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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유현진은 얘기하려고 했던 말이 가시처럼 목에 걸려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래, 강한서가 어떻게 내 버팀목이 되겠어.’

“유현진?”

강한서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상대방의 이상한 침묵에 그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몇 초 뒤, 유현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일이 있어서 힘들겠어. 다음에 하면 안 될까?”

강한서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하자고? 유현진,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 같아? 이혼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은 너야. 관건적인 순간에 사라진 사람도 너고.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창백한 안색의 유현진은 갈라진 목소리로 답했다.

“오늘은 정말 일이 있어. 거기로 갈 수가 없는 상황이야. 네가 편한 시간으로 정해. 무조건 갈게.”

“네 장단에 맞춰 놀아줄 시간 없어!”

쌀쌀맞게 답한 강한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유현진은 폰을 손에 들고 자조적으로 웃었다.

매번 강한서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그는 없었다. 실망이 계속되면 기대도 없는 법이다.

그녀는 홀로 쓸쓸하게 조용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억겁의 시간과도 같은 한 시간이 흘렀고 간호사가 그녀에게 병동을 옮긴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현주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의사는 유현진에게 그녀의 신체 기능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일렀다.

유현진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간병인더러 따뜻한 물을 받아달라고 했다.

그녀가 수건을 가지러 가는 모습에 간병인이 급히 말했다.

“유현진 씨, 제가 할게요.”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언니는 쉬세요. 필요하면 부를게요.”

그녀의 말에 간병인 역시 병실을 나갔다.

유현진은 수건을 적셔 하현주의 몸을 닦았다.

사고가 나고 지금까지 6년이 흘렀다. 하현주 역시 이런 상태로 6년 동안 누워있었다.

그녀의 모든 근육은 수축되었고 병상에 누워있는 그녀의 몸은 마치 산송장과도 같았는데 매일 수액으로 목숨을 유지할 뿐이었다. 몸도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졌다.

그녀는 언제라도 유현진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간은 이상하다. 유현진이 어릴 때 하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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