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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소파 옆의 플로어 스탠드가 갑자기 켜지면서 깜깜했던 거실을 환히 비추었다.

강한서는 소파에 앉아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안색은 그가 입고 있는 잠옷보다 더 어두웠고 눈빛은 마치 그녀를 꿰뚫어 볼 듯했다.

유현진은 다소 난처한 듯 머쓱한 얼굴로 몸을 일으켜 자리에 앉았다.

“강 대표님, 거실에 있으면서 왜 전등을 켜지 않았어?”

강한서는 냉소를 흘렸다.

“눈 보호하고 건강 관리하려고. 그래야 개자식인 내가 오래 살지 않겠어?”

유현진은 말문이 막혔다.

빌어먹을 강한서는 매번 그녀가 했었던 말을 다시 돌려주며 그녀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하지만 뒷담화를 하다가 본인한테 들켰으니 유현진이 나쁜 건 맞았다. 유현진은 억지로 미소를 짜내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그럼 건강 관리를 위해서 전등을 끌까?”

호시탐탐 도망칠 기회를 노리고 있던 유현진이 이제 막 몸을 돌렸는데 등 뒤에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수 끓여줘.”

유현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빌어먹을 강한서는 그녀를 시종으로 아는 걸까?

유현진은 눈을 한 번 흘기고는 몸을 돌리며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장 씨 아주머니 부를게.”

강한서는 코웃음을 쳤다.

“유현진, 집에서 누워만 있으면 2,000억이 그냥 생기는 줄 알아? 내 돈을 버는 게 그렇게 쉬운 거 같아?”

유현진의 걸음이 멈췄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강한서를 마구 쥐어패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끓일게. 강 대표님이 먹고 싶다는 국수라면 뭐든 끓여줄게. 2,000억을 주는데 그 정도 값어치는 해야지!”

강한서는 코웃음을 쳤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야.”

그에게서 등을 돌린 뒤 유현진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구두쇠, 짠돌이. 돈 좀 썼다고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아? 국수? 국수는 무슨, 똥이나 먹으라 해!’

욕은 했지만 유현진은 줏대 없이 주방으로 달려갔다.

요즘 돈을 같잖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무려 2,000억이다. 이혼만 하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심지어 하현주까지 부족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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