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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차우미가 명확하게 말했기에 나상준도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휠체어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고 그녀도 안심되었다.

나상준은 알아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의외의 말이다.

그녀가 상상치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

차우미는 한동안 멍하게 앞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나상준이 내뱉은 말에 당황했다.

3년간 봐온 나상준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성숙해지고 점점 속마음을 잘 숨겼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감정을 내비치지 않았고, 그의 감정을 알아차리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두 사람은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부부였고, 그녀만큼은 나상준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는 나상준은 절대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상준은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상준은 차우미가 앉은 휠체어를 밀며 앞을 주시했다.

평소처럼 앞만 바라보며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갔다.

평소처럼, 평온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의 미묘한 변화를 차우미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베일듯한 턱선, 날카롭게 솟은 콧날, 그녀가 처음 보는 짙은 눈동자였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나상준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녀가 나상준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가까워졌다.

차우미는 자신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다.

빨라지는 심장 박동은 어제도 느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입술도 살짝 깨물었다.

그녀의 뇌리로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났다.

순간, 차우미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내가 외도라도 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가 온이샘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그가 내뱉은 말뜻은 아주 명확했다.

그는 주로 밖에서 일했고 집에서 아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의 할아버지를 믿었기에, 그녀도 의심하지 않았다.

차우미의 가족을 믿었기에 그녀를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혼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그녀의 곁에 다른 남자가 생겼고, 나상준은 둘 사이를 외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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