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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사람들이 잇달아 고개를 돌렸고, 강한서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기침을 멈추었는데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다들 대표님이 조금 전 업무 보고에 불만이 있는 줄 알고 감히 찍소리도 못했다.

강한서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살짝 틀더니 민경하와 나지막이 몇 마디 주고받고는 다시 똑바로 앉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계속하시죠.”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민경하는 소리소문없이 회의실을 나섰다.

아래층 접견실.

유현진은 소파에 앉아 무료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의 잡지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민경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모님, 왜 연락도 없이 찾아오셨어요?”

길을 안내하던 프런트 남자 직원은 동공이 마구 흔들렸다.

‘저 사람이 진짜 대표님의 와이프라고? 그렇다면 대표님은 왜 모르는 척한 거지?’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방금 사모님이란 사람한테 그런 사진을 찍어줬다는 사실이었다.

남자 직원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순간 500대 기업에서의 커리어가 끝장났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장난이 이토록 심한 부부가 어디 있냐는 말이다.

유현진은 잡지를 내려놓았다.

“전화했는데 민 실장님이 너무 바빠서 못 들었나 보죠.”

민경하는 유현진이 연락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받으면 안 된다는 대표님의 지시에 모른 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비아냥거리는 유현진의 말뜻을 눈치채지 못한 척 말을 이어갔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까 회의 중이라서 휴대폰은 사무실에 두고 갔어요. 물론 사무실을 나서기 전에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제 탓입니다. 비서 사무실의 안내원이 신입이라서 일할 때 누락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애꿎은 사모님께 폐를 끼쳐드렸네요. 이쪽으로 오시죠.”

그의 말에는 허점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방금 강한서가 그런 사람을 모른다고 했을 때 현장에 없었더라면 그녀는 철석같이 믿었을지도 모른다.

모두 한통속이라니!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에야 민경하가 물었다.

“사모님, 회사에는 어쩐 일이시죠?”

유현진은 손에 든 박스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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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Moon Kim
몇 줄 잃지 않았는데 코인이 막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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