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김시우는 허탈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유서혜를 안아 들고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놓았다.“서혜 씨잖아요. 난 서혜 씨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줄 수 있어요.”김시우의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유서혜의 피부에 천천히 스며들며 심장과 사지까지 흘러 들어갔다.그는 유서혜를 사랑했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심장이 활력 넘치게 뛰었고, 유서혜는 별안간 망연함을 느꼈다.그녀는 눈앞의 김시우가 아주 부드러운 큰 그물망을 만들어 조금씩 자신에게 빠져들도록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김시우 씨를 만나지
유서혜는 손에 힘을 주며 힘껏 윌리엄을 밀어냈다. 그녀의 행동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뭐 하는 거예요?”윌리엄은 뒤로 물러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손을 뻗어 살짝 구겨진 옷자락을 매만졌다.“당신!”유서혜는 이를 악물고 차가운 눈빛으로 윌리엄을 바라보았다.“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네?”윌리엄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손바닥을 펼치며 주변 직원들을 둘러보았다.“제가 뭘 어쨌는데요? 유서혜 씨, 말씀해 주시겠어요?”“아까...”유서혜는 조금
심준호는 예상을 빗나간 유서혜의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됐다고요. 그냥 넘어가요.”유서혜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사건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여러 차례 실검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둘째치고 그녀조차 그게 짜증이 났다.“서혜야, 저 새끼가 너한테 그런 짓을 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심준호는 유서혜의 어깨를 쥐었다. 그는 유서혜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면 제가 뭘 어쩔 수 있겠어요? 제가 뭐라고 말할까요? 여기엔 감시카메라도 없고, 윌리엄은 얼굴에 생채기까지 생겨서 밖에 나갔는데
그건 대본에 없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유서혜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유서혜 또한 이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눈빛을 원했다. 연기일 뿐이지만 심준호는 분명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감독은 컷을 외치지 않았다. 그런데 유서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죄송해요, 감독님.”유서혜는 고개를 저었다.“저... 몰입이 안 돼요.”심준호는 유서혜를 바라보며 미간을 구겼다.“왜죠?”감독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오늘 유서혜의 촬영이 유
홀로 나무 밑에 얼마나 있었을까, 유서혜는 끊임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람을 보며 얼굴을 매만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때 매니저도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좀 진정이 됐어요?"매니저는 팔짱을 낀 채 유서혜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까 심준호가 유서혜를 끌고 갔을 때도 계속 뒤에 따라붙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 서 있던 탓에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까지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듣고 싶지 않았던 게 맞을 것이다.유서혜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연예인일 뿐이었고 아무리 매니저라고 한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까
매니저는 그녀의 말이 심히 의심스럽긴 했지만, 그저 집에 가서는 꼭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당부만 했다.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유서혜가 힘겹게 몸을 이끌고 호텔로 걸어들어왔다.늦은 시간이었기에 호텔 프런트에는 직원이 두 명밖에 없었다. 유서혜는 프런트를 스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우연히 그녀들이 하는 말을 듣게 되었다."뉴스 봤어? 서해로에서 사고 난 거?""서해로라면 이 근처 아니야? 심각한 거야?""차 한 대가 글쎄 길가에 있던 나무를 그대로 들이박았잖아. 많이 다친 것 같던데? 다행히 구급차가 일찍
최성운의 눈빛에 서정원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그를 만지려던 손을 그대로 멈칫한 채 물었다."성운 씨,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최성운은 어떤 이상한 목소리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음을 느꼈고 이어 서정원을 제외한 주위 모든 것들이 몽롱하게 보였다.하지만 그는 지금 눈앞에 있는 서정원을...뭔가 위험한 감각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최성운이 아무런 말이 없자 서정원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최성운이 서정원에게로 손을 뻗어오더니 이내 그녀의 목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서정원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본능적
그곳은 창고 같은 곳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최성운에 의해 갇힌 사람이 꽤 되었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갇혀있었는지 최성운을 보고는 희망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하나같이 풀어달라고 애원했다.서정원은 주위를 둘러보다 구석에 있는 한 사람에게 시선이 갔다.그는 젊은 청년이었는데 몸은 빼빼 말라 있었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은 그의 두 눈을 다 덮고 있었다. 그는 옆에 있는 피멍투성이인 사람들과는 다르게 혼자만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 청년은 서정원의 시선을 알아채고 고개를 들더니 웃음을 지어 보였다.서정원은 최성운을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