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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6화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던 차미주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그럼 만약 강한서가 기억을 잃었던 그 시간 동안 정말 송가람을 좋아하게 됐다면?”

그 말에 한성우는 피식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자기야, 송가람과 강한서는 죽마고우나 마찬가지야. 정말 강한서가 송가람을 좋아했다면 애초에 강한서 인생에 형수님은 없었겠지. 그리고 그 자식이 정말 그런 쓰레기 같은 일을 저질렀다면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강한서를 처리할 거야.”

“...”

한성우의 입은 정말 말 하나는 똑부러지게 잘했다.

분노로 가득 찼던 차미주는 한성우의 말발에 넘어가 어쩐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결국 입술을 앙다물더니 한참 만에야 대답했다.

“만약 네가 입만 놀리고 행동으로 못 옮기면—”

“난 대가 끊기고 외롭게 늙어죽게 될 거야.”

한성우가 바로 차미주가 하려던 대사를 가로챘다.

화가 풀린 차미주는 한성우를 보는 눈빛마저도 부드러워졌다.

한성우가 차미주의 손을 잡았다.

“가자. 마침 강한서가 왜 송가람과 왔는지도 알아보고.”

송가람이 강한서에게 와인을 건넸다.

“한서 오빠, 이 술 마셔봐요. 이건 제 친구가 일부러 해외 와이너리까지 가서 가져온 거예요. 향이 정말 진해요.”

와인잔을 받은 강한서는 슬며시 잔을 흔들었다. 그러자 와인의 달콤한 향이 서서히 풍겨왔다.

“향은 좋은 것 같네요.”

강한서가 와인을 평가하며 말했다.

송가람이 웃으며 와인잔을 들어 강한서의 잔에 살짝 부딪혔다.

“마셔봐요.”

시선을 내린 강한서는 와인잔을 들어 입에 가져가려는데 옆에서 한성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가람 씨, 한서야. 어떻게 여기서 만나냐.”

송가람이 뒤돌자 한성우가 차미주의 손을 잡은 채 미소 지으며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성우는 송가람 옆에 놓인 와인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 와인. 제 기억이 맞다면 와인 향은 깔린느에서 제조한 거죠? 당시 와인 경매에도 나왔었던 것 같은데.”

송가람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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