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운은 다정한 표정과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한서 대단한 사람이에요. 어르신들한테만 아니라 동년배 사이에서도 그래요. 학생 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한서를 따라가지 못했어요. 운동도 우리보다 잘했다니까요. 그리고 한서 성격 좋아요. 인내심도 있고 능력도 있고 보는 눈도 있어요. 그러니까 졸업하고 차린 회사에 그 많은 동기가 도우러 온거죠. 그만큼 한서를 믿는다는 얘기예요."'강한서가 성격이 좋아?인내심이 있어?내가 아는 그 강한서 맞지?"강한서에 대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에요? 성격이 좋다고요?"유현진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나 진짜 강한서보다 성질 더러운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툭 하면 화내고 얼굴 찡그리고 왜 화났냐고 물으면 잔소리만 가득 늘어놓고. 그래서 화난 거 모른 척하면 또 하루 종일 째리고 있어요. 얼마나 불편한데요." 유현진은 강한서의 흉내를 내며 말했다. "이게 강한서 표정이라니까요. 호박 같지 않아요?"주강운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유현진은 한창 강한서 흉내를 내고 있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는 강한서를 보고는 깜짝 놀라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다.유현진은 마른 기침하고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회의는 벌써 끝났어?"강한서는 쌀쌀한 눈으로 그녀를 힐끔 보며 말했다. "빨리 안 왔으면 어떻게 사모님의 모방 쇼를 보겠어?"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주강운도 옆에 있는지라 유현진은 입을 삐죽이고는 말대꾸하지 않았다.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현진 씨가 나 심심해한다고 장난 좀 친 거야."강한서는 유현진의 장난에 화날 것도 없었다. 하루 이틀 알고 지낸 여자도 아니고 말이다.하지만 주강운이 그녀를 위해 하는 변명은 듣기 불편했다.강한서는 유현진을 노려보며 두 사람 사이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 "오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주강운이 온화하게 말했다. "서 여사가 오후에 친구들이랑 피크닉 간다며 나한테 기사 좀 해달라고 그러더라고. 마침 서 여사랑
강한서의 사무용 책상에는 두 사람의 사진이 세워져 있었다.사진 속의 강한서는 슈트 차림으로 의자에 곧게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유현진이 서 있었다.남자는 무뚝뚝한 표정이고 여자는 환히 웃고 있었다.이 사진은 그들의 결혼사진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던 도중에 사진작가는 그 장면이 아름답다고 여겨 촬영했었다.결과물도 좋았다. 유현진은 이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거실에 걸어 둔 큰 액자도 이 사진이다.그녀는 특별히 이 사진을 축소해 액자에 넣은 뒤 강한서 회사로 보냈다.민경하는 이 사진을 받고 강한서 사무용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유현진은 그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다.그런데 강한서의 자리에는 목줄 맨 강아지 한 마리를 그려 넣고 옆에는 목줄을 쥔 채 웃고 있는 자신을 그렸다."뭘 그리고 있는거야?"섬뜩한 강한서의 목소리에 유현진은 깜짝 놀라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자화상인데, 비슷해?"강한서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 "강아지는 뭐야?"유현진은 강한서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그냥 그려봤어. 강아지 못 키우게 하니까 그렸는데 그것도 안 돼?"유현진은 미술을 배운 적이 있다.하현주는 그녀의 교육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서 그녀는 어릴 적부터 그림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고 플루트도 배웠으며 바이올린도 2년 동안 배웠었다.유현진은 비록 인내심이 없지만 타고난 재질이 좋아 배우는 것마다 잘 받아들였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해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지금 이 그림도 마찬가지다. 프로가 보면 별로이지만 아마추어들은 아마도 혀를 내두를 것이다.특히나 강아지의 눈빛은 강한서와 꼭 닮았다.그러니 강한서는 그녀의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주강운은 두 사람이 그림에 관해 대화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그림을 한번 보더니 말을 내뱉었다. "이 강아지 한서랑 비슷하네요.""비슷해요?" 유현진은 역시나 인정하지 않았다. "안 비슷한데요, 강아지가 강한서보다 안 예뻐요."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주강운은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느끼고
주강운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일식집 어때요? 두 사람 생각은?""좋아요. 사림동에 괜찮은 일식집 있어요."주강운은 강한서에게 물었다. "네 생각은?"​강한서는 주강운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유현진을 보며 말했다. "당신 일식 안 좋아하잖아?"주강운은 뜻밖의 말에 당황스러웠다. "일식 안 좋아하면 다른 거로 해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한 거예요."유현진은 강한서에게 눈빛을 주며 말했다. "아니에요. 이 사람 말 들을 것 없어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나 일식 제일 좋아해요."강한서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강운은 일식을 제일 좋아한다. 그는 일식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았다.더군다나 주강운의 식사 매너는 우아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이다.예전에 그들이 학교 앞 맛집에서 밥을 먹었을 때는 아마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 그런지 잘 몰랐었다.그런데 오늘 이렇게 고급스러운 일식집에서 주강운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유현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주강운은 새우도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 발랐다.그는 먼저 포크로 새우 머리를 누르더니 나이프를 이용해 새우등에 칼집을 내고는 다시 포크로 새우살을 발라낸 후 새우살을 토막토막 잘라 한 점씩 입으로 넣었다.심지어 살을 다 바른 새우 껍질은 그대로 완벽한 모양을 유지했다.유현진은 이런 장면을 영화에서 봤을 때는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영화 속 내용들은 사실이었다.유현진은 단 한 번도 자기의 식사 매너를 의심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주강운과 비기니 완전 거지와도 다름없었다. 마치 새우를 처음 보듯이 입으로 물어뜯고 캐비아는 숟가락으로 퍼먹었으며 수프는 그릇을 들고 마셔버렸다.주강운은 얼떨떨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유현진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랑 밥 먹으면 식욕 떨어지죠?"유현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마른 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니요, 식사 매너 교육 방송 같았어요."주강운이 웃으며 말했다. "집안이
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똑같은 친구지만 유현진은 한성우에게 이렇게 착하게 한 적이 없었다.주강운을 곰곰이 훑어보던 강한서는 갑자기 주강운도 잘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강한서는 생각할수록 불쾌해 밥도 얼마 먹지 않았다.유현진은 눈치 없이 주강운과 식사하며 얘기를 나누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결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강한서는 주강운과 다정하게 대화하는 유현진을 보았다. "주 변호사님. 어디 가세요, 태워드릴게요."올 때 같은 차로 이동했으니 유현진과 강한서가 가버리면 주강운은 택시를 타야 했다.주강운은 카운터에서 받은 박하사탕 몇 알을 그녀에게 넘겨주며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마침 부근에 볼일이 있어서 걸어가면 돼요. 소화도 시킬 겸." 말을 끝낸 주강운은 앞에서 오는 강한서를 보고 유현진에게 말했다. "한서랑 가보세요. 늦었어요.""그래요, 연락하세요." 유현진도 더는 강요하지 않고 인사를 마치고는 차에 탔다.주강운은 그들을 향해 손을 저었다. 두 사람의 차는 천천히 움직였다.유현진은 강한서에게 박하사탕 한 알을 넘겨주며 물었다. "먹을래?"강한서는 굳은 얼굴을 하고 받지 않았다.유현진도 귀찮은 듯 더는 묻지 않았다. '이 자식 왜 또 이러는 거야. 밥 먹을 때도 표정이 안 좋더니만 누구한테 화난 건지.'강한서는 눈치 없는 유현진을 보며 이유 없이 마음이 복잡해졌다.강한서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강운이랑은 어떻게 안 거야?"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얘기했잖아. 친구 대신에 변호사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고.""처음에 아마 병원에서 만났을 텐데 병원에서 친구를 대신해 자문했어? 처음 강운이랑 알았을 때 이름도 가짜였잖아. 유현진, 네 말에 진짜가 있기나 해?"유현진은 표정이 굳어졌다. "무슨 뜻이야?"강한서는 쌀쌀하게 말했다. "우리가 이혼해도 주강운이랑은 멀리해. 강운이한테 다른 마음 품지 말라는 얘기야. 네가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 아니야."유현진의 표정은 삽시에
"주 변호사님이 옥상에서 사진 촬영 중이었는데 나는 날 도촬하는 줄 알고 휴대폰을 빼앗았어. 이게 당신이 말하는 첫 만남이야. 날 탓하는 시간에 우리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쌓아갔던 거야?"유현진은 이제야 좀 화가 내려가는 듯했는데 강한서의 말을 듣고는 또다시 욱했다."다들 자기 와이프 존중해. 근데 당신은? 장씨 아주머니가 회사에 가서 진상을 부릴 때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매정하다고 할까 봐 날 들먹이며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어. 계산이 왜 그렇게 빠른 거야?"강한서는 표정이 안 좋았다. "당신은 나를 여자한테 책임을 돌리는 비겁한 남자로 생각했던 거야?"유현진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와 막말을 내뱉었다. "비겁하기만 한 게 아니지, 당신은 남자도 아니야! 당신이 아이를 원하지 않으면서 마치 내가 불임인 것처럼 나한테 책임을 넘기고 나는 매일 역겨운 한약을 먹었어. 그러고 피임했다고 당신 집안의 죄인이 되어버렸지. 당신 행동이 남자답기나 해?"강한서는 표정이 점점 더 일그러졌다. 불꽃 튀는 분위기에 민경하는 숨소리도 내지 못한 채 조용히 있었다.'사모님이 미쳤나 봐. 대표님한테 어떻게 저런 말을!'민경하는 다급히 강한서를 위해 말했다. "사모님, 오늘 일은 제 잘못이에요. 대표님 허락 없이 제가 사모님한테 전화했어요."유현진은 차갑게 웃었다. "이제는 인정도 못 하는거야?"민경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사모님, 진짜예요. 대표님은 몰랐어요..."강한서는 그의 말을 중단시켰다. "유현진, 넌 어쩜 대학도 나온 애가 온통 애 낳을 생각만 해? 아이가 생기면 다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만약 그게 목표라면 내가 얘기하는데, 평생 너랑 아이 가지는 일은 없어!"유현진은 강한서의 말에 기가 막혔다.유현진은 분명 불임 누명을 쓴 것을 말하는데 강한서는 이를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걸로 받아들였다. 하필 유현진이 제일 민감한 곳을 건드린 것이다.유현진은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나도 얘기할게. 나 진짜 강아지랑 개새끼를 낳더라도
물론 유현진은 차이현이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어 자신을 선택한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유현진의 연기력은 확실히 괜찮았다. 다만 연예계에는 연기력이 훌흉한 연기자가 수두룩했다. 상대방은 일정한 인지도도 있고, 인기도 많았다. 어떻게 따져도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나은 면이 없다는 것을 유현진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기에 차이현이 자신을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 같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유현진은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제가 신인이고, 배경도 단순하며, 출연료도 싼 데다가 마침 연기력도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배역에 맞춤하기에 자본의 힘을 저항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감독님이 굳이 싫어하는 연기자를 선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게다가 설령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감독님께서는 모 회사를 대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엮이지 않아도 되고요."차이현이 순간 할말을 잃고 멍해졌다. 연예계에 이렇게 두 뇌가 명석한 친구는 극히 드물었다.단순히 유현진의 얼굴만 보면 사람들은 쉽게 얼굴이 예쁜 멍청한 여인으로 착각할 수 있다.물론 이는 유현진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와 연령이 비슷하고 외모가 화려한 여배우들이 쉽게 보이는 단점이기 때문이다.그들은 아름다운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 쉽게 차지한다. 너무 손쉽게 얻은 인기라 오히려 다른 일을 홀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자본의 각축에 이용당하고 만다.하지만 유현진은 그 수많은 여배우들과 달리 처음부터 자신이 선택당한 것이 행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의 머리는 아주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그러자 차이현이 물었다."그 이유를 알면서 왜 계약을 체결한 거죠?"유현진도 숨김 없이 자신의 진실된 생각을 말했다."저는 이 일이 필요해요. 게다가 대본이 마음에 들어요."차이현은 유현진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현진 씨 이전에 제명되었던 여배우의 일도 한세정이 꾸민 일이에요. 배역 캐스팅 때부터 저와 한세정은 모순이 있었어요. 제가 캐스팅에 있어서는 한 표
유현진처럼 연기를 좋아해서 눈에서 빛이 나는 젊은 연기자를 차이현은 오랜만에 본다.차이현이 사람을 훈계하는 모습을 보면 학생 때 담임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현진은 그 모습에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우스웠다."저는 인기 스타의 길은 관심 없어요. 연애 하나 하는 것도 팬들에 의해 조종당하기 싫거든요."차이현......결혼했다고 하지 않았나? 결혼했으면서 연애는 또 뭐지?차이현은 더이상 묻지 않고 그저 주의사항을 당부했다."아무튼 스스로 조심해요.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바로 연락하고요. 다음 주에 우리와 합류해야하는 거 알죠. 저 실망시키지 말아요."유현진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차 감독님, 고마워요."한세정은 요즘 네티즌들의 악플에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전화 벨소리가 울리기만 하면 네티즌들이 보내온 욕설로 생각되었다.이번 인터넷 드라마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이다. 심지어 송민영까지 카메오로 출현했는데, 아무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그래서 한세정은 돌아다니면서 홍보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가 업계 거물급 성우를 압박하여 은퇴시킨 일에 연루된지라 모두 피하는 눈치였다.드라마가 방영되어서부터 시청률이 수직 하락세를 보이자, 한세정은 희망을 송민영에게 걸었고, 그의 홍보를 통해 손해를 만회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송민영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시기에 한세정을 도와 홍보를 하는 것이 자신한테 불리할 게 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한세정이 아직 이용할 가치가 있었기에 송민영은 바로 승낙했다. 그리고는 슬쩍 물었다."한 감독님, 인스에 올린 내용을 보니 곧 새로운 작품을 촬영하는 것 같던데, 정말이에요?"한세정이 답했다."그래, 맞아. 방영시간이 올해로 앞당겨졌다고 하던데.""어떤 드라마이기에 이렇게 급해요?"". 내가 예전에 자기랑 말한 적 있잖아."송민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차이현 감독의 !이 작품은 각본이 나와서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
송민영은 감정을 억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번에 또 다른 한개 역할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어요? 근데 이렇게 빨리 결정났다고요?"이에 한세정은"요전에 황후 역할 오디션을 봤을때 차이현한테 널 추천했었어, 사건만 안 터졌어도 무조건 너랑 계약했을거야. 조건도 좋고 인기도 있으니까, 근데 차이현이 언제 또 오디션을 봤는지 그때 마음에 드는 애가 있었나봐. 내 의견은 듣지도 않고 결국엔 그 경험도 없는 신인이랑 계약했어,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네!""신인이요?"송민영의 안색은 삽시에 어두워졌다."그 신인 이름이 뭔데요?""그......"한세정은 반나절을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그 성이 유 씨라고 들은것 같았는데, 잘은 모르겠고. 전에 본 적도 없고 이력서에서 아무런 연기경험도 없었는데 그냥 오디션 두번 본걸로 차이현 마음에 든 것 같아. 나는 당연히 너보단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몰라, 차이현이 심은 낙하산이 아닐까?"송민영은 굳은 얼굴을 한채 입을 열지 않았다.한세정도 이 일에 대해선 자신이 책임이 얼마정도는 들어가 있다는걸 알았다. 필경 그녀는 당시 큰 소리를 치면서 어느쪽으로든 이 일에 대해 따놓은 당상이라고 말했었다.하지만 차이현의 고집이 그렇게 쎌줄은 누가 알았을까. 비록 그녀는 스태프명단에 부감독이라는 직책을 올렸었지만 사람 채용면에서는 발언권이 없었다.그녀는 곧바로 송민영을 위로했다."차이현은 짠돌이라서 출연료도 엄청 짜게 줘, 듣기론 그 배우와 계약할때 출연료가 한화에 600만원도 안된다는것 같던데. 필사적으로 제작비를 줄인다던데, 어디 좋은 배우라도 캐스팅 할수 있겠어? 다른 드라마에 출연하면 그 보다 백배는 더 받을수 있으니까 걱정마."송민영은 차갑게 웃었다.(누가 그 차이현이 주는 쬐끔한 출연료를 맘에 들어한대?)그녀가 급히 배우로 방향을 바꾸고 또 차이현의 명성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지 이게 아니라면 누가 그하고 같이 드라마를 찍어?(한세정도 쓸모없어, 만약 이 일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