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뻔뻔하군!’도현은 비꼬우며 말했다. 진명은 그를 무시하고 빠르게 임아린에게 다가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임회장님. 좋은 소식 하나 들고 왔습니다. 저희 회사가 Z그룹과 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방금 이미 Z그룹과……’진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현에 의해 끊겼다. ‘진비서. 머리에 문제 있습니까?’‘방금 한 보좌관이 이미 명확하게 당신에게 설명하지 않았나요. 우리 회사는 Z그룹과 협업할 자격이 안되고 그들도 우리 회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요!’ ‘무슨, 당신 치매 아닌가요. 이렇게 빨리 다 까먹었어요?’도현은 조롱하듯 웃으며 말했다. 진명을 바라보는 눈빛이 마치 멍청한 놈을 보는 듯 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진명이 일부러 소란을 피운 것인지 궁금했다!‘조용히 하세요!’진명은 화가 나서 도현을 노려보았다. ‘누가 당신에게 Z그룹이 저희 회사와 협업을 안 한다고 했습니까!’‘방금 Z그룹의 회장님과 전화했고 저희 둘이 이미 다 말했습니다. 오늘 밤에 계약하기로요!’‘뭐라고요?’‘Z그룹의 회장님이 당신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진명이 이 말을 하자 마치 거대 폭탄이 터진 듯 하마터면 회의실의 임원들을 모두 날려버릴 뻔 했다!‘진비서. 당신 망상증인가요? 허풍도 정도가 있어야지!’‘Z그룹의 회장이 어떤 신분이고 당신은 뭔데 그가 당신한테 전화를 걸어요? 정말 웃기는군!’‘맞아요! Z그룹은 평범한 상업회사가 아니라 배후에는 주씨 가문 심지어 우리 강성시의 엄청난 세력의 일류 대가문 세력입니다!’‘게다가 Z그룹의 회장은 주씨 가문의 주인인데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회사의 임원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배꼽이 빠질 듯 웃어댔다. 그들은 지금 진명이 뇌에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일부러 소란을 피운다고 확신했다!강성시에서 2류 가문의 세력 이상은 1류가문이며 4대가문은 1류가문 중 으뜸이다. 주씨 가문은 4대 가문 중 하나는 아니지만 1류 대가족 세력의 반열에 오
어차피 그가 밤에 계약을 따내면 임아린은 믿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없기에 그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이를 생각하자 진명은 마음이 탁 트여 계속해서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에는 저희 회사는 Z그룹과의 협업을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입니다!’‘황당하군! 이건 근본적으로 현실적이지 않아!’도현은 책상을 치며 일어났다. 진명이 방금 이미 충분히 망신을 당했고 그는 더이상 진명을 비웃기 조차 귀찮아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임회장님. 저는 회사의 영업부 실장입니다. 영업방면의 문제는 제가 반드시 책임질 것입니다!’‘제가 생각하기에 저희 회사는 계속해서 유성그룹과 협업을 해야 합니다. 양측 모두 먼저 비즈니스 협상을 하여 이윤을 5%까지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저희는 두번째 영업 노선에서 시작하여 중소유통업체와 대리상과 협업을 늘리고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여 이 5%의 손실을 보상할 수 있습니다……’도현은 거만한 듯 웃으며 그 중의 득실을 모두 자세하게 분석하였다. 그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 안은 바로 뜨거운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시 도전무 대단해!’‘전문 영업인재답게 재치도 넘치고 분석도 훌륭하군. ‘‘맞아. 만약 그의 방법대로 한다면 우리 회사의 손실을 최저로 내릴 수 있을 거야. 이게 역시 제일 좋은 전략이야!’......임원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분분하게 도현의 의견을 지지하였다. 임아린 조차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안 또한 그녀가 이전에 생각해 보았을 때 확실히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유일한 단점은 회사가 유성그룹에 이익을 양보해주면 주도권은 유성그룹의 손안에 쥐어져 이후 회사가 매우 수동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전무님 좋은 말씀입니다. 다른 분들은 또 다른 의견 없으신가요?’임아린의 시선은 한희정을 향했다. 한희정의 안색은 새파랬고 이를 꽉 깨물고있어 은이빨이 하마터면 깨질 뻔 했다. 그녀는 요 며칠 심사숙고
‘희정아. 너……너가 진명의 여자친구야?’‘진짜야 아니야?’임아린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께만 해도 한희정이 진명을 매우 싫어했고 심지어 계속 진명을 계집애라며 욕한 것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런데 겨우 이틀이 지났는데 한희정과 진명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관계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누가 쟤의 여자친구야……’한희정은 화가 나서 임아린을 노려보았다. 속으로 생각했다. 너가 내쫓은 염송태 때문에 내가 너 대신해서 누명을 쓴 거 아니야!‘아, 아니야……’‘아……린 회장님. 보좌관님은 제 여자친구가 아닙니다. 저와 그녀는 아무 관계도 아닙니다. 제발 저를 꼭 믿어주세요!’진명은 계속해서 손사레를 치며 태도가 매우 성실했다. 그는 임아린이 그와 한희정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기를 바랬다!‘너……’한희정의 코가 삐뚤어졌다. 진명의 이 행동은 무슨 뜻인가. 사람들 앞에서 그녀와의 관계를 빨리 정리하려고 애쓰는데 마치 그녀에게 다쳐지기라도 할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진명은 어디서 온 자신감인가!한희정은 이를 갈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폭발하지 않은것 만으로도 이미 아주 자제를 했다!임아린은 진명을 보고 또 한희정을 보았다. 무엇을 깨달은 듯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자 우리 계속 공적인 얘기를 합시다!’ ‘한 보좌관님. 자세하게 당신의 의견을 얘기해 주세요!’한희정은 한숨을 쉬었다. 최대한 자신을 차분하게 하였다. ‘지금까지 저희 회사의 발전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만약 계속해서 유성그룹과 협업을 한다면 그저 안정을 유지하되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부족합니다!’‘Z그룹은 유통 점유율이나 영향력은 물론 모두 유성그룹보다 한참 앞서 있습니다. 오직 Z그룹과의 협업이 저희 회사를 한발 더 나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이건 위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기회입니다. 제 생각에 저희는 시도해보아야 합니다!’한희정의 말이 끝나자 회사의 임원들은 격렬한 토론을 시작했다. 비록 한희정의
도현은 자신의 의견을 고집했다. 그는 한희정과 맞서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명에게 도전하고 있었다!“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무작정 속도만 추구하는 것보다 우선 안정을 유지하고 안정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보수파의 고위층들이 연달아 도현의 의견을 지지했다.“안됩니다. 1년을 지체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게다가 저희 회사가 이윤을 양도하면 주도권은 유성 그룹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희가 하반기에 다시 돌파구를 찾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한희정이 반대했다.그녀와 도현의 의견이 맞지 않은 탓에 급진파와 보수파도 서로 다투기 시작했고 그 누구도 양보하지 않았다.“다들 그만하세요!”임아린이 책상을 쾅 치자 모두들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양쪽의 견해가 다르니 각자 처리하는 걸로 결정하겠습니다. 도현 전무는 유성 그룹과 이윤 양도 문제를, 한 보좌관은 Z 그룹과 합작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세요!”“양쪽 모두 동시에 진행하도록 하고 이틀 안에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결정을 내린 임아린은 도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도현 전무, 유성 그룹과의 이윤 양도 협의와 두 번째 판매 루트를 통한 수익성 확대 문제에 대해 얼마나 자신 있으신가요?”“적어도 90%는 자신 있습니다!”도현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좋습니다, 아주 좋아요!”“그럼 도현 전무는 먼저 유성 그룹과 협의를 하도록 하세요, 반드시 이윤 양도를 5%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한 보좌관, Z 그룹과 합작을 성사할 자신이 얼마나 있나?”임아린이 한희정을 바라보았다.“전...”한희정이 입을 열었다. 이번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던 그녀는 조금도 의욕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이라곤 있겠는가?“전 100% 자신 있습니다!”진명이 뜬금없이 선뜻 나섰다.모두들 어리둥절했다, 감히 진명이 나설 줄이야.“100%라고요?”“너무 과장해서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도현이 피식하며
“다들 터무니없는 소리 그만하세요!”임아린은 불쾌한 표정으로 진명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진명이 Z 그룹의 합작권을 얻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진명이 진다면 그녀가 정말 회사에서 진명을 쫓아내기라도 해야 한단 말인가?“암튼 이번 일은 시간이 촉박하니 한 보좌관과 진 비서 두사람이 Z 그룹과의 합작을 협의하도록 하세요. 만일 시일내에 두 사람 모두 합작권을 성사하지 못한다면 도현 전무의 방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임아린은 단번에 마음을 정했다.Z 그룹과의 합작을 성사하는 일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진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진명보다는 한희정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진 비서, 진 비서는 이틀 뒤에 회사에서 쫓겨날 걸 각오해야 할 겁니다!”도현은 마치 자신이 진명을 이긴 모습을 예측이라도 한 듯 의기양양하게 웃었다.회사의 고위층 임원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들 얕보는 눈빛으로 진명을 바라보았고 그 누구도 진명이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오늘 회의는 여기까지입니다!”회의가 끝나자 모두들 회의실을 떠났다.“진명 씨, 잠깐 제 사무실로 따라오세요!”한희정이 진명을 스쳐 지나가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진명은 코를 매만지며 한희정의 뒤를 따라 대표이사의 보좌관 사무실로 들어왔다.한희정의 어두운 표정을 본 진명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한 보좌관님, 왜 그러세요? 누가 화나게 했어요?”“비서님 생각에는요?”화가 치밀어 오른 한희정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와 자료들을 책상에 내던지더니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진명을 노려보았다.“진명 씨,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Z 그룹과 합작하는 일은 저희 회사 상황으로는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쓸데없이 도현 씨랑 내기는 왜 한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이번 일에 대해 전 정말 자신 없어요. 만약 비서 님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된다면 그건 저랑 상관없는 일이니 절대 제 탓은 하지 마세요.”화가 머리끝까지 난 한희정은 진명의 머
“진짜 안 갈 거예요!”한희정은 눈을 부릅뜬 채 주먹은 꽈악 움켜쥐고 있었고 곧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전...”한희정의 살기로 가득 찬 시선을 의식하며 고개를 숙인 채 한희정의 움켜쥔 주먹을 바라보던 진명은 가까스로 침을 삼켰다.그가 말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간 아예 한희정에게 한 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직감이 들었다.그는 절대 한희정에게 맞고 싶진 않았다!“저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진명은 멋쩍게 웃어 보였다.이런 상황에선 그냥 맞춰주는 게 좋아, 암튼 합작 문제는 이미 처리해놓았으니 한희정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자고!그저 한희정과 함께 바람이나 쐬러 가는 거라고 생각한 그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도 눈치는 좀 있네요!”한희정은 코웃음을 치며 달갑지 않은 표정의 진명을 끌고 비서실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진세연에게 합작 협의와 관련된 자료와 계약서들을 프린트해달라고 했다.마침 계약서가 필요했던 진명은 만일을 대비해 몇 장 더 프린트하라고 눈치를 주었다.Z 그룹 본사.한희정은 그녀의 BMW에 진명을 태우고 Z 그룹 본사 문 앞에 도착했다.“진명 씨, 이번엔 운이 좋은 줄 아세요.”한희정은 코웃음을 치며 푸념을 늘어놓았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진명은 의아해했다.한희정이 입을 열었다.“대학교 선배가 마침 Z 그룹의 홍보팀 매니저라 아마 미리 연락하면 그분이 도와주실 거예요, 그렇게 되면 이번 합작은 쉽게 성사될지도 몰라요.”“어쩐지 회의에서 무조건 Z 그룹과 합작하겠다고 고수하더라니, 그런 인맥이 있었던 거였군요! ”진명은 그제야 깨달았다.“진명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진 않아요, 선배는 한때 저를 좋아했던 사람이라 혹시라도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도 없었을 거라고요!”“그리고 선배의 직급이 그렇게 높지도 않아서 도움을 줄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한희정은 한숨을 내쉬었다.한때 자신을 좋아하던 사람과 친구는 달랐다. 만약 이번 일로 신세를 지게 된
비서는 보통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기에 진정한 재능과 학식은 부족했고 발전성도 별로 없다.그리고 아티스트리 그룹은 그저 예린 그룹 계열의 작은 산업으로, Z 그룹 본사와는 차원이 달랐다.문하준은 홍보팀 매니저로 회사 고위층과 별 차이 없었기에 그가 고작 비서인 진명을 거들떠보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진 비서님, 저와 희정은 합작 문제에 대해 상의해야 하니 밖에서 기다려주십시오, 비서님은 여기에 계실 필요 없을 거 같아요.”문하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진명은 어깨를 들썩였다. 어차피 합작에 대해 상의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한희정이 갑자기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선배, 솔직히 말하면 임아린 대표님께서 저와 진 비서에게 함께 합작에 대한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도록 지시하셨어요. 진 비서도 담당자이니 함께 상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한희정은 어설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문하준은 한때 그녀를 좋아하던 사람이었지만 몇 번이나 사정없이 거절을 당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문하준에게 부탁하는 입장이라 원래도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만약 진명이 나가고 문하준과 단둘이 남게 된다면 더 어색할 것 같았다.문하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기분이 언짢았지만 한희정이 이렇게까지 말한 상황에 다시 진명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았다.“희정아, 합작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봐.”문하준이 전혀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한희정은 관련 자료들을 문하준에게 건네며 찾아온 이유에 대해 빠짐없이 말했다.자료를 훑어본 문하준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잠시 침묵에 잠겼다.Z 그룹은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고급 사치품을 통한 화장품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고 있었기에 만약 아티스트리 그룹에서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문제는 아티스트리 그룹 화장품은 그 정도 등급이 아니었다. 그리고 회사에도 전례 없는 일이었기
문하준이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저녁에 호텔에서요?”그 말에 한희정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녀는 더 이상 갓 입사한 새내기가 아니었기에 문하준의 말에 담긴 깊은 뜻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문하준의 목적이 식사만은 아닐 거라는 걸 말이다!“하준 선배, 솔로인 남녀 둘이서 호텔에서 식사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요.”“이렇게 하죠, 일단 저희 회사와의 합작 문제에 대해 잘 해결해 주세요. 합작이 성사되기만 하면 나중에 저와 임아린 대표님이 꼭 식사를 대접해 드리며 감사의 인사드릴게요.”한희정은 가까스로 미소를 보였다. 그래도 하준은 그녀의 선배이니 진짜 밥만 먹으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면서 스스로 위안했다.“희정아, 네가 아마도 무슨 뜻인지 이해 못 한 것 같은데, 너도 알다시피 난 널 계속 좋아해왔어. 그냥 이참에 솔직히 말할게.”“만약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하면 무조건 온 힘을 다해서 합작을 성사시킬게!” 문하준이 완곡하게 말했다.“네?”“말도 안 돼요!”“하준 선배, 그동안 절 좋아해 주신건 고맙지만 전 그저 하준 선배를 존경하는 선배로만 생각해왔어요. 그러니 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한희정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문하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했었지만 문하준이 이 정도로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 감히 이번 일로 여자친구가 되어달라고 협박하다니!“희정아, 합작을 성사시키려면 너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니? 요즘 세월에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어!”“여자친구가 되는 게 싫다면 나도 강요하지 않을게. 아니면 호텔에서 하룻밤만 같이 있어주겠다고 약속하면 도와줄게...”한희정에게 또 한 번 거절당한 문하준은 화가 나고 분한 나머지 결국 본색을 드러냈다.어차피 그는 원래 한희정을 도와 합작을 성사시킬 능력도 없었기에 한희정이 그의 여자친구가 되든 안 되든 상관없었다. 그저 이번 기회에 한희정을 침대에 눕힐 수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