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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1화

“방금 한 말 진심이야?”

차설아는 생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차성철이 이렇게 쉽게 인연을 끊자고 말할 줄 몰랐다. 고작 복수 때문에 버림받은 차설아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차성철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겪어온 것들을 생각하면 화나기보다 속상한 마음이 컸다.

“오빠가 복수에 눈이 멀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 같아. 이 말은 못 들은 거로 할 테니까 우리 며칠 동안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두 가문을 위한 최고의 대안이 나올 거야.”

차설아는 말을 마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스파크...”

바람은 차설아의 씁쓸한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인상을 찌푸렸고 머뭇거리다가 그 뒤를 쫓아갔다. 차설아는 별장 앞마당의 커다란 아카시아나무에 달린 그네를 타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갔고 아카시아 꽃잎이 하나둘 떨어져 차설아의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조금 전 입가에 맴돌던 말은 그대로 삼켜버렸다.

차설아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아빠와 할아버지는 넝쿨 의자에 앉아 바둑을 두었고 엄마는 장미꽃과 작약을 꺾어 도자기 꽃병에 예쁘게 꽂았다. 가족의 일원인 강아지 귀염둥이는 엄마 곁에서 맴돌았고 집안에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차설아는 그네의 줄에 기대 눈시울을 붉혔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엄마, 아빠. 거기서 잘 지내고 있어?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는지도 몰라. 난 그저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아서 화해하고 싶었는데 오빠의 입장은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 사람 편만 든 것...”

“그래, 넌 그 사람 편만 들더라!”

갑자기 바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설아의 뒤에서 한참을 지켜보던 바람은 차설아를 혼자 내버려두려고 했지만 혼잣말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차설아가 계속 자책할까 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던 것이다. 차설아의 미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라도 기분이 나아지고 외로움이 줄어든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스토커 바람, 왜 내 말을 엿듣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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