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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이건 너무 뻔한 시나리오이지 않냐는 말이다. 아침을 거르면 일 얘기가 진행이 안 된다니? 단지 그녀를 골탕 먹이기 위해 다른 수법으로 갈아탔을 뿐이었다.

강한서에게 도시락을 싸준 건 벌써 1년 전의 일이었다.

신혼 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오로지 강한서밖에 없었다. 당시 더빙을 시작하기 전이라 오직 강한서를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남자를 사로잡으려면 먼저 그 남자의 입맛을 저격해야 한다는 대사를 철석같이 믿고 강한서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열심히 요리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리에는 정말 소질이 없었던지라 한 달이나 배웠는데도 겨우 먹어줄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강한서를 위해 도시락을 싸주겠다는 그녀의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가장 만족스러운 요리를 들고 강한서를 찾아가 맛보게 했을 때, 단지 맛없다는 대답을 들은 기억이 났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날 도시락을 싸서 강한서가 출근할 때 억지로 쥐여주며 이번에는 꼭 맛있을 거라고 뻔뻔스럽게 큰소리쳤었다.

강한서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결국 조마조마한 마음을 부여잡고 강한서가 퇴근해서 돌아오자마자 얼른 다가가 어제보다 맛있었냐고 물었는데, 이번에는 맛없으니까 다시는 요리하지 말라는 대답뿐이었다.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텅 빈 도시락을 보자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로 요리하는 데 더욱 열중했고, 강한서는 매번 빈 도시락을 들고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도시락에 든 음식을 전부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결혼생활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 강한서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 모든 건 그녀의 일방적인 바람에 불과했고, 그는 단지 서로의 체면을 위해 굳이 들춰내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 이후로 그녀는 요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강한서도 딱히 물어보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원했던 결과일 수도 있었다. 매일 먹는 척하는 것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혼을 의논하러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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