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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나상준은 셔츠 소매의 단추를 풀고 걷어 올렸다. 그의 굵은 팔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차우미는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차리고 황급히 말했다.

"가서 일해, 난 간병인이 있으니까 괜찮아."

간병인이 있기에 굳이 그가 돌볼 필요는 없었다.

워낙 일이 많았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그녀를 돌볼 필요는 없었다.

나상준은 양쪽 옷소매를 걷어붙인 뒤 그녀의 뒤로 가서 휠체어 손잡이를 잡았다.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나갔다.

차우미는 입술을 살짝 벌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이런 모습은 어젯밤과 매우 흡사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고 자기가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을까?

차우미는 그의 차분한 발소리에 집중했다.

휠체어를 타고 앞으로 나아갔고 그녀의 입술도 서서히 닫혔다.

나상준은 차우미가 탄 휠체어를 밀고 호텔에서 나왔다.

식사 후 한가한 산책을 하는 것 같았다.

서서히 퇴근 시간과 가까워졌고 도로에는 차들이 점차 많아졌다.

인도에 오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가로등도 하나 둘 켜졌고 도시의 열기가 한층 무르익어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어디 갈까?"

나상준의 질문에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렇게 한동안 목적지 없이 걸을 줄 알았다.

차우미가 눈을 깜빡이더니 말했다.

"그냥 걸어."

목적지는 없었다, 다만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경치를 볼 생각이었다.

"음."

낮은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흘러나왔고,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다시 두 사람을 감쌌다.

차우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사고였고 마음에 두지 마."

"발이 완쾌하지 않아 한동안 더 치료해야 할 것 같아, 큰 문제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간병인이 아주 친절해, 세심하고 일도 잘해. 그러니까 안심해."

"가서 할 일 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그는 호텔로 되돌아가야 했지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에 간병인이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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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헐.. 나상준 입에서 온이샘 이름이 나올 줄이야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네 신경이 쓰이면.. 차우미한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표현도 해야 되는거 아냐? 지금까지 읽으면서 느낀거지만.. 아무리 나상준이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다고해도 그저 혼자 이런저런 생각만 하고.. 눈빛으로만 말하면 차우미가 돌아 오겠냐고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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