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연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뻔뻔하게 둘러댔다.“제가... 잘못 본 거겠죠.”최성운이 꺼낸 영상은 사건 당일을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었고 최지연의 증언 또한 거짓말이라는 것을 입증하였다.“잘못 봤다고요?”서정원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설마 최지연 씨와 친구분도 똑같이 잘못 본 건 아니겠죠? 제 기억엔 거짓 증언 또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하던데요. 가벼운 경우는 구치소에 들어가고, 심한 경우에는...”“아니요, 전 확실히 잘못 본 거예요.”최지연은 아주 뻔뻔하게 모른 척했고 다소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최성운을 바라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최성운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인은 그의 할아버지 최승철이었다.“네,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최성운은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다.“오랫동안 너와 정원이를 보지 못한 것 같구나. 언제 본가로 내려와 이 할아버지를 보러 올 테냐?”최승철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최성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시간이 되면 뵈러 갈게요.”“시간이 나길 기다리지 말고 그냥 오늘 저녁에 내려오거라. 내가 주방에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놓으라고 할 테니.”최성운이 대답하기도 전에 최승철은 바로 전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일반적으로 기자들이 본인에 관한 기사들을 쓰도록 내버려 뒀었다.게다가 그의 동의 없이는 그에 관한 기사를 내릴 사람이 없었다.더군다나 실검은 이미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기에 바보가 아니라면 기사를 내릴 언론사가 없을 것이었다.곰곰이 생각하던 최성운은 임창원을 불렀다.“누가 기사를 내렸는지 조사 좀 해주세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네.”임창원은 바로 정중하게 대답했고 그는 그제야 실검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건 너무나도 이상한 일이었다.운성 그룹
“나 알아보는 거야?”서정원은 몸을 숙이며 두리를 쓰다듬었다.“멍멍!”두리는 대답이라도 하는 듯 아주 친근하게 짖어댔다.“정원아, 두리도 네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최승철은 수염을 쓸며 말했다.“그러니 앞으로도 자주 오거라.”“네, 할아버지.”서정원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최성운이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을 가로챘다.대답을 대신하는 최성운에 서정원은 다소 어이가 없었다.“얼른 들어오거라.”최승철은 두리를 안은 채 거실로 들어가며 서정원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정원아, 조금만 앉아서 기다리거라. 곧 저
최성운의 섹시한 면모가 확 드러났고 서정원을 확 감쌌다.서정원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뜸을 들이며 말했다.“그건... 할아버지가...”“흠? 그래요?”최성운은 눈썹을 치켜뜨더니 아주 섹시함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서정원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아버지께서 그런 음식을 많이 드시라고 한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방면에서 약하다는 게 아닐까요?”“그래도 자꾸 말씀하시네요?”최성운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그윽한 두 눈동자엔 불길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최승철이 그를 위해 준비한 음식 덕인지 이 순
“혹시 전에도 여자들을 데리고 왔었던 거예요?”그러자 최성운이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서정원 씨, 질투해요?”“묻는 물음에 대답이나 하세요.”서정원은 정색하며 말했다.최성운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저도 잘 몰라요. 그냥 소파 위에 있던데요. 아마도 할아버지께서 왕 아주머니께 시켜 준비해 둔 것이겠죠….”‘그래...’서정원은 속옷까지 준비해 둔 최승철에 다시 한번 어이가 없음을 느꼈다.“피곤하니 전 먼저 잘게요.”서정원은 방 정중앙에 있는 킹사이즈 침대를 보며 엄숙한 어투로 말했다.“오늘 밤은 제가 침대에서
최성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협탁에서 시가 한 대를 꺼내 불을 짚었다.기다란 그의 손가락 사이엔 시가가 꽂혀 있었고 자욱한 연기가 퍼져 나왔다. 최성운은 차가운 얼굴로 미간을 찌푸리더니 무언가 그리워하는 듯한 감정이 드리워져 있었다.손가락 사이에 꽂힌 시가를 다 태운 최성운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시아는... 제가 어릴 때 같이 납치당한 여자아이예요.”‘납치라고?’서정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가 기억하기로는 최성운은 몇 번이나 그녀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서정원 씨, 전에 납치당한 적 없어요?”
서정원의 단호한 목소리가 최성운의 귓가에 울려 퍼졌고 단호하게 담요를 들고 소파로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최성운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고 아마도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운 듯했다.그도 확실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자신이 서정원에게 설레고 있는지, 아니면 시아를 닮아서 설레고 있는지를.그러나 그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서정원에게 설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밤이 깊어지고.소파에 누운 서정원은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몸을 뒤척거렸다. 그녀의 머릿속엔 한 달간 최성운과 함께 보냈던 시간이 떠올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