차성철을 안타깝게 생각했기에 이성적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돌아왔으니 정말 다행이야. 너한테 준비한 선물이 있으니 같이 가자, 너도 좋아할 거야.”

차성철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면도하더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우아한 도련님의 모습으로 돌아온 차성철은 차설아를 기쁘게 할 생각에 들떠있었다.

“아... 알겠어.”

차설아는 거절하지 못했고 주먹을 꽉 쥐면서 차성철의 기분이 나아지면 모든 것을 묻겠다고 다짐했다. 차성철이 준비한 선물은 성심 전당포가 아닌 영흥 부둣가와 떨어진 구역에 있었다. 차성철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운전했다.

“너 예전에 나한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잖아. 그래서 요즘 내가 바랐던 미래를 현실에 옮기는 중이야.”

차설아는 차창 밖의 풍경을 지켜보다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차가 멈춘 곳은 다름 아닌 옛 차씨 가문 별장이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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