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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작가: 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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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석이 있는 자리에서 이러한 모욕을 당하자 왕청여는 서서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왕정, 말조심 하거라! 네가 금군 통령이 되었다고 대단해진 줄 아느냐? 너의 통령은 결국 여인에게 지배당하고 말 것이다."

왕청여는 왕정이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때 그가 송석석에 대해 불복했던 사실도 알기에 일부러 송석석 앞에서 그들의 불화에 대해 언급하며 그를 모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도 모르는 것이 있었다.

시만자를 사부로 맞은 후, 왕정은 자기 사부가 매산에서 어떻게 송 대감에게 무력으로 제압당했는지 여러 번 들었다. 또한 송석석과의 대결을 통해 과거의 자기가 얼마나 오만했던지 깨닫게 되었다.

왕정은 헛웃음을 지으며 비꼬듯 말했다.

"내가 금군 통령이 된 것은 대단한 일이지. 꼬우면 너도 한번 해보던지 그러느냐! 여인이라서 안 된다는 말은 하지 말거라. 송 대감님은 네 부군을 관리한 적도 있고 이제는 내 상관이기도 하다.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너는 인정하느냐? 여인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란 말이냐? 집에서는 누구나 아내에게 지배당하는 법인데, 그러는 넌 전북망을 지배할 수 있느냐?"

왕청여는 얼굴이 푸르게 변했지만 왕정과 논쟁이 불리하다는 것을 느끼고 여전히 멍한 표정인 전북망을 향해 소리쳤다.

"왜 가만히 있는 겁니까? 저 말에 화가 나지도 않습니까?"

하지만 전북망은 그저 송석석을 바라보기만 했다.

"나는…"

"잠시 사적인 질문을 해도 될까요?"

송석석이 그의 말을 끊고 물었다.

전북망은 고개를 끄덕였고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좋소. 편전으로 모시겠소."

"왜 단둘이 간다는 겁니까?"

왕청여는 위기감을 느껴 급히 물었다.

"여기서 못할 말이 무엇입니까? 제가 들으면 안 되는 연유라도 있습니까?"

송석석은 왕청여를 바라보며 말했다.

"왕정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

왕청여는 단독 대화가 아니라고 하니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 적어도 사적인 일은 아닐 테니 말이다.

장군부의 편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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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901화

    송석석이 떠나자 왕정도 자연스럽게 그 뒤를 따랐다.왕정은 입이 무거운 편이 아니기에, 오늘 송석석과 전북망이 나눈 이방이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퍼졌다고 봐도 무방했다.하지만 이 일에는 소 대장군도 연관되어 있었고, 그는 그 당시 중상을 입어 거의 죽을 뻔했기 때문에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평화 협정에 서명한 이가 이방이라는 소문이 난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왕정은 소 대장군의 억울함에 대해 분개하며 금군위소로 돌아가 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금군 중에 송회안 대장군과 소 대장군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왕정의 말에 많은 이들이 소 대장군의 억울함에 대해 분개했다.물론 금군들은 직접 나서서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자연스레 외부로 퍼져 나갔다.송석석의 첫걸음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녀는 외조부가 백성들로부터 믿음과 존경을 얻도록 하고, 동시에 수도 내 무장과 무관들로부터 지지를 받게 하려했다. 이런 일들이 차근차근 쌓여야 이후 큰일을 도모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다행인 것은, 과거 성릉관 대첩에서 황제가 전북망과 이방을 키우고자 하여 모든 공을 그들에게 돌렸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황제가 그들을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젊은 무장으로 만들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황제가 송석석의 외조부와 외삼촌에게는 크게 포상을 하지 않았었다. 원수의 공을 무시하고 아랫사람을 치켜세운 전례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과거 송석석의 아버지도 그렇게 진급했으나, 그는 착실한 군공으로 인한 진급이었고 이방과 같이 조작된 사기와는 달랐다.이방이 옥에 갇히자 형부에서 즉시 심문이 시작되었다. 이 심문은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이었으나 황제는 전북망과 오월을 동행시켰다. 오월은 동궁의 시위장이자 동궁 시절부터 숙청제를 따라온 인물이다. 숙청제는 그동안 비밀리에 인력을 키워왔으나 이들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만약 드러난다면 그가 쥔 모든 패들이 노출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숙청제가 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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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여묵이 가까이 다가가 송석석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가 결코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게 두진 않을 것이오.”송석석은 그의 장담이 실은 확실한 방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 마음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나 서경의 신임 황제는 태자에 오른 후부터 녹분성 사건을 서경에 퍼뜨려 백성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그런데 이제 황제가 되었으니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다. 염선생이 정보를 정리해 결론을 내렸다.  “정원제는 황제 자리에 큰 미련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그 엄청난 권력을 이용해서 그의 태자 형과 학살당한 백성들을 위해 정의를 되찾고 우리에게 국경선에서 물러서라고 요구하려 합니다. 심지어 그는 전쟁을 발발하려는 듯합니다. 다만 서경이 사국을 도왔던 일로 인해 병력을 크게 잃었고, 우리와의 오랜 대치 속에서 성릉관에서도 대규모 전투를 겪었기에 서경 역시 재정비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조정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냉옥 장공주가 그 주축이 되어 전쟁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냉옥 장공주가 사절단을 이끌고 오는 것은 정원제가 우리와의 협상에 양보할 의지가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아마도 이번이 유일한 양보일 겁니다. 만일 협상이 결렬된다면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은 완전히 힘을 잃게 될 겁니다.”냉옥 공주는 서경 선황제의 적장녀로, 선태자와 지금의 정원제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정원제가 즉위하면서 그녀는 자연스레 장공주가 되었다.정원제를 황위에 앉힌 것도 사실 그녀의 힘이었다. 당시 서경 선황제의 병세가 깊어지자 그녀가 대신 국정을 다스렸고, 서경에서 그녀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서경에는 이런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장공주가 여성이 아니라면 반드시 태자로 책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경에서는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고 벼슬을 할 수는 있어도 황제로 즉위할 수는 없었다.심청화가 문득 입을 열었다. “장공주와 몇 번 마주친 인연이 있는데, 그녀는 술수도 있고 결단력도 대단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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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903화

    사여묵은 밤새 조용히 송석석을 품에 안고 잠을 청했다. 송석석은 어떤 작은 움직임도 없이 그의 품에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마치 숨소리 하나하나가 계산된 듯 고르게 이어졌다. 사여묵은 단숨에 그녀가 깨어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 송석석은 단지 사여묵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성릉관 소 장군부 안에 황제의 뜻을 전하는 어명이 도착했다. 남강으로 어명을 전달하러 가는 이는 바로 치석정찰대의 제방과 노홍이었다. 물론, 어전시위와 금군도 동행하였다.제방과 노홍은 현재 사품무관으로, 아직 황제가 본격적으로 그들을 등용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번 명령 전달이 그들의 첫 임무라고 볼 수 있다. 이 일을 잘 수행하면 황제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그러나 이 임무는 그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의 무장과 병사들은 소승과 송회안을 존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임무가 단순한 명령 전달이 아니라 사실상 압송과 같아 제방과 노홍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원래 어전시위 척귀가 오늘 당장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방과 노홍이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소 대장군에게 가족과 작별인사를 나눌 시간을 주기 위해 출발을 하루 미루었다.오늘 저녁의 장군부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올렸고, 평소 먹던 몇 가지 음식만 차려졌다. 오늘이라고 해서 음식을 더 추가하지는 않았다.이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는 것을 모두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긴 했지만, 이 식사에서 소 대장군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한입도 제대로 삼킬 수 없었다.“아버지!” 소삼야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붉어진 눈으로 나이 든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아버지와 함께 가겠습니다!”소승은 침착하게 음식을 먹으며 가볍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황제께서 팔야에게 군권을 맡기셨으니, 제가 아버지와 함께 돌아가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어차피 저는 한쪽 팔을 잃은 몸이니 어떤 책임이라도 제가 혼자 짊어지겠습니다."“허튼소리 하지말거라!” 소승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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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904화

    남씨는 속이 상해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났다. 자신의 남편이 전북망을 구하려다가 한쪽 팔을 잃었고, 그 덕에 평생 갈고 닦은 무예 실력은 반으로 줄어버렸다. 다행히 그동안 전쟁이 발발하지 않아 한 손으로 검술을 연습하며 나름 무예 실력을 유지하려 애썼으나, 이제 긴 창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도와준 것은 도와준 것이라 쳐도, 상대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자라니. 더군다나 그들의 눈앞에서 이방과 몰래 관계를 맺고 있었다니! 어째서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인지, 그때는 정말 눈이 멀어 있었던 게 틀림없다. 그들이 당시 좀 더 세심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다. 그때 알아챘더라면 성릉관에서 바로 혼쭐을 냈을 텐데…… 어찌 그들을 돌려보내 석석을 해치도록 두었단 말인가!남씨는 송석석을 무척 아꼈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도 남씨는 마침 진성에 있었는데, 그렇게 사랑스럽고 보드라운 아기는 본 적이 없었다. 마치 옥을 깎아 만든 것처럼, 그녀는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한 보물이었다. 송석석이 세 살이 될 때까지 남씨는 며칠에 한 번씩 진북후부에 달려가 귀한 아이를 안아보곤 했다.그 후 남씨는 남편을 따라 성릉관으로 향했다. 초반에는 두 해에 한 번씩 진성으로 돌아오곤 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학문과 무예를 익혀야 했고, 성릉관과 서경 사이의 마찰도 끊이지 않아 점차 자리를 비울 수 없게 되었다.송회안과 그의 아들 일곱 명이 희생되었을 때, 남씨는 남편을 따라 한 차례 고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때 석석은 매산에서 무예를 익히고 있었기에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지 못한 탓에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편지를 통해 알게 된 것이었다.석석이 전북망과 이혼한 후 돌아왔을 때, 남씨 부부는 함께 돌아가 그녀를 보고 싶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석석이 이미 남강 전장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어서 그녀가 공을 세워 돌아와 북명왕 사여묵과 혼인했다는 소식도 전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진성으로 돌아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그들은 녹분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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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저녁 내내 여러 번 기회를 노려 장기문과 단둘이 이야기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장기문과 척귀가 한 방을 썼고, 출입 또한 항상 함께 했기 때문에 척귀를 따돌릴 방법이 없었다. 이때 마침 장기문이 화장실로 가자 노홍이 척귀를 감시하고, 제방은 화장실 밖에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장기문은 물과 음식이 맞지 않아 화장실에 오래 머물다 나왔다. 그가 나오기만을 계속 기다린 제방은 추위에 떨어 거의 몸이 얼어붙은 상태였다. 이곳은 불빛이 매우 어두컴컴했다. 장기문은 나오면서 사람 그림자를 보고 까무라치게 놀랐다. “제 장군이셨군요! 놀라서 혼났습니다!”제방이 다가가 말을 꺼내려 하자 장기문이 웃으며 말했다. “아직 숨을 참을 수 있으면 잠깐 참으시죠. 안에 냄새 좀 빠지게요.”제방도 웃으며 대답했다.“장 시위님, 사실 저는 시위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무슨 말씀이든 여기서 할 건 아니죠. 돌아가서 합시다. 춥지는 않으십니까?” 장기문은 다리까지 저려왔는지 다리를 탁탁 털었다. 제방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장 시위님, 오늘 밤 저를 찾아온 장군들은 모두 소 대장군을 오랫동안 모신 부하들입니다. 그들은 단지 대장군을 염려하는 마음에 잠시 무례하게 말한 것입니다. 아무런 의도가 없었습니다.”장기문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제 장군께서는 제가 황제께 보고하지 않길 바라십니까? 이미 그런 말을 떠들어댔으니 무의식적으로 한 말이라곤 할 수 없겠죠. 제 장군께서도 괜한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보고할지 말지는 내 일입니다. 이번이 그대들에게 공식 임무로 복귀하는 첫 번째 기회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앞날도 없을겁니다.”제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는 호칭까지 바꿔가며 친밀함을 내세워 설득하려 애썼다. "장 형제, 당신의 사촌인 장문수 형님을 봐서라도 그 말을 못 들은 걸로 해주십시오. 앞으로 우리 형제끼리는 뭐든 다 좋게 해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나와 노홍이 당신에게 신세를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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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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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6화

    황후는 급격히 화가 치밀어 올라 잔을 내던지며 말했다.“정말 눈엣가시구나! 항상 나의 계획을 방해하기만 한다.”그러자 궁녀 란주가 옆에서 말했다.“마마. 북명왕비는 태후의 명으로 여학을 설립하고 아군여학을 도맡은 이후로, 경중의 부인들 사이에서 칭찬받고 있습니다. 지금쯤 경성의 반이 되는 명문가 부인들이 그녀를 존경하고 있으니, 정말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제황후는 순간 지난 동짓날이 떠올랐다. 그날 명부들은 하나같이 송석석을 극찬하였다. 심지어는 북명왕 부부의 금실을 감탄하거나, 그녀의 능력과 역량을 치켜세우며 여인의 모범이라 말했다.‘송석석이 여인의 모범이라면, 나는 황후로서 뭐란 말인가?’이런저런 생각에 그녀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태후께서 한때 이방을 여인의 모범이라 하셨는데, 이제 그 명성을 송석석이 차지하고 있으니, 불쾌하지도 않은 것이냐?”궁녀가 말했다.“마마, 그녀는 지금 돋보이게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어 한창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기에 그녀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사가 극에 달하면 화를 입을 테니, 언젠가 그 관심이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태후께서 그녀를 지키고 있으니, 그녀와 대립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황후가 차갑게 말했다.“태후께서 그녀를 지키는 이유는, 그저 송석석 어머니와의 사소한 옛정 때문 아니겠느냐? 여학은 태후가 하자고 하신 일이지만, 폐하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으셨다. 그저 효도를 위해 마지못해 허락한 것뿐이지. 여학을 도맡아서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송석석이 글이나 알고 있느냐? 정말 우습지 않은가? 태후는 여학을 중시하신다. 여학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도 태후께서 그녀를 계속 지킬지 두고 보자.”란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제자예 아가씨를 여학에 들여보내 선생들을 곤란하게 했던 일이 태후의 귀에 들어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더 심한 일이 벌어진다면 정말 태후를 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폐하께서도 마마를 도와주시지 않을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5화

    황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후마마께서 그 아이의 이름까지 기억하시다니, 참 그 아이의 복입니다. 예. 자예 동생은 올해 갓 성인이 되었고, 열다섯 살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숙모가 자예의 혼사를 의논하려고 저를 찾아오신 겁니다.”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나도 들었다. 숙모는 광릉후의 셋째 아들을 마음에 들어 하신다지? 나도 특별히 알아보았더니 재능도 있고 인품도 좋아서, 훌륭한 배필이라 할 만하더구나. 게다가 나이도 비슷해서 아주 딱 맞다.”그러자 황후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태후의 날카로운 눈빛에 자신의 속셈이 전부 간파된 듯한 기분이 들어,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더듬거리며 말했다.“혼사는… 신중해야 합니다. 우린 그렇다고 쳐도, 제자예의 마음에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말이 맞는다. 그래서 내가 직접 혼사를 정하진 않으마. 스스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게 하고 정말 마음에 든다면, 나에게 와서 혼사를 정해달라고 요청하게 하거라. 황후의 체면을 봐서라도, 내가 기꺼이 혼사를 내려줄 테니.”황후의 얼굴빛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는 분명 태후가 그녀가 혼사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는 말이었다. 대체 누가 고자질을 한 것일까? 어제 금방 사람을 방씨 집안에 보냈고, 오늘 아침 오수인을 궁으로 불렀건만, 말 한마디 나누기도 전에 태후가 그녀를 불러서 경고했다. “딱히 다른 일은 없다. 그저 이번 일로 네 의견을 듣고자 해서 부른 것이니 돌아가 숙모께 전하거라. 네 동생이 스스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이다. 혼사는 부모의 뜻만 따를 수는 없는 법이다.”태후는 황후를 돌려보냈다.황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절을 하며 말했다.“예. 친정의 일로 태후마마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드리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란주는 황후에게 여우 털 외투를 걸쳐주었고 이내 두 사람은 함께 본청을 나섰다.황후가 떠나자마자, 송석석과 시만자가 병풍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4화

    연 공공은 어음과 차를 받고도 입을 꾹 닫고 있었다.“마마를 뵈면 다 알게 될 것이네. 고명 부인께서 어찌 예를 어기시겠는가?“집사가 웃으며 답했다.“예. 공공의 말이 일리가 있습니다.“비록 그는 웃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속으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정말 큰일이 아니라면 어찌 조금도 얘기를 알리지 않을까?송석석은 제자예가 소란을 일으켜서 오늘 여학에 가봐야 했다. 국태부인이 전날 밤 하인을 보내어 그녀에게 정리해 달라고 전했다.그녀가 막 문을 나서자마자 방씨 가문의 가마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가마꾼들이 몹시 서두르는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 그녀는 걸음을 재촉하며 물었다.“방씨 가문에서 왔소?”가마 안에서 방 부인이 가림막을 걷으며 다급히 말했다.“왕비, 황후께서 숙모님을 궁으로 부르셨는데, 아마도 방시원과 제씨 가문 아가씨 제자예와의 혼사 때문인 듯합니다. 숙모께서 황후가 직접 명을 내리실까 봐 염려하셔서 도와달라고 하십니다.”송석석은 그 말을 듣고 다소 놀랐다.“제자예라면 아군여학의 그 제자예를 말씀하시는 겁니까?”“예. 어제 혼담을 보내왔지만, 숙모가 거절하셨습니다.”방 부인이 다급히 대답하자 송석석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하고 시만자를 불렀다.“태후께 문안을 드리러 궁에 가야겠다.”그렇게 두 사람은 말을 타고 궁으로 달려갔다.그 시각, 오숭인은 이미 마차에 올라 연 공공과 함께 궁으로 향하고 있었다.송석석와 시만자는 한발 먼저 도착해 태후를 찾아가 문안을 드렸다.태후는 평소 후궁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매달 첫날과 보름에만 문안받았다. 그저 이른 아침, 숙청제가 문안을 드리고 갔을 뿐이다.송석석의 말을 들은 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함부로 혼담을 꺼내다니. 그녀의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제씨 가문은 분명 방시원의 병권을 빌려 큰 황자를 지원하려는 속셈이다.“큰 황자가 서우를 깔보고 난 후, 태후는 그에게 몹시 불만이었다. 아직 어리고 곁에서 스승이 가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릇없고 거만해 깔보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3화

    사여령은 새로 부임했을 때 아버지에 관한 질문을 받을까 봐 매우 두려웠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사여묵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물어보는 이조차 없어 점점 긴장이 풀렸다. 그 중 대리사 소경인 진이가 몇 마디 말을 건넸다. 그는 모든 일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온화한 사람이었다. 사여령은 그에게 매우 감사하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예의를 차리지 않고 바로 물었다.그는 태어나서 제대로 된 일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감옥 관리자 일을 잘 수행해내고 싶었다. 그는 배워야 할 것도 많았고 수하의 옥졸들을 잘 관리해야 했으므로 매일 바빴다.사여묵은 진이에게 당분간 사여령에게 너무 많은 것을 묻지 말고 그가 제대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우라 했다. 사여령이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지원해 주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후 스스로 판단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었다.동지가 지나고 나서부터 중매쟁이들이 방씨 가문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오수인은 방시원에게 부인을 찾아주고 싶어 했다. 자식 문제야 그렇다 쳐도, 그의 곁에서 그를 잘 챙겨줄 사람 한 명정도는 필요했다.오수인은 아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돌아온 후, 후손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다. 오수인은 그저 아들이 평온하게 살아가길 바랐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왕청여 사건 이후, 그녀는 며느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품성을 꼽았다.이전에 혼담이 오갔던 집안은 비록 6품 관원의 딸이었지만, 덕목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왕청여와 노세진 사건이 터지면서 이 일은 무산되고 말았다.그 후 중매 얘기가 많이 들어오자, 그녀는 먼저 그들의 품성을 알아보고자 했는데, 그러던 중에 뜻밖에도 제씨 가문에서 먼저 혼담을 꺼낸 것이다.제씨 가문의 막내딸인 제자예는 갓 성인이 된 지 반년이 채 안 된 16세도 지나지 않은 나이었다.오수인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품성을 알든 모르든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느꼈다.오수인이 원래 선택했던 아가씨는 모두 18세 이상이었다. 18세가 되도록 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2화

    노주라는 말 한마디에 사여묵과 송석석은 연회를 마치자마자 급히 북명황실로 향했다. 그들은 의사당에서 지도를 펼쳤다. 노주는 강남에 위치해 있고 당시 이왕의 봉지였다. 이왕은 문엄 황제의 형제였는데 오늘날은 진국장군이 되었다. 진국 장군은 봉호만 있을 뿐 병권은 없었다. 지금의 진국장군은 사청엽이었고 황가의 청짜 돌림이었다. 이제껏 조정의 봉록을 받고 살았지만 지금은 복지가 반 이상 줄었다고 했다. 전에 심사할 때도 그를 의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노주는 비록 부유한 집안이긴 하지만 연주와 옹현에서 멀어 군대를 노주로 이동시키는 것은 꽤 곤란한 일이었다. 게다가 사청엽이라는 사람이 나쁜 일이란 나쁜 일은 다 하고 다녀 대대로 장악해 온 가업까지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예전에 그 사람에 대혼 조사에 따르면 그의 집에는 처가 32명이 있었고 미인 통방도 오 육십 명은 되었다. 그가 데려올 수 있는 미녀라면 사든 아니면 빼앗든 반드시 가져야 했다. 그래서 그는 현지 관아와도 관계가 좋지 않아 관아에서도 늘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1년 동안 그가 말썽을 일으키고 민녀를 강탈한 사건만 해도 수백 건이 넘었다. 하필이면 노주가 그의 봉지라 쫓아낼 수도 없고 맞서자니 아무리 그래도 진국장군이니 감히 그러지도 못했다. 그를 탄핵하는 상주서는 많지 않았다. 노주 지부가 3년에 한 번씩 바뀌는데 모두 황실의 체면 때문에 감히 보고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황제가 황실이라고 방임하면 나중에 자신의 벼슬길에 영향을 미칠까 봐 모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랬더니 그가 나쁜 짓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이때 염 선생이 말했다. “그에게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바로 횡포하다는 것입니다.” 사여묵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한 사람이 가난이 극에 달하면 당연히 돈을 벌 방법을 생각해 내겠지. 하지만 요 몇 년 동안 그가 노주에서 빈둥빈둥 지내면서 친구는 거의 없고 손에 실권이 없으니 돈을 벌 수도 없겠지. 조사해서 그의 개인 마을이나 산이 있는지 알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1화

    “여령아, 무릎을 꿇거라.” 영태비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사여령에게 말했다. “불효자식아, 어서 왕비에게 용서를 빌거라! 그녀는 너의 사촌 여동생이기도 하고 사촌 형수이기도 하다. 그녀가 너를 용서해야 하늘에 계신 네 어머니의 영혼에게 할 말이 있지 않겠느냐?” 사여령이 무릎을 꿇으려 하자 송석석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어디 한 번 감히 무릎을 꿇어보십시오.” 그녀의 차가운 말에 사여령은 굽으려던 무릎이 뻣뻣해졌다. 송석석은 영태비에게 말했다. “태비마마께서 다른 일이 없다면 저는 그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자 영태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비,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손자와 손녀를 보호해 주게.” 송석석은 제 자리에 서더니 고개를 돌려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태비마마께서 정말 보살님이십니다. 하지만 저희 사촌 이모께서는 태비의 연민을 받아본 적이 없지요. 그러니 그들도 누군가의 연민과 보호가 필요 없을 것입니다.” 태비는 울며 소리쳤다. “왕비님, 아무리 그래도 친척인데 어떻게 상관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들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면 왜 보호가 필요하겠습니까? 황가의 자손이 거지라도 될 수 있단 말입니까? 태비마마께서 괜한 걱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만약 태비마마께서 괜한 걱정을 한 것이 아니라면 이런 말을 내가 아니라 손자들에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송석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떠났다. 사여령은 쏜살같이 쫓아나가 그녀를 막았다. “사촌 동생아.” “당신이 내 사촌 이모의 친아들도 아닌데 사촌 동생은 무슨!” 송석석은 줄곧 사여령을 미워했다. 연왕에겐 아들이 세 명 있는데 가장 밉살스러운 것은 그가 아니었지만 첩이 낳은 아들이었다. 그래서 사촌 이모가 그를 키워줬는데 효의가 조금도 없다니. 살아있을 때 효도한 적도 없으면서 죽은 후에야 울고불고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촌 동생. 나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입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70화

    말을 하고 있을 때, 영태비가 사적으로 사람을 보내 송석석을 초대했다. 송석석은 태후마마의 허락을 받은 후에야 그곳으로 향했다. 영태비는 문엄 황제의 빈이라 아들을 따라 봉지에 가서 복을 누려야 했지만 지금은 궁궐의 외딴곳에 홀로 남아 생활을 했다. 송석석이 고 공공을 따라 영수궁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설 분위기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고, 심지어는 몇 개의 전각이 아닌 하늘과 땅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겨울이 되자 영태비의 병세가 악화되어 연왕의 아들인 사여령이 진성에 남았는데 오늘 입궁해서 조모의 곁을 지켰다. 송석석이 온 것을 보자 사여령은 일어나 인사를 했다. “왕비님, 오셨습니까?” 송석석은 그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큰 도련님도 계셨군요.” “네, 조모께 문안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사 여령은 송석석 앞에서 감히 그녀의 눈을 쳐다볼 수 없어 고개를 숙였고, 송석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영태비께 인사를 올렸다. 영태비는 등에 비단 베개 두 개를 받치고 침대에 기대 있었는데 안색이 노란 데다 푸르스름했고, 희끗희끗한 머리는 풀어헤친 채 계속 누워있었던 탓에 헝클어져 있었다. 그녀는 연신 기침을 하더니 송석석에게 말했다. “왕비, 어서 앉게.” 영태비는 말하는 속도가 아주 느리고 힘이 없었다. 궁녀가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놓자 고 공공이 말했다. “왕비님, 앉으십시오. 태비마마께서 몸이 허약해서 말소리가 크지 않으니 가까이 앉으셔야 들을 수 있습니다.” 송석석은 태비마마께 감사를 표하고 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태비마마께서는 좀 괜찮으십니까?” “아마도 낫지 않을 것이다.” 영태비는 말을 하며 입술에 립밤을 좀 발랐는데 혈색을 더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창백해 보였다. 송석석은 영태비를 위로했다. “잘 치료한다면 금방이라도 괜찮아질 것입니다.” 전 중의 숯불은 아주 따뜻하게 타올라서 송석석은 조금 뜨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태우는데도 연기 한 점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아 좋은 숯임을 알 수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169화

    혜태비는 궁에 들어오자마자 덕귀태비와 제귀테비를 찾아가 정원을 노닐었다. 혜태비는 홍보석 장신구가 오늘 피부색을 잘 받쳐주어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사여묵은 송석석과 함께 태후마마에게 문안을 드리러 태후전에 들어갔는데 많은 명부들 또한 때를 지어 태후에게로 왔다. 마침 방시원의 어머니인 오수인도 태후에게 인사를 드리러 궁으로 들어왔는데, 태후가 이렇게 많은 명부들 앞에서 방시원의 혼사를 물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 같았다. 오수인은 마음속으로 괴로움이 가득했지만, 감히 태후 앞에서 하소연하지는 못했다. “태후마마, 혼인을 조급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태후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방시원이 고생이 많구나. 이유 없이 이런 일에 연루되고, 너희 집안은 더할 나위 없이 인자한데 하필이면 그 사람들 때문에 발칵 뒤집히다니.” 오수인은 그제야 태후께서 왜 갑자기 그 말을 물으셨는지 알았다. 알고 보니 방시원과 방 씨 가문을 위해서였다. 그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복이 천박한 것 같습니다.” 그러자 태후가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거라. 그는 우리 상국의 훌륭한 장군이자 황은을 받들고 있는데 복이 천박하다니? 그의 운명은 분명 찾아올 것이다.” “예, 태후마마께서 좀 더 신경을 써주십시오.” 사건이 일어난 후 사람들은 다소 조롱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었는데, 지금 현장에 있던 명부들의 오수인을 보는 눈빛은 순식간에 달라져 있었다.하지만 태후께서 말씀을 하시니 상황이 달라졌다. 태후는 방시원을 상국의 훌륭한 장군이라고 평가했다. 여태껏 조정의 일에 참견하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방시원을 위해서 나선 것이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총명한 사람이기에, 태후의 이 뜻을 알아듣지 못할 리 없었다.그러니 앞으로 아무도 감히 방 씨 가문을 무시하지도, 함부로 입에 담지도 못할 것이다.태후마마께서는 방시원의 얘기를 길게 하지 않고 다른 가문의 일도 물어보았다. 그리고 제대부인이 보이지 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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