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안나 씨가 일부러 단추를 뜯어서 버렸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어떡할 거예요?”서정원의 매서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안나의 안색이 달라졌다.“어떻게 증명할 건데요?”탈의실에는 CCTV가 없었고 단추는 이미 하수도에 버렸는데 서정원이 뭘 어떻게 증명한단 말인가?분명 일부러 그런 말을 해서 겁을 주려는 게 분명했다.서정원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안나 씨, 안나 씨는 이 사실을 모를 거예요.”안나는 저도 모르게 물었다.“뭘요?”“당신이 입은 드레스는 운성 그룹에서 특별히 레오 작업실에 부탁해
조명사는 최성운이 동의하자 곧바로 눈치 빠르게 옆으로 가서 스위치를 눌러 조명을 켰다.그는 우선 차가운 색감의 조명을 안나의 등 뒤에 있는 단추에 비췄다. 그러자 단추가 흰색 빛을 반짝였다.잠시 뒤, 조명사가 조명을 붉은색으로 조절했고 단추도 그에 따라 붉은색으로 변했다. 마치 드레스 위로 불꽃이 타는 듯했다.“정말 색이 변하네요!”사람들은 다들 보고 감탄했다.서정원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다들 보셨다시피 다이아몬드 단추에 특수한 물질을 입혀 조명에 따라 색깔이 변해요. 그러면 조명사님, 이제 안나 씨 손에 조명을
“맞아요.”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차서 말했다.“광고 모델이라면 우선 인성이 중요하죠. 저희 운성 그룹은 절대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광고 모델로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전 운성 그룹을 대표해서 정식으로 안나 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게요!”“아뇨, 당신은 저랑 계약 해지할 자격이 없어요.”안나는 가련한 표정으로 도와달라는 듯 브루스를 바라봤다.“허니, 빨리 내 편을 들어줘야죠. 당신도 알잖아요. 운성 그룹의 광고 모델이 내 오랜 소망이었다는 걸요. 그리고 나랑 약속했었잖아요. 약속을 지켜야죠.”안나는 브루스
‘전부 서정원 때문이야!’이 모든 건 서정원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서정원이 아니었다면 브루스는 그녀와 헤어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안나의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 들어갔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속으로 생각했다.‘서정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촬영장에 있던 서정원은 재채기를 했다.“괜찮아요?”최성운의 눈동자에 걱정이 스쳐 지났다. 그는 겉옷을 벗어 서정원에게 걸쳐주었다.“감기 걸리지 말아요.”서정원은 고개를 젓더니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옆에 있던 심준호는 그 장면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빛이 어두워졌다.
사람들의 놀란 시선 속에서 서정원은 드레스를 들고 가위로 드레스 등 쪽의 단추들을 전부 뜯어냈다.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서정원은 뭘 하려는 걸까?왜 단추를 전부 뜯은 걸까? 저러면 드레스가 망가지는 거 아닌가?서정원은 일렬로 된 단추들을 다시 배열한 뒤 바느질로 단추를 꿰맸다.그녀의 능숙한 손놀림에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최성운의 그윽한 시선이 서정원에게 고정되었다. 그의 눈빛에서 약간의 호기심이 엿보였다.시골에서 올라온 그의 약혼녀는 또 한 번 그에게 큰 놀라움을 안겨줬다.그 드레스는 레오 작업실에서 출
“저녁에 시간 없어.”최성운이 심준호의 앞에서 이런 스킨십을 하자 서정원은 머쓱해서 얼굴이 빨개졌다.최성운은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걸까?그런데 최성운은 그녀와 아무 사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그녀 대신 결정을 내린단 말인가?게다가 심준호가 같이 밥을 먹자는 건 볼일이 있어서였다.그들의 다정한 스킨십에 심준호는 눈꼴이 셨다. 그는 얇은 입술을 꾹 다문 채로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떠났다.“심준호 씨...”서정원은 그를 뒤쫓아가서 해명할 셈이었으나 최성운의 큰 손이 그녀를 단단히 옭아맸다.서정원은 다소 화가 난 얼굴로
“일단 돈부터 받아둬요.”손윤서는 지갑 안에서 돈을 한 뭉텅이 꺼내 하은별에게 건넸다.“걱정하지 마요. 하은별 씨가 이 일을 잘 처리한다면 운성 그룹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게요.”“진짜예요?”하은별의 두 눈이 기대로 반짝였다.손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지금 서정원 씨가 성운이 앞에서 알짱거리잖아요. 서정원만 없다면 성운이는 하은별 씨의 좋은 점을 떠올릴 거예요. 하은별 씨는 운성 그룹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니 공로는 없어도 고생은 했잖아요. 때가 되면 제가 성운이 앞에서 좋은 얘기 몇 마디 하면 돌아갈 수 있을
손윤서는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싱긋 웃더니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맞아. 내가 시아야. 성운아, 내가 네 시아야!”최성운은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는 취기 때문에 괴로웠다.‘시아가 온 걸까? 정말 시아인 걸까?’“너 취했어. 내가 데려다줄게.”손윤서는 허리를 숙이고 힘을 써서 최성운을 일으켜 세웠다.“시아야, 너야? 정말 너야?”최성운은 비틀거리며 손윤서에게 기댔다. 그의 어조에서 믿을 수 없음과 놀라움이 느껴졌다.그렇게 오랫동안 찾았던 시아가... 드디어 돌아온 것일까?“그래. 당연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