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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유현진은 전 여사에게서 연락받은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정인월의 생일잔치에서 유현진은 전 여사의 의심에 완전히 불을 지폈다. 전 여사가 신미정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랐던 이유는 남편이 사업적으로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게 신미정이 전 여사의 남편이 바람났을 뿐만 아니라 사생아까지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을 용서하는 이유는 되지 못했다. 전 여사는 신미정을 ‘친구’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생일잔치에서 폭죽이 고장 난 것도 아마 전 여사와 연관 있을 것이다. 전 여사는 유현진과 손을 잡고 싶어 했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전 여사는 폭죽에 손을 쓰고도 조사 하나 받지 않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었으니, 괜히 잘못 엮였다가는 뒤통수를 맞고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전 여사를 곧바로 차단 목록에 넣어버렸다.

“민영 씨, 가방 뭐에요? 너무 예뻐요.”

여배우 주은비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녀는 드라마에서 송민영과 같은 반, 같은 기숙사의 룸메이트 역할을 맡았다. 무용학과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춤을 아주 잘 췄다.

방이진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안 예쁠 리가 있겠어요? 에르메스 프리미엄 회원만 살 수 있는 한정판인데, 저는 쇼장에서만 본 적 있어요.”

여배우란 착장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직종이었다. 허영심 때문이라기보다는 브랜드 평판과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게 당연했다.

특히 명품 브랜드에서는 브랜드 평판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만약 패션 센스가 떨어진다면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중요한 상품이 모델 때문에 값싸 보이면 안 되니 말이다.

송민영이 바로 전형적인 실례였다. 그녀가 금방 뜨기 시작했을 때, 스타일이 뒤떨어지고 사복 패션이 엉망진창이라 레드카펫에서 오트 쿠튀르 드레스 하나도 빌리지 못했다.

레드카펫이 끝나고 나서 팬들은 ‘저렴한 드레스를 입은 송민영’, ‘패션은 오트 쿠튀르가 아니다’, ‘레드카펫에서 국산품을 밀고 가는 투지’ 등 말로 송민영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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