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눈살을 찌푸렸다.“과로요?”요 며칠 확실히 많이 바빴었다. 서정원이 양미나와 송연우 일로 며칠 동안 속을 많이 태운 모양이다.최성운은 쓰러진 채로 깨어나지 않는 서정원을 보면서 가슴이 아파왔다.“사모님께 진정제를 놓긴 했는데 그래도 옆에서 많이 관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쓰러졌다는 게 작은 문제는 아니니 될 수록이면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보세요.”최성운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정의한테 가보라고 했다.이튿날 아침, 서정원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최성운은 그녀를 가볍게 흔들어 보
두 사람은 서로 한 발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원망하기만 할 뿐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했다.최성운은 숨을 고르고 사람을 시켜 최승철을 집까지 데려다주게끔 했다. 그리고 홀로 병원에 남아 서정원을 돌보았다.병원에서는 서정원에게 영양주사를 놔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정원 씨.”서정원이 깨어난 걸 본 최성운은 이내 다가가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면서 물었다.“괜찮아요?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괜찮아요.”서정원은 쉰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할 뿐만 아니라
서정원은 최승철 손에서 물컵을 건네받으며 물었다. 그녀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현재 있는 곳이 최씨 가문 개인 여객기라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여객기 안에는 서정원과 최승철 두 사람뿐이었다.“해성시 복잡한 환경이 임산부한테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네가 편하게 애를 낳을 수 있게끔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는 거야.”최승철은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전에 의사가 했던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임산부요?”서정원은 멈칫했다. 그녀는 자신의 납작한 아랫배를 보면서 물었다.“할아버지 뜻은... 지금 제 배 속에 아이
서정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섬은 바다 위에 고립된 섬이었다. 그녀는 아까 비행기를 타고 왔다. 비행기나 배가 없으면 이 섬을 빠져나갈 수 없어 보였다.그 뜻인 즉, 최승철은 서정원과 외부를 갈라놓았다는 것이다.수상하다고 느낀 서정원은 별장 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지만 전자기기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신문이나 텔레비전 같은, 외부의 사건을 알 수 있는 수단도 전혀 없었다.임신해서 안정을 취하는 것인데, 최승철은 신경을 들여 서정원은 데리고 이 섬에 왔고 전자기기도 준비해 주지 않았다. 서정원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사실 이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도재찬의 계획이었다. 다들 미친 정신병자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경찰도 하마터면 그의 속임수에 넘어갈 뻔했지만 결국에는 도재찬을 잡아넣었다.두 손에 은팔찌를 찬 도재찬은 빠르게 경찰서로 넘어왔다. 어두운 방에는 의자 두 개가 놓여있었다. 경찰에게 잡힌 도재찬은 그 의자에 앉아 손에 채워진 수갑을 만지며 놀고 있었다.그러는 사이, 경찰이 문을 박차고 걸어들어왔다. 도재찬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명은서가 도재찬을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재찬은 이런
경찰은 요 며칠 양미나와 서정원의 사건을 정리하면서 엄세훈도 엮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사건을 하나둘 파헤쳐 보면 볼수록 엄세훈의 범행동기가 드러났다.다른 한편, 스타진 엔터테인먼트.서정원이 사라진 지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 스타진 엔터테인먼트는 점점 모래처럼 흩어져가고 있었다. 서정원이 없으니 직원들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도 잘 몰랐다.연채린도 몸이 근질근질해났다. 요즘 그녀의 집안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녀에게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연채린은 드라마를 찍지 못하니 별다른 수입도 없었다.소파에 앉은 연채린이 한참 동안
다른 한편, 별장에서. 방에 앉은 서정원은 손톱을 잘근잘근 씹었다. 문밖의 고용인들이 가끔 서정원을 감시하듯 들여다보는 것도 볼 수 있었다.서정원은 약간 불만스러웠다. 이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어디도 갈 수 없게 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고용인까지, 딱 봐도 감금이다.그날, 최성운이 말을 하려다 만 것을 떠올린 서정원은 무언가 생각났다.그녀는 평평한 배를 만져보았다. 이제 임신한 지 한 달이니 배가 불러오지는 않았다.하지만 무슨 아이길래 최승철이 이렇게 조심스레 행동하는 것인지.서정원은 깊이 숨을
서정원은 고용인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쉬고 칼을 내려놓은 후 고용인의 입에서 손을 뗐다.그러자 고용인은 바로 서정원의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그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왼쪽 구석에 있는 CCTV를 보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의 건강과 아이를 생각하셔야죠.”서정원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 고용인의 말투가 지나치게 엄숙하다는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또 고개를 저었다. 고용인 한 명일 뿐이다. 곤경에 빠진 서정원은 그런 고용인을 신경 쓸 사이가 없었다.어느새 고용이 몇 명이 걸어들어왔다. 그 고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