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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하지만 입 밖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는 유현진이 건네는 양말을 받아 쇼핑백 안에 넣고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을 물었다.

“연기인 줄 어떻게 알았어?”

유현진이 말했다.

“처음엔 확실하지 않았어. 쇼핑하다 보면 가끔 손님 겉모습만 보고 태도가 바뀌는 점원들을 만나거든. 하지만 이 점원은 너무 나댔어. 점장이 왔는데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점장 앞에서 계속 날 자극하잖아. 내가 살 수 없다는 걸 계속 강조하면서. 그래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점장 반응도 이상했어. 겉으로는 혼내는 척하면서 실질적인 벌은 주지 않았잖아. 그리고 너 봤어? 그 두 사람 아까 계속 네 손목만 주시하는 거. 네 몸에서 제일 비싼 게 바로 그 시계잖아. 그 사람들, 아마 널 졸부라고 생각하고 날 네 스폰이나 받는 얼굴만 반반한 멍청한 년인 줄 알고 우리를 자극해서 물건을 전부 다 사게 만들려고 했을 거야.”

유현진은 말하며 잘난체하기 시작했다.

“네가 졸부인 건 맞지만, 이 멍청한 년은 하나도 멍청하지 않지. 내가 순순히 걔들 생각대로 당해줄 것 같아?”

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에게 장난질을 했다.

‘장사를 하려면 착실하게 해야지, 어디서 잔머리를 굴리고 있어.’

강한서는 유현진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마음에 들면 사. 그런데 신경 쓸 필요 없어. 그 사람들한테 시간 낭비하는 것도 손실이잖아.”

“손해 볼 게 뭐가 있어, 어차피 저녁에 할 일도 없는데.”

강한서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말했다.

“나한테 손해야. 안 그래도 너랑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 없는데, 넌 그 시간을 몇십분 씩 다른 사람한테 썼잖아. 다음에 또 언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갑자기 웃음이 났다. 그녀는 강한서의 팔뚝을 잡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나 오늘 늦게 들어가면 되지. 좀 더 같이 있자.”

유현진의 말에 강한서의 기분은 바로 풀어졌다.

이훈은 한주 대학에 붙었다. 학교는 고담시에 있었고 다음 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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