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뺨을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뺨을 맞은 문하준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의 머리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더니 이마가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흘렀다. 신음 소리를 낸 문하준은 자신의 이마를 만져 보니 그의 손에 피가 가득 묻었다.“죽여버릴 거야!”눈이 빨개진 문하준은 미친 사람 처럼 진명에게 달려갔다.진명은 달려오는 문하준의 배를 차버렸다. 그의 발길에 문하준은 멀리 튕겨나갔다. 문하준은 그대로 땅에 뒹굴었다.꽈당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부딪힌 문하준의 모습은 꽤나 볼만했다.“진명 씨, 그만 가요.”정신을 차린 한희정이 다가가 진명의 팔을 잡아당겼다.일이 이지경까지 벌어졌으니 계약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기대가 없었다.빨리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일이 더 크게 벌어지지 않길 바랬다.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희정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막아, 어디도 나가지 못하게....”문하준이 있는 힘을 다해 일어서며 소리를 질렀다.그때, 사무실에서 나는 굉음에 깜짝 놀란 직원들이 보안팀에 전화를 걸었다.사무실에서 나온 진명과 한희정을 건장한 남자 6명이 그들의 길을 막아섰다.문하준도 뒤에서 쫓아왔다. 보안요원을 발견한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고 팀장님. 이 새끼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요. 빨리 복수해 줘요. 뒷일은 제가 감당할게요!”문하준이 윽박지르며 말했다.자신은 진명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6명의 보안요원들이라면 아무리 대단한 진명이라도 꼼짝못할것 같았다!보안요원 팀장이 진명을 노려보았다. 자신의 회사에 와서 일을 크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문하준의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흘러 내리고 있었다.“이 새끼가! 감히 우리 회사에 와서 난동을 부려! 죽고 싶지!”“죽여버려!”고 팀장의 손짓 하나에 보안요원들이 허리춤에서 경찰봉을 꺼내 진명에게 달려갔다.“진명 씨, 조심해요!”한희정은 비명을 질렀다.손에 무기를 든 6명의 보안요원들이 한 번에 진명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진명이 너무 걱정되고 너무
그녀는 그제야 임아린이 진명에게 반한 원인을 알게 됐다.이 순간, 그녀는 지금 임아린의 마음과 같았다. 진명의 뒷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빨... 빨리 신고...”숨을 깊게 들이마신 문하준의 두 눈에는 공포가 가득 찼다.그는 비서 진명이 왜 이렇게 싸움을 잘하는지 궁금했다!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때려죽여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그만해!”“이게 무슨 일이야!”갑자기 등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중년 남자가 회사 임원들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제일 앞에 선 남자는 바로 주건이었다.그는 직원들의 비명소리에 내려왔다.“주 이사님...”좋은 구경을 하고 있던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주건은 주 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Z 그룹의 이사였다.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주건과 회사 임원들에게 길을 내주었다.“주 이사님, 마침 잘 오셨어요. 저 사람이 우리 회사에 와서 난동을 부리고 저도 이렇게 맞았어요. 이사님 살려주세요...”문하준은 강아지처럼 주건에게 기어갔다.진명의 재주가 좋았지만 주 씨 가문은 강성 시에서 제일가는 가문이다.주 씨 가문의 도련님 주건은 아무리 강한 기술을 갖고 있는 진명이어도 주건의 상대는 될 수 없어!“누가 감히 우리 Z 그룹에서 난동을 부려!”“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주건은 화가 잔뜩 났다.아수라장이 된 사무실, 구경을 하고 있는 직원들로 그는 진명을 발견하지 못했다.“저놈이에요!”문하준의 손가락이 진명이 있는 방향을 가리 켰다.“너 이 새끼 죽었어!”“왜 하필 우리 회사 이사님이야!”“그러니까! 진짜 개미 목숨보다 더 쉽게 죽이실거야!”...싸움을 구경한 직원들은 진명을 보며 비웃었다.그들은 모두 Z 그룹의 직원들이었다. 진명이 자신의 회사에서 난동을 부렸으니 자신들의 회사 이미지를 깎아내린 것과 같다.그들은 진명에게 적의를 품고 당장이라도 진명을 죽여버릴 기세였다.“주 이사님, 제 말 한번...”당황한 한희정이 진명을 막아서며 말했다.그녀는 오늘 주건을 처음 만
주건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진명에게 다가가 웃으며 공손하게 말을 건넸다.“진 선생님, 저희 회사에 어쩐 일이세요?”진명이 웃으며 대답했다.“계약서에 사인하러요”“아티스트리 그룹과 저희 회사에서 합작한다는 소식은 할아버지께서 전해줘서 들었어요.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하셨죠? 그때 계약서에 사인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는데.”“근데... 왜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주건이 깜짝 놀라 물었다.Z 그룹의 모든 영업은 그가 직접 책임지고 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잘 해결해야 된다고 했다.“그러니까, 이 분은 저희 회사 한 비서님에요. 제가 전에 이미 계약을 하고 있다고 말을 했는데 저의 말을 믿지 않고 끌고 왔어요...”진명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문하준의 한 행동도 빠짐없이 말했다.“진명 씨, 진짜 Z 그룹 회장님과 이미 말을 다 ...”한희정은 그제야 진명이 회의를 하며 했던 말이 다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았다.진명이 어깨를 으쓱거렸다.얼굴이 빨개진 한희정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문하준, 이게 무슨 짓이야!”사건의 흐름을 알게 된 주건은 크게 화를 내고 문하준을 노려보았다.“주 이사님,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문하준이 깜짝 놀라 주건의 바짓가랭이를 잡고 변명을 늘어놓았다.“닥쳐!”“너의 변명 따위 듣고 싶지 않아!”“진 선생님은 우리 주 씨 가문의 귀한 손님이야. 네가 감히 그의 친구를 욕보이게 했다는 것은 죽자고 덤볐다는 거야!”주건은 마음속에 화를 참지 못하고 문하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그의 힘에 문하준은 몸을 들썩거렸다.그의 할아버지가 진명에 대한 은혜가 깊어 주건은 진명의 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문하준이 어떤 변명을 하든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주 씨 가문에 귀한 손님?”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주건과 진명이 이렇게 깊은 인연이 있을 줄 몰랐다.“주 이사님, 저 진짜 아니에요. 진짜 억울해요 믿어주세요...”문하준이 얼굴을 감싸고
주건이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진 선생님 4시가 넘었어요. 이미 저희 회사에 왔으니 돌아가지 마세요.”“제가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 테니 우리 함께 저녁식사라도 할까요?”“네. 좋아요.”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곁에 있는 한희정을 쳐다보았다,.주건은 진명의 뜻을 알아차리고 한희정을 보며 물었다.“희정 씨, 진 선생님의 친구분이시죠. 괜찮으시면 저희와 함께 가실까요?”“그럼... 실례하겠습니다.”오늘 진명의 덕을 톡톡히 본다고 생각한 한희정은 그와 주 씨 어르신의 사이가 궁금해졌다. 주건의 초대에 한참을 고민하고 대답했다.......J 호텔, 고급 지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VIP 룸이었다.주강태와 주건, 진명화 한희정 순서로 자리에 앉았다.주강태의 손짓하나에 직원은 바깥에서 보기 어려운 산해진미들을 서빙했다.“진명 씨, 지난번엔 고마웠어요. 제가 한잔 올리죠.”주강태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술잔을 들고 진명의 술잔에 부딪쳤다.“주 씨 어르신, 너무 과찬이십니다. 누구나 했을 일인데요. 너무 다음에 두지 마세요.”진명이 황급히 말하며 술잔을 들고 주 씨 어르신과 건배를 했다.한희정은 주 씨 어르신과 진명을 번갈아 쳐다보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진명이 주건과 친한 사이거나 먼 친척인 줄로만 알았는데 주 씨 어르신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진명은 주건을 주건 씨? 주 씨 어르신은 진명을 진명 씨?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뭐가 이렇게 복잡해!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한 한희정은 조금 이따 진명에게 물어보기로 했다.지금 이 장소에서 진명에게 물어보는 건 실례인 것 같아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켰다.진명은 한희정처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부르고 싶은 호칭대로 부르면 되는 것을.금방 몸을 회복한 주강태는 기분이 좋아 술을 몇 잔 마셨다. 더 이상 과음을 하면 안됐다.그는 주건에게 자신을 대신해 잘 접대하라는 말만 남기고 물을 마셨다.한희정은 자신이 운전을 해야 한다며 차로 술을 대신했다
한희정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진명이 회사를 위해 어렵게 Z 그룹과의 계약을 따낼 수 있는 기회인데 가격이 너무 높아 실패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았다.“주 회장님, 만약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저희 회사에서 조금 낮추어보겠습니다.”“그러나 제일 많아서 5% 밖에는 안됩니다. 저희 회사도...”한희정이 공손한 자세로 말했다. 성의를 보이려고 그녀가 회사의 비밀까지 유출했다.“아니에요. 제 뜻을 오해했어요. 높은 것이 아니라 낮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주강태가 웃으며 머리를 흔들었다.“가격이 낮다고요?”한희정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오랜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을 해온 그녀는 자신들의 제출한 가격이 높다고 자꾸 깎으려는 고객들만 만나왔다. 가격이 낮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맞아요!”“진명 씨, 저희 Z 그룹에서 10%의 이윤을 더 드리겠습니다. 어떠신지요?”주강태가 웃으며 말했다.“정말요? 너무 좋아요!”“주 씨 어르신, 임 대표님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진명은 기분이 좋았다. 가격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주 씨 어르신이 무상으로 10%의 이윤을 더 준다면 아주 좋은 일이 분명했다. “주 회장님, 지금 저희 놀리시는 거죠?”한희정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진명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녀는 이 항목에 오래 종사한 사람이었다. 그들은 Z 그룹에서 제일 큰 이윤이 16% - 17% 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주강태가 무상으로 10%의 이윤을 아티스트리 그룹에 주겠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그녀는 자신이 꿈을 꾸는 것으로 착각했다.“희정 씨, 걱정 마세요. 저희 할아버지는 자신이 내뱉은 말은 꼭 책임지시는 분이에요!”주건이 말했다.“그래요, 진명 씨가 저를 도와줬으니 저도 이번 기회에 진명 씨에게 보답을 해야죠...”주강태가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말했다.보답을 하는 거였어!한희정은 그제야 진명과 주 씨 어르신의 관계를 알아챘다. 진명과 같은 작은 비서가 어떻게 주강태를 도와줬
진명은 살짝 웃어넘기더니 다시 한번 사건을 간단명료하게 읊어주었다.“진명 씨, 정말 의술도 할 줄 알아요? 진짜예요?”“설마 저 놀리려고 그러는 거 아니죠?”한희정은 아주 놀랐다.마침 신호가 바뀌자 그녀는 고개를 돌려 경악을 금치 못한 얼굴로 진명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외계인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었다.진명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당연히 진짜죠!”“제가 할 일 없이 그쪽을 놀려 먹어서 뭐 하나요?”“그건 모르는 일이죠!” “만약 정말 의술을 할 줄 안다면 왜 병원에 가서 의사하지 않고 굳이 우리 회사에 와서 비서를 하고 있는 거예요?”한희정은 여전히 믿기지 않았고 진명의 말에 거짓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방금 전 진명은 호텔에서 주건과 술을 적지 않게 마신 탓에 술의 기운이 지금 막 올라오고 있었다. 그는 살짝 벌겋게 된 얼굴로 말을 꺼냈다.“아직도 제가 의술을 할 줄 안다는 게 믿기지 않다면 제가 지금 당장 증명해 보일 수 있죠!”“어떻게 증명할 건데요?”한희정은 아주 궁금했다. 진명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더니 한희정의 아름다운 얼굴을 자세하게 훑어보았다.진명의 행동에 따라 술 냄새에 상남자의 냄새가 섞여 확 풍겨왔다.만약 예전의 한희정이었다면 술 냄새를 질색했을 텐데 지금은 왜인지 모르게 이 은은하게 풍겨오는 술 냄새와 진명에게서 풍기는 상남자의 냄새가 아주 좋게 느껴졌다.적어도 그녀는 싫지도 않았고 역겹지도 않았다.“저... 저한테 이렇게 가까이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예요?”빤히 바라보는 진명에 한희정은 얼굴이 붉어졌고 심장 박동도 같이 이상하게 빨라지기 시작했다.“한 보좌관님, 만약 제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니라면 보좌관님 곧 생리할 때가 된 거 맞죠?”진명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그는 그제서야 한희정이 전 두 날 아침마다 사소한 일로 왜 그와 마찰이 생겼는지 알아챘다. 이제 보니 한희정은 며칠 사이 기분이 별로인 것이었네!“어떻게 안 거예요?”한희정은 깜짝
“그래도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제가 지금 약 처방을 써줄 테니까 그냥 제가 써준 대로 한약을 연속 삼일 정도 마시면 돼요. 무조건 나을 수 있다고 제가 확신하죠...”마침 차 안에서 종이와 펜을 발견한 진명은 큰 손으로 종이에 약 처방을 끄적끄적 써 내려갔다.“당신... 진짜!”한희정의 창피했던 감정은 점차 분노로 바뀌어 갔다. 너무 창피하여 몸 둘 바를 몰랐던 그녀는 심지어 당장 진명에게 달려들어 물어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애초에 그녀는 우월하고 탁월한 조건을 갖춘 여성이었기에 그녀를 쫓아다니는 사람은 차고 넘쳤지만 이렇게 대놓고 그녀를 갖고 노는 남자는 진명이 처음이었다.빠앙! 빠앙! 빠앙!이때 사거리의 신호는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뒤에 있던 차량들이 한희정을 재촉하고 있었다.한희정은 복잡해진 심정으로 거칠게 액셀을 밟자 하마터면 앞차의 트렁크에 부딪힐 뻔하였다.겨우 사거리를 벗어나자마자 한희정은 바로 차를 길가에 세웠다.마침 진명은 약 처방을 다 썼는지 그는 고개를 들어 밖을 향해 쳐다보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한 보좌관님, 계속 운전하지 않고 왜 갑자기 차를 세운 거예요?”‘”나쁜 놈!”“당장 차에서 내리세요!”한희정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내리라고요?”“아직 회사까지 도착하지 않았잖아요. 왜 여기서 내리라고 하는 거예요?”진명은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했다.“당신 내릴 거예요 말 거예요?”“계속 안 내릴 거면 제가 무슨 짓을 하든 제 탓하지 마세요!”한희정은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로 차 안에 있던 생수병을 들어 진명을 향해 던졌다.진명은 재빨리 몸을 돌려 생수병을 피하더니 얼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한 보좌관님, 머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죠? 잘 가다가 왜 갑자기 지랄이세요!”“그쪽이나 지랄하지 마시죠!”“당장 꺼져버려요!”화가 더 치밀어 오른 한희정의 눈빛은 마치 진명을 잡아먹어버릴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한희정의 눈빛에서 나오는 위압감을 도저히 견디지 못한 진명은 씩씩거리
진명의 얼굴은 마치 원한이 가득 담긴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러게 왜 말을 필터 없이 막 하셨어요. 쌤통이네요...”한희정은 진명의 원한이 가득 담긴 표정에 그만 피식 웃어버렸다.다만 방금 전 진명의 ‘희롱’을 떠올릴 때마다 그녀는 여전히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냥 재수가 없었던 걸로 하죠. 그럼 된 거죠!”진명은 울화가 치밀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향해 걸어갔다.이번 일은 그녀의 잘못임을 이미 자각을 하고 있던 한희정은 얼른 진명의 뒤를 쫓아가 진명의 팔을 당기면서 말했다.“알았어요. 제가 잘못했어. 제가 사과할 테니까 화 안 내시면 안 될까요?”“저한테 사과를 한다고요?”“진심이에요?”진명은 놀라움에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한희정을 바라보았다. 그는 도도한 성격을 지닌 한희정이 먼저 그에게 사과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설마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한희정은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말했다.“당연히 진심이죠. 그리고 전에 Z 그룹에서도 도와줘서 고마워요...”“괜찮아요, 저흰 친구잖아요. 친구끼리 서로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예요.”진명은 웃어 보였다. 한희정이 사과를 하는 태도는 꽤나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그는 쪼잔한 남자가 아니었기에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네, 맞아요. 저흰 친구죠.”한희정은 활짝 웃었다. 그 웃음은 마치 온갖 꽃들이 피어난 것처럼 아름다워 보였다.그녀와 임아린, 두 사람은 모두 곁에 진정한 친구가 몇 없었다. 지금은 진명이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니 더 이상 보통의 회사 동료 사이가 아니게 된 것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기쁨을 느꼈다.“가요. 같이 아린 씨한테로 가서 이 계약서를 전해주러 가요.”한희정은 웃으면서 말했다.이번 계약은 진명이 해낸 것이었다. 그녀는 진명의 공로를 가로챌 생각이 없었기에 방금 그녀가 회사 앞에서 기다린 건 그저 진명과 함께 임아린을 만나기 위함이었다.진명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비록 지금은 퇴근시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