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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유현진은 그제야 그날 남산 병원 옥상에서 마주친 남자임을 알아채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는 아직도 씩씩거리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미친년! 사람까지 부르다니. 그렇다고 내가 널 무서워할 것 같아? 어디 한 번 내 몸에 손이라도 대봐!”

유현진이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 주강운이 그녀를 막았다.

그는 이어 핸드폰을 꺼내 누구보다도 차분한 말투로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당신이 조금 전 사람을 폭행하던 증거가 고스란히 내 핸드폰에 담겨 있어요. 물론 당신은 임산부이니 경찰서에 신고하면 벌금 정도로 끝나겠죠. 그래서 무서워하지 않는가 본데 만약 내가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네티즌들이 당신이 임신했다고 해서 봐줄 것 같아요? 당신의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저주를 받을 텐데 태어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겠어요?”

임산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한눈에 봐도 겁에 질린 것 같았다.

주경운은 명함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제 소개가 늦었네요. 난 신문사 기자예요. 이 정도면 그만한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임산부는 두려움에 명함도 받지 못한 채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말을 마친 뒤 그녀는 욕설을 중얼거리며 배를 끌어안고 허겁지겁 자리를 떴다.

주강운이 유현진을 향해 몸을 돌렸다. 조금 전 그 사납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한없이 따뜻한 남자의 모습만 남아있었다.

“다쳤네요.”

그가 유현진의 목을 가리키며 말했다.

유현진은 핸드폰을 비추어 상처를 살폈다. 손톱에 찍혀 피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 차에 약이 있으니 가서 치료해 줄게요.”

유현진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상대의 호의를 거절하기 힘들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그럼 부탁할게요.”

주강운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별말씀을요.”

차에 올라탄 뒤 주강운은 약을 꺼내 그녀의 상처를 소독해주려 했다.

유현진은 어색하게 그의 손길을 피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

그녀의 말에 주강운은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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