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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뜨겁게 뛰던 심장이 식어버렸다.

역시 이 강한서 나쁜 놈에겐 조금의 마음도 주면 안 된다.

유현진이 못마땅한 듯한 얼굴로 걸어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트러플 당신이 나 대신 어머님에게 가져다 드리겠다고 약속한 거네.”

그녀의 말에 강한서의 시선이 서류로부터 그녀의 얼굴로 옮겨갔다.

수려하고 깨끗하고 순한 얼굴,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강한서는 모두 그녀의 가면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 뒤엔 예전의 온순한 토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조금만 자극하면 난리를 치는 야생 고양이가 도사리고 있다.

그는 몸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가느랗게 뜨며 전혀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뭐라고? 내가 언제 약속했는데?”

유현진은 강한서가 오리발을 내밀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해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이내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예전 여동생에 관한 네 부탁을 들어준 대가로 약속한 거잖아.”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같네.”

강한서가 떠올린 듯하자 유현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강한서가 예상치 못한 말을 이어갔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말이야. 우린 곧 이혼할 거잖아. 이제 강 씨 집안으로부터 이렇게 귀한 물건을 받을 이유가 없어졌으니 그만두는 게 좋겠어.”

유현진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뭐 그렇게 귀중한 거라고.”

유현진는 애써 그를 설득하려 했다.

“또한 우린 합의 하에 헤어지는 거잖아. 앞으로 우리 두 집안은 친구로도 지낼 수 있을 텐데 친구 사이에 선물을 주고받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거 아니야?”

강한서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합의 하에 헤어진다고?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 불만 때문에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한 건 아니고?”

유현진: “...”

분명 민감한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꼬장을 부리는 것이다!

그녀가 설명을 하려고 입을 벙긋하려고 할 때 강한서가 또다시 말했다.

“오늘 아침 병원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왔어. 나한테 어떤 기능성 장애가 있는지 묻더군. 그 점에 대해 왜 의사에게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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