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은 사무실에 앉아 인터넷을 보며 피로감을 느꼈다.양미나는 트위터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데 자신은 그녀가 올린 글 하나하나마다 반박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그러는 순간 또 최씨 가문의 평판이 떨어질 테니까.서정원은 얼굴을 찌푸린 채 댓글을 보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한편, 정아린은 최근 이슈를 접한 후 서정원에게 도움이 돼주고 싶어 양미나가 올린 트위터 영상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있었다.영상의 남자는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히 최성운과 똑같은 뒷모습을 하고 있었다.해당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정아린은 갑자기
서정원은 그에게 만날 것을 요구했고 엄세훈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한 시간 뒤, 서정원이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엄세훈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는 서정원을 발견하더니 기분 나쁜 휘파람 소리와 함께 그녀에게 손짓했다."빨리 왔네요?"서정원이 막 의자에 앉자 엄세훈이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가볍게 무시한 후 엄세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엄세훈 씨가 요즘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잘 아시죠?"서정원의 질문에 엄세훈은 잠깐 놀란 듯하더니 곧장 피식 웃었다."난 또 뭐라고. 그 일 때문에 보자고 했어요?""역시 알고 있나 봐요?"엄
서정원은 의자에 앉은 후 짤막한 글과 함께 아까 정아린에게서 받은 영상을 첨부해 트위터에 올렸다."요 며칠 여론을 시끄럽게 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부로 양미나 씨가 더는 이상한 소문을 내지 않기를 바라면 제가 개인적으로 입수한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또한, 이 영상에 관한 양미나 씨의 의견도 듣고 싶네요."서정원의 트위터는 곧바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 여기저기 널리 퍼졌고 해당 트위터 글은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랐다.그렇게 서정원도 드디어 한숨을 돌렸다고 생각하던 찰나 인터넷에 또 하나의 CCTV 영상이 돌아다녔고 영상
양미나는 최성운이 따로 보내온 친자 검사지를 들고는 손을 덜덜 떨며 믿기 힘들다는 얼굴을 했다.사실, 그녀도 그날 밤 자신과 함께 밤을 보낸 남자가 누군지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이후 누군가가 최성운이 그녀를 덮친 거라고 얘기해줬고 양미나는 멍청하게도 그 말을 의심 없이 믿어버린 것이다.여론은 이제 더 이상 양미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그녀는 비난으로 가득한 댓글 창을 확인하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최성운의 아이가 아니면 대체 누구 아이라는 거지?양미나는 그날 밤에 봤던 남자를 떠올리려고 애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남자가 누
양미나는 곧장 엄세훈의 집으로 찾아갔다.엄세훈은 문을 열자마자 원망으로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는 양미나를 보았다.“무슨 일이죠?”엄세훈은 방금전 양미나가 올린 트위터 글을 보면서 그녀 때문에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세운 계획이 다 망했다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양미나를 건들 수가 없었다. 그녀를 건드렸다가 어떤 짓을 할지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다.엄세훈은 화를 꾹 참고 애써 침착한 모습으로 그녀를 대했다.“동영상에 사람 당신이죠?”양미나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엄세훈은 약간 어리둥
“네, 약속합니다.”서정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성운은 서정원의 우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다.그는 전부터 서정원이 울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최성운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 보이며 손으로 서정원의 눈물을 닦아줬다.“최성운 씨, 서정원 씨와...”주례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사실 그도 요 며칠 인터넷에 올랐던 기사를 보았었다. 그는 두 사람이 또다시 함께 손을 잡고 결혼식을 올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네, 약속합니다.”최성운의 말투에서 확고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정의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눈살을 찌푸렸다.“과로요?”요 며칠 확실히 많이 바빴었다. 서정원이 양미나와 송연우 일로 며칠 동안 속을 많이 태운 모양이다.최성운은 쓰러진 채로 깨어나지 않는 서정원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왔다.“사모님께 진정제를 놓긴 했는데 그래도 옆에서 많이 관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쓰러졌다는 게 작은 문제는 아니니 될 수록이면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보세요.”최성운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정의한테 가보라고 했다.이튿날 아침, 서정원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최성운은 그녀를 가볍게 흔들어 보
두 사람은 서로 한 발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원망하기만 할 뿐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했다.최성운은 숨을 고르고 사람을 시켜 최승철을 집까지 데려다주게끔 했다. 그리고 홀로 병원에 남아 서정원을 돌보았다.병원에서는 서정원에게 영양주사를 놔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정원 씨.”서정원이 깨어난 걸 본 최성운은 이내 다가가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면서 물었다.“괜찮아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괜찮아요.”서정원은 쉰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할 뿐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