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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5 화

Author: 강이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최성운은 순간 화가 났고 그대로 방을 나갔다.

나오자마자 최성운은 최지연과 부딪치게 되었다. 최지연은 문이 닫히는 순간 침대에 누워있는 서정원을 보게 되었다.

“오빠, 왜 지금 서정원의 방에서 나오는 거야?”

최성운은 그런 최지연을 무시한 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최지연은 더욱 궁금해졌다.

“설마 어제 서정원 방에서 잔 거야? 둘이 어젯밤에 뭐 했는데?”

아침부터 시끄럽게 구는 최지연에 서정원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흩뜨렸고 화장실로 들어가 자신의 모습을 정리했다.

그녀는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어젯밤 엉망이 된 모습을 최성운이 보게 되었으니 그는 분명 자신의 약점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그 생각만 하면 서정원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만약 그가 그 약점으로 그녀를 비웃는다면 그럼 그녀에겐 엄청 체면 깎이는 일이었다.

‘이게 다 하은별 탓이야! 감히 날 엿 먹여?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서정원은 씻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최성운은 그녀가 내려오는 모습에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정원은 그런 그의 모습에 습관이 되어버렸고 앉아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그녀는 지금 몹시 피곤한 상태였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둬야 했다.

아까 최성운에게 더 물어보지 못했던 최지연은 최성운이 나가자마자 서정원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우리 오빠한테 집적거려? 말해 봐. 어제 우리 오빠랑 뭔 짓 했어! 왜 아침에 오빠가 네 방에서 나온 거냐고!”

그 말을 들은 이진숙도 같이 서정원에게 캐물었다.

“뭐? 그런 일이 있었어? 서정원, 너 대체 뭐 하려는 심산이야? 그리고 어젠 왜 그렇게 늦게 들어온 건데?”

두 사람의 질문에 서정원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고 이내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어차피 모두 성인인데 남자와 여자가 한 방에서 야밤에 뭘 할 수 있겠어요?”

“너!”

최지연은 악에 받쳐 발을 동동 굴렀다.

“하루 종일 남자 꼬실 생각만 한다니, 정말 뻔뻔해!”

“말 좀 예쁘게 하세요.”

서정원은 젓가락을 들더니 우아하게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저와 제 약혼자는 정정당당한 사이에요. 그런데 꼬시다니요?”

최지연은 서정원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못 하고 젓가락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이내 방으로 돌아갔다.

두 손에 주먹을 꽉 쥔 최지연은 질투와 분노에 휩싸였다.

‘우리 훌륭한 오빠가 왜 저런 촌뜨기랑 결혼해야 하는 거야?’

‘서정원은 우리 오빠한테 어울리지 않아!’

식사를 마친 서정원은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고 기사가 그녀에게 다가오면서 말했다.

“서정원 씨, 도련님께서 회사까지 모셔다드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서정원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최성운이 나에게 기사님을 보냈다고?’

‘오늘 태양은 서쪽에서 뜬 건가?’

서정원이 입을 열려던 순간 이진숙이 헛기침을 하면서 서정원을 노려보더니 이내 기사에게 말했다.

“이 기사, 날 파리 쇼핑몰로 데려다줘.”

“하지만 사모님, 도련님께서 서정원 씨를 회사로 데려다주라고 하셨습니다.”

머뭇거리던 기사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괜찮아요. 기사님은 사모님이나 모셔다드리세요. 전 알아서 출근하면 돼요.”

기사님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서정원은 웃으면서 말했고 택시를 잡은 그녀는 운성 그룹으로 가버렸다.

하지만 출근길 도중에 서정원은 도로 위에 있는 유기견을 목격하게 되었고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어 아주 위험해 보였다.

“기사님, 저기서 잠깐 세워주세요.”

서정원은 급히 택시에서 내려 강아지를 안아올 셈이었다.

할아버지가 유기견들을 자주 데려왔기에 서정원도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서정원은 강아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고 그 순간 빨간색 스포츠카 한 대가 강아지를 향해 달려갔다.

‘안 돼!’

‘차가 강아지를 칠 것 같아!’

서정원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강아지를 향해 몸을 던져 강아지를 품에 꼭 안았다.

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스포츠카는 서정원의 옆을 지나쳤고 운전석에서 스타일리시하게 입은 여자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더니 소리를 질렀다.

“미친년! 죽으려면 딴 데 가서 죽어!”

‘저 여자, 왜 저렇게 낯이 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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