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요?”서정원은 당황했다.최성운은 서정원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네. 난 옥석 가리기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요.”그 말을 듣자 서정원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 그녀는 최성운이 먼저 옥석 가리기 내기를 하자고 말하길래 이길 수 있는 비결이라도 있나 싶었는데 정말로 그냥 도박해 볼 셈인 듯했다.“혹시 서정원 씨도 옥석 가리기에 일가견이 있으신가요?”송경훈은 시선을 들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서정원을 바라보았다.고개를 돌려 송경훈을 바라본 서정원은 일부러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손을 뻗어 턱을 괴며 입
심아영은 순간 바짝 긴장했다. 그녀는 서정원이 이런 요구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서정원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녀의 손톱이 심아영의 피부를 파고들었다.“당신...”심아영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그녀는 두려움이 들었다.심아영과 달리 서정원의 표정은 한없이 편안해 보였다.“왜요? 두렵나요? 아까는 판돈을 더 올리자고 하지 않았나요?”심아영의 치아가 살짝 떨렸다. 그녀가 입을 열어 서정원의 말에 대답하려고 할 때, 서정원이 갑자기 그녀를 놓아줬다.서정원은 손에 묻은 화장을 털어내며 말했다.“판돈 올릴 생각 따
서정원이 커다란 옥석을 들고 왔다. 누가 보면 그녀가 벼랑에서 캐온 것일 줄 알 것이다.큰 옥석일수록 가격이 높았고 좋은 것이 나올 확률도 높았다. 물론 체적 또한 상대적으로 더 컸다.그러나 그것도 소수일 뿐, 큰 옥석을 선택한 사람도 결국엔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대다수였다.옥석 가리기 같은 일로 단번에 부자가 될 수도, 거리에 나앉게 될 수도 있었다.그렇기에 자신감이 없다면 다들 그렇게 큰 옥석을 고르지 못했다.사람들은 다들 놀란 표정이었는데 서정원은 전혀 개의치 쓰지 않고 평온한 얼굴로 옥석을 내려놓았다
“이건...”옥석을 자른 남자의 표정이 미묘했다. 옥석을 끝까지 잘랐는데도 그냥 옥석일 뿐, 녹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역시나 그냥 옥석이네요.”심아영이 깔보듯 말했다. 그녀는 처음엔 조금 긴장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본인이 멍청했던 것 같았다.“역시 옥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답네요.”“그러게요. 저렇게 큰 옥석을 고르다니,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네요.”“돈을 많이 썼을 것 같아요.”주변의 의논 소리가 점점 더 커졌지만 서정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턱을 매만지면서 그 옥석을 찬찬히 살폈다.“잘못 찍
심아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걸어가서 옥석을 빤히 바라보았다. 탁자 위에 놓인 그녀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옥석 안에서 저렇게 큰 비취가 나온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됐던 옥석 안에서 더욱 값비싼 보물이 들어있었던 것이다.심아영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했지만 이런 일은 본 적이 없었다.서정원은 옥석 가리기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고 했었다. 그런데 운이 왜 이렇게 좋은 것일까?설마 서정원이 처음부터 실력을 숨긴 건 아닐까?“어때요? 운이 좋죠
송경훈은 담배 한 대를 태웠다. 흰 연기 때문에 그의 눈빛이 흐릿하게 보였다.“전 송 대표님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송 대표님도 두려워하는 인물이 있네요.”심아영은 성격이 원래 그랬다. 그녀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화가 가득 찬 상태였는데 송경훈이 이런 얘기까지 하자 참지 못하고 비아냥댔다.그 말을 들은 송경훈은 고개를 돌리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심아영의 턱을 쥐었다. 담배를 끼운 손가락이 서서히 심아영의 뺨에 가까워졌다.뜨거운 온도에 심아영은 곧바로 두려워졌다. 그녀는 필사적
서정원은 심지어 의심이 들기도 했다. 최성운이 먼저 옥석 가리기로 내기를 한 것이 어쩌면 심 회장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사실 대화창을 봤어요.”최성운은 솔직히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이 미묘했다.“정원 씨가 심 회장님을 알 줄은 몰랐어요.”처음에 서정원의 대화창을 봤을 때 최성운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 전 서정원의 말에 그는 문득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최성운은 서정원이 진짜 심 회장과 아는 사이일 줄은 몰랐다.그들이 가리키는 심 회장은 바로 심씨 가문의 가주이자 심아영의
아주 강한 점유욕이 느껴지는 키스에 서정원은 그에게 잡아먹히는 기분이 들었다.서정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뻗어 최성운의 가슴팍을 밀쳤다.“우리 차 안이에요.”비록 뒷좌석과 운전자 사이에 가림막이 있었지만 그래도 서정원은 쑥스러웠다.그녀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최성운은 더 즐거웠다.“이건 서정원 씨가 먼저 시작한 거예요.”최성운은 말하면서 서정원의 목 언저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는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사랑해요...”그 말을 들은 서정원은 최성운을 안아줬다.“나도 사랑해요.”두 사람이 서로를 안고 있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