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혜는 손에 힘을 주며 힘껏 윌리엄을 밀어냈다. 그녀의 행동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뭐 하는 거예요?”윌리엄은 뒤로 물러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손을 뻗어 살짝 구겨진 옷자락을 매만졌다.“당신!”유서혜는 이를 악물고 차가운 눈빛으로 윌리엄을 바라보았다.“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네?”윌리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손바닥을 펼치며 주변 직원들을 둘러보았다.“제가 뭘 어쨌는데요? 유서혜 씨, 말씀해 주시겠어요?”“아까...”유서혜는 조금
심준호는 예상을 빗나간 유서혜의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됐다고요. 그냥 넘어가요.”유서혜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여러 차례 실검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둘째치고 그녀조차 그게 짜증이 났다.“서혜야, 저 새끼가 너한테 그런 짓을 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심준호는 유서혜의 어깨를 쥐었다. 그는 유서혜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면 제가 뭘 어쩔 수 있겠어요? 제가 뭐라고 말할까요? 여기엔 감시카메라도 없고, 윌리엄은 얼굴에 생채기까지 생겨서 밖에 나갔는데
그건 대본에 없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유서혜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유서혜 또한 이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눈빛을 원했다. 연기일 뿐이지만 심준호는 분명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감독은 컷을 외치지 않았다. 그런데 유서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죄송해요, 감독님.”유서혜는 고개를 저었다.“저... 몰입이 안 돼요.”심준호는 유서혜를 바라보며 미간을 구겼다.“왜죠?”감독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오늘 유서혜의 촬영이 유
홀로 나무 밑에 얼마나 있었을까, 유서혜는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람을 보며 얼굴을 매만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때 매니저도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좀 진정이 됐어요?"매니저는 팔짱을 낀 채 유서혜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까 심준호가 유서혜를 끌고 갔을 때도 계속 뒤에 따라붙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 서 있던 탓에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듣고 싶지 않았던 게 맞을 것이다.유서혜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연예인일 뿐이었고 아무리 매니저라고 한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까
매니저는 그녀의 말이 심히 의심스럽긴 했지만, 그저 집에 가서는 꼭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당부만 했다.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유서혜가 힘겹게 몸을 이끌고 호텔로 걸어들어왔다.늦은 시간이었기에 호텔 프런트에는 직원이 두 명밖에 없었다. 유서혜는 프런트를 스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우연히 그녀들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뉴스 봤어? 서해로에서 사고 난 거?""서해로라면 이 근처 아니야? 심각한 거야?""차 한 대가 글쎄 길가에 있던 나무를 그대로 들이박았잖아. 많이 다친 것 같던데? 다행히 구급차가 일찍
최성운의 눈빛에 서정원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그를 만지려던 손을 그대로 멈칫한 채 물었다."성운 씨,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최성운은 어떤 이상한 목소리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음을 느꼈고 이어 서정원을 제외한 주위 모든 것들이 몽롱하게 보였다.하지만 그는 지금 눈앞에 있는 서정원을...뭔가 위험한 감각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최성운이 아무런 말이 없자 서정원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최성운이 서정원에게로 손을 뻗어오더니 이내 그녀의 목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서정원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본능적
그곳은 창고 같은 곳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최성운에 의해 갇힌 사람이 꽤 되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갇혀있었는지 최성운을 보고는 희망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하나같이 풀어달라고 애원했다.서정원은 주위를 둘러보다 구석에 있는 한 사람에게 시선이 갔다.그는 젊은 청년이었는데 몸은 빼빼 말라 있었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은 그의 두 눈을 다 덮고 있었다. 그는 옆에 있는 피멍투성이인 사람들과는 다르게 혼자만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 청년은 서정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고개를 들더니 웃음을 지어 보였다.서정원은 최성운을
한참을 고민하던 서정원이 갑자기 뭔가 깨달았는지 송연우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서정원이 예상했던 대로 냄새가 더 강해졌다."갑자기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면 내가 좀 부끄러운데요."송연우의 하얀 피부 때문인지 그의 푸른 혈관들이 더 잘 보이는 듯했다. 서정원은 손을 올려 송연우의 목을 잡고는 그의 체온이 보통 사람들보다 매우 낮은 걸 확인했다.‘뱀!’"현주 씨!"서정원의 외침에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쳐들어왔다."이 사람 구강 검사 좀 해보세요. 아마 약물 같은 것이 있을 거예요."서정원이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