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휴식을 마친 강설희는 몇 번의 NG 끝에 그 신을 겨우 마쳤다. 다음 신은 서정원의 차례였다. 이번 신은 서정원과 심준호가 함께 찍는 신이었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숙원 이씨였다. 당시 찻잎을 따는 처녀였던 그녀는 작은 숲속에서 그네를 타고 있었고 때마침 궁을 나온 임금을 만나게 된다. 작은 숲으로 들어오게 된 임금은 그네를 타고 있던 숙원 이씨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정원 씨, 바로 촬영 들어갈게요.”문근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한테 그네 위에 앉으라고 손짓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시작하죠.”그녀는
“성운 씨, 괜찮아요?”시퍼렇게 멍이 든 그의 손을 보며 서정원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또다시 자신을 구하려다가 다친 최성운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울컥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최성운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 때문에 다친 거라 난 좋아요.”그의 말에 그녀는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남자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날 유혹하고 있어.’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약 상자 가져다가 상처 치료해 줄게요.”그녀는 차 트렁크에서 의약 상자를 찾아
두 사람의 키스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을 때, 그녀의 핸드폰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서정원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세상에, 나 왜 이러는 거야? 왜 이 사람을 밀쳐내지 않았지?’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냉큼 그를 밀어내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확인해 보니 심준호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서정원은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정원아, 너 괜찮아?”전화기 너머로 걱정스러운 심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으면 됐어.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에 스쳐 지나가자 그녀는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뭐라는 거예요? 방금 나랑 준호 씨는 그냥 연기일 뿐이에요.”“연기라고 해도 안 돼요.”최성운은 단호하게 말했다. 조금 전 서정원과 심준호의 모습을 생각하니 그는 또다시 눈빛이 이글거렸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서정원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우읍...”그녀의 말은 키스로 인해 막혀버렸고 그 순간, 그녀는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이 남자 미친 거 아니야? 여긴 촬영 현장이라고! 지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에!’ 멀지 않은
서정원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앞으로도 역할에 맞게 좋은 연기 보여줬으면 해요. 알겠어요?”그녀의 말에 강설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서정원,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예전에 내 연기가 별로였다고 비웃는 거야 지금? 서정원 이 여자, 만만치가 않구나.’그녀는 방금 자신이 때린 뺨에 서정원이 분명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칭찬할 줄은 몰랐다. ‘서정원이 이렇게 마음이 착한 척하면 사람들은 내가 일부러 서정원을 때리고 괴롭힌다고 생각할 거 아니야?’강설희는 넓은 소맷자락에 손을
“회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서정원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남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최성운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신이 보고 싶어서요.”...그의 이런 행동에 더는 뭐라 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담담하게 차에 올라탔다. “저녁 뭐 먹고 싶어요?”최성운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고는 시동을 걸었다. “아무거나 먹어요.”서정원은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쳐다보았다.“그럼 샤브샤브 먹어요.”최성운은 단번에 결정을 내렸고 서정원이 별다른 말이 없자 그는 이내 내비게이션을 켰다
만약 그가 몰래 운휘시까지 따라오지 않았더라면, 서정원은 아마도... 최성운은 더 이상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있는 말을 보며 얼굴이 차갑게 변하였다. “가까이에 가서 보고 싶어요.” 서정원은 그에게 기대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감독님 말씀대로 경험이 많은 말이라면 절대 이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보통 경험이 많은 말은 이렇게 흥분하지 않거든요. 흥분제를 먹지 않은 이상은요.”“누군가 약을 먹였다는 뜻이에요?”최성운 역시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매번 서정원의
지난번 그녀가 크게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배후의 그 사람은 분명 또다시 손을 쓸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번 신은 사냥터에서 말을 타는 신이니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일부러 모른 척하고 있었던 건 그 사람을 잡아내기 위해서였어요.”서정원은 웃으며 해명했지만 뜻밖에도 최성운은 그녀의 말을 듣고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그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를 자기 몸 안에 가두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일부러 위험을 무릅쓴 거예요?”“난...”걱정스러운 마음에 자신에게 화가 난 그를 보며 서정원은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