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날씨가 아주 화창했다. 서정원은 이미 깨어난 상태였다.며칠 간의 휴식으로 그녀의 알레르기는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였다.서정원은 거실로 내려왔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주방에서 바삐 아침을 만들고 있는 최성운이었다.그녀가 그에게 다가갔다.“아주머니는요?”“사정이 있으셔서 오늘 못 나오신대요.”최성운이 덤덤하게 말을 했다.서정원은 최성운을 힐끔 쳐다보았다.“제가 할게요.”사실 서정원의 음식솜씨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비록 그녀는 요리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최성운이 이미 여러 차례 그녀에게 아침을
서정원은 미간을 찌푸린 채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바로 강설희였다.강설희는 그녀의 회사 스타진 엔터의 인기 있는 배우였고 의 여주인공이기도 했다.최근 몇 년간 강설희는 인기가 급상승했고 여자 연예인 중에서도 앞자리 순위를 차지하는 배우였다. 게다가 올해는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자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었다.강설희는 심준호를 짝사랑하고 있었고 연예계에서도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전에 심지어 심준호와 스캔들도 난 적이 있기도 했다.여하간에 두 사람은 모두 유명한 배우였고 커플
첫 번째 장면은 강설희와 심준호의 신이라 서정원은 옆에 서서 묵묵히 두 사람이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번 신은 강설희가 맡은 중전 민자영이 처음 입궐할 때의 모습을 담은 장면이었다. 민씨 가문은 명문 가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후궁 간택을 할 당시 그는 다른 여인들의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침착하게 반격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임금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이번 신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민자영의 총명한 지혜와 위험에 직면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이다. 그러나 강설희의 연기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오만함이
잠시 후, 휴식을 마친 강설희는 몇 번의 NG 끝에 그 신을 겨우 마쳤다. 다음 신은 서정원의 차례였다. 이번 신은 서정원과 심준호가 함께 찍는 신이었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숙원 이씨였다. 당시 찻잎을 따는 처녀였던 그녀는 작은 숲속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고 때마침 궁을 나온 임금을 만나게 된다. 작은 숲으로 들어오게 된 임금은 그네를 타고 있던 숙원 이씨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정원 씨, 바로 촬영 들어갈게요.”문근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한테 그네 위에 앉으라고 손짓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시작하죠.”그녀는
“성운 씨, 괜찮아요?”시퍼렇게 멍이 든 그의 손을 보며 서정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또다시 자신을 구하려다가 다친 최성운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울컥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최성운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 때문에 다친 거라 난 좋아요.”그의 말에 그녀는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남자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날 유혹하고 있어.’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약 상자 가져다가 상처 치료해 줄게요.”그녀는 차 트렁크에서 의약 상자를 찾아
두 사람의 키스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을 때, 그녀의 핸드폰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서정원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세상에, 나 왜 이러는 거야? 왜 이 사람을 밀쳐내지 않았지?’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냉큼 그를 밀어내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확인해 보니 심준호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서정원은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정원아, 너 괜찮아?”전화기 너머로 걱정스러운 심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으면 됐어.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스쳐 지나가자 그녀는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뭐라는 거예요? 방금 나랑 준호 씨는 그냥 연기일 뿐이에요.”“연기라고 해도 안 돼요.”최성운은 단호하게 말했다. 조금 전 서정원과 심준호의 모습을 생각하니 그는 또다시 눈빛이 이글거렸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서정원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우읍...”그녀의 말은 키스로 인해 막혀버렸고 그 순간, 그녀는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이 남자 미친 거 아니야? 여긴 촬영 현장이라고! 지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에!’ 멀지 않은
서정원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앞으로도 역할에 맞게 좋은 연기 보여줬으면 해요. 알겠어요?”그녀의 말에 강설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서정원,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예전에 내 연기가 별로였다고 비웃는 거야 지금? 서정원 이 여자, 만만치가 않구나.’그녀는 방금 자신이 때린 뺨에 서정원이 분명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칭찬할 줄은 몰랐다. ‘서정원이 이렇게 마음이 착한 척하면 사람들은 내가 일부러 서정원을 때리고 괴롭힌다고 생각할 거 아니야?’강설희는 넓은 소맷자락에 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