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은 자신의 말로 인해 임초연이 미운털이 박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다정은 두 아이를 깨워 등원 준비를 했다.아이들은 뭉기적거리다가 세수하며 물었다.“엄마 나중에 뭐 하러 가실 거예요?”다정은 하윤이에게 겉옷을 입히며 말했다.“엄마가 어딜 가겠어, 너네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산 중턱에 있는 별장으로 갈 거야. 요즘 약재에 관한 일이 많네, 집에 있는 옛날 약재 중에 희귀한 약재를 별장에 있는 땅에 심어야 해서 너무 바빠.”이 말을 들은 하준은 눈을 깜빡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엄마, 너무 바쁘시면 저랑 하윤이가 도와드릴게요.”하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맞아요, 엄마!”“유치원은 너무 지루해요, 하나도 재미없어요. 차라리 저희가 일을 도와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아이들의 말랑말랑한 목소리가 사랑스럽게 들려왔다.다정은 웃으며 그들의 통통한 볼을 꼬집었다.“너네는 가서 일을 도와주고 싶은 거야, 아니면 놀러 가고 싶은 거야?”아이들의 진짜 속셈이 무엇인지 남은 몰라도 다정이 어찌 모를 수 있을까?하윤은 혀를 내두르며 얼른 대답했다.“엄마, 당연히 엄마를 도와주러 가는 거죠, 저랑 오빠는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면 되잖아요!”하윤은 말을 하며 마치 자기 능력을 보여주려는 듯 가슴과 배를 두드렸다.그들의 모습을 본 다정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안 돼!”말로는 도와준다지만 놀러 가기 위한 속셈인 걸 알고 있다.예전부터 아이들은 줄곧 별장, 별장 노래를 불렀지만, 현재로서 다정은 동의할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늘 수업 열심히 듣고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그때 얘기하자.”아이들은 실망한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엄마는 진짜 쪼잔해요!”“맞아, 쪼잔한 엄마가 얼른 유치원에 데려다줄게. 서두르지 않으면 늦을 거야.”엄마와 아이들은 웃으며 집을 나서서 유치원으로 향했다.……아파트 입구에 검은색 자동차 한 대가 길가에 세워져 있고 차 안에는
집사는 옆에 서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작은 상처가 아니야.’‘좀 더 깊으면 뼈도 보일 것 같아.’생각하다 집사가 입을 열었다.“고 선생님, 그래도 병원에 가 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그녀가 스스로 붕대를 감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병원에 가서 붕대를 감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직접 하시다가 세균에 감염이라도 되면 어떡해요?”집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그러나 고다정은 고개를 젓고 웃으며 말했다.“제가 의사인데 병원에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도 심각하면 병원에 갔겠지만 이건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다정에게 있어서 이것은 단지 경미한 부상일 뿐이지 병원에 갈 필요는 없었다.그녀의 고집을 본 집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여준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정이 뒷마당에서 약재를 재배하고 있을 때, 준재가 찾아왔다.“고 선생님, 왜 아직도 약재를 재배하고 계세요?”준재의 말을 들은 다정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요?”‘약 밭을 가꾸러 왔는데 내가 여기 없으면 난 어디에 있어야 하는 거야?’준재는 말을 덧붙였다.“심하게 다쳤다고 집사한테 들었어요. 어때요, 어디가 다친 거예요? 심각한 거예요? 지금 못하겠으면 다른 사람한테 맡겨도 돼요. 다쳤으면 쉬는 게 더 중요하죠.”이 말을 들은 다정은 그제야 알아차렸다.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여 대표님, 전 괜찮아요. 그냥 조금 베였을 뿐이에요. 정말 괜찮아요.”“하지만 출혈이 꽤 심하셨다면서요. 아니면 지금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세요. 나중에 상처가 감염되면 어떡해요?”준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완곡히 거절했다.“정말 그럴 필요 없어요, 여 대표님. 전 의사예요. 정말 심각했다면 저도 알았겠죠. 그리고 설령 무슨 일이 있었다 한들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그녀는 굳은 얼굴로
“없어요.”고다정은 침착한 목소리로 입을 연 뒤 잠시 멈칫거리고는 설명했다.“이 근처 이웃들은 모두 친해요,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그렇기에 CCTV를 설치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일이 복잡하게 됐네요.”다정은 마음이 뒤숭숭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준재는 개의치 않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본 뒤 훼손된 약밭을 자세히 훑어보았다.“그렇다면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손을 댔다는 건데, 분명히 고의적인 짓이네요.”다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침묵을 유지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준재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단지 그녀는 지금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경영?’‘아니면 고다빈?’고다정은 주먹을 꽉 쥐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그녀의 어두운 안색을 본 준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구남준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근처에 의심스러운 단서가 있는지 확인해 봐.”“알겠습니다.”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 떠났다.이를 본 다정은 준재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감사해요.”“고 선생님, 그렇게 감사해하지 않으셔도 돼요.”웃으며 말하는 준재의 얼굴에는 자신도 알아채지 못할 부드러움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다정은 지금 모든 신경이 약밭에 쏠려 있어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강말숙은 아수라장이 된 약밭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다정아,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니?”머리속이 어지러운 다정은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무엇을 해야 할지 경황이 없었다.준재도 그녀가 경황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저 약재 중에 다시 구할 수 있는 게 있나요?”그의 차분한 목소리를 들은 다정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약 밭을 둘러보니, 비록 아수라장이더라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약재들이 남아있었다.“있어요.”그녀는 말을 하는 도중 약밭에 들어가 손상된 약재들을
저녁이 되자, 유치원이 끝났다.하준과 하윤이 손을 잡고 나오다가 유치원 앞에 여준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멋쟁이 아저씨!”두 아이들의 눈이 곧바로 반짝이더니 한달음에 달려갔다.하준은 얌전히 준재와 두세 걸음 떨어져 있을 때 멈춰 섰다.하윤은 오히려 반갑게 준재를 껴안았다.“멋쟁이 아저씨, 오늘 엄마랑 같이 오셨어요?”“아니, 아쉽지만 오늘은 나 혼자만 너희를 데리러 왔어.”자신의 앞에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를 쳐다본 준재의 인상은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었고 미소로 화답했다.이 말을 들은 두 아이는 눈을 깜빡이며 동시에 물었다.“멋쟁이 아저씨, 엄마는 왜 안 왔어요?”“엄마가 많이 바빠서 아저씨한테 너희를 데리러 가달라고 부탁하셨어. 엄마가 일을 다 하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가는 건 어때?”준재는 나긋나긋하게 설명하고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아이들은 그를 좋아하고 또 그와 함께 놀고 싶었기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좋죠.”이 말을 들은 준재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옅은 웃음을 자아냈다.처음엔 다정이 없어 아이들이 그와 함께 있는 걸 꺼려하면 어쩌지 걱정을 했지만, 지금 보니 그건 너무 지나친 생각이었다.“그럼 아저씨랑 맛있는 저녁 먹으러 가자, 어때?”준재는 허리를 약간 구부려 미소를 머금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쳤다.아이들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윤은 준재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멋쟁이 아저씨, 그럼 제가 먹고 싶은 거 말해도 돼요?”준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당연하지, 뭐 먹고 싶어?”“저는 스테이크 먹으러 가고 싶어요. 그곳에 진짜 맛있는 케이크가 있거든요.”그 소녀는 입맛을 다시며 기대에 찬 눈으로 준재를 바라보며 말했다.준재는 빙그레 웃으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이 욕심꾸러기!”그렇게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고급스러운 양식 레스토랑에 갔다.“저희 메뉴판입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직원이 메뉴판을 건네주었다.준재는
집에 돌아갔을 때는 날이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이거 받아요, 고 선생이랑 할머니께서 아직 밥을 안 드셨을 것 같아서 음식을 포장해 왔어요.”여준재는 포장된 음식을 건네며 말했다.고다정은 그의 섬세한 면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마워요.”그녀는 감사를 표하며 음식을 건네받았지만, 이 남자가 이렇게 세심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그날 밤, 다정과 외할머니는 밥도 먹지 않고 줄곧 약밭을 정리했다.강말숙도 옆에서 감사를 표했다.“오늘 저희 하준이랑 하윤이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아니에요, 아이들이 너무 얌전해서 제가 한 것도 없어요.”준재는 웃으며 그쪽을 바라봤다.그때 아이들이 외증조할머니와 다정을 안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멋쟁이 아저씨와 저녁을 먹으러 간 이야기를 꺼냈다.하윤이는 준재의 팬이라도 된 것처럼 온갖 칭찬을 했다.“엄마, 전 아저씨가 너무 좋아요. 오늘 저랑 오빠한테 밥도 사주셨어요. 오빠랑 저는 완전 배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아저씨가 하윤이한테 진짜 맛있는 케이크도 사주셨어요.”하준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그는 하윤보다 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똑 같은 생각이었다.준재는 놀란 마음에 눈을 크게 떴다.아이들이 이렇게 칭찬할 줄은 몰랐지만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아이들을 위한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어.’다정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그렇게 몇 사람이 몇 마디 웃고 떠들자 준재는 약밭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약밭은 다 정리됐어요?”“아직이요. 날이 어두워져서 약재가 잘 안 보여요. 나머지는 내일 다시 처리하려고요.”다정은 순식간에 입가의 웃음이 사라지고 어두워진 채 고개를 저었다.준재는 왠지 마음이 아파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내일 제가 사람들을 보낼게요. 도움이 될 거예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 했다. ‘결국, 오늘도 여 대표님께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어. 이 정도의 일은 내가 처리할 수 있을 거야.’그녀는 준재에게 그런 생각
다음 날 이른 아침, 고다정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구남준이 문을 두드렸다.“구 비서님, 아침 일찍 무슨 일이세요?” 문밖에 서 있는 그를 본 다정은 의아해 입을 열었다.남준은 정중히 말했다.“좋은 아침입니다, 고 선생님. 여 대표님 지시대로 약밭을 복구시킬 저희 사람들을 데려와 배치 중에 있습니다.”“그렇군요, 비서님 잘 부탁드릴게요. 그럼 지금 오시는 건가요?”다정은 그에게 감사 인사를 했지만 정신이 없었다.남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네, 그렇습니다. 고 선생님께서 약원 일로 바쁘실 것 같아서 하준이랑 하윤이 등원을 저희가 책임져도 되는지 물어보려고 왔습니다.”“그건 너무 죄송한 걸요.”솔직히 말해서 다정은 조금 감동했다.그녀는 실제로 약밭에 대한 걱정이 컸다.남준은 웃으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저희 차가 아래층에 대기하고 있으니 가는 길에 데려다 드릴 수 있어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럼 부탁드릴게요, 얼른 하준이랑 하윤이를 데리고 올게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들어가 소리쳤다.“고하준, 고하윤! 준비 다 했어?”“다 했어요.”아이들은 큰 소리로 대답했다.그들은 방금 엄마와 비서 아저씨의 대화를 듣고 작은 책가방을 맨 뒤 총총거리며 걸어나왔다.“엄마, 구남준 아저씨. 저희는 준비 끝났어요, 가요.”총총 뛰어오는 귀여운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남준은 왜 대표님이 그렇게 변했는지 알게 됐다.사랑스러운 목소리만으로도 마음이 나른해졌다.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한 후, 아이들은 남준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내려가자마자 뒷좌석에 앉아 있는 여준재를 본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멋쟁이 아저씨, 아저씨도 계셨네요.”“멋쟁이 아저씨, 오셨는데 왜 안 올라오셨어요?”두 아이는 너나 할 것 없이 입을 열었다.준재는 온화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아저씨는 처리할 일이 있어서 올라가지 않았어. 아침은 먹었어?”“아직이요. 근데
“알겠습니다.” 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곧바로 떠나지 않고 머뭇거리며 말했다.“대표님, 이번 약밭을 훼손한 범인에 대해 고 선생님께 말씀드릴까요?”“물론 그렇게 해야겠지, 하지만 장민기는 경찰에 넘겨서 처리해.”여준재는 거의 생각을 하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남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돌아서서 일을 처리하러 갔다.……정오에 가까워지자 준재는 간단히 정리를 한 뒤 고다정을 찾아갔다.마침 다정도 약밭 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돌아왔다.그녀는 거실에 앉아 있는 기품이 범상치 않은 그를 보며 매우 의아해했다.“여 대표님, 왜 여기 계세요? 몸이 안 좋으세요?”그녀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앞으로 다가가 준재의 손을 잡고 맥박을 진단했다.준재는 그녀의 행동을 보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고 다정이 맥박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렸다.잠시 후, 다정은 손을 놓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지난 2주 동안 몸이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꾸준히 관리하시면 분명 더 좋아질 거예요. 오늘 오신 이유가 건강 때문이 아니라 약밭에 관한 일 때문에 오셨군요.”준재는 손을 거두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구 비서가 몇 가지 단서를 찾았어요. 고다빈 씨가 벌인 일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그 날 차를 끌고 온 장민기 씨가 그녀의 매니저 겸 운전기사더라고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원래도 고다빈의 짓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증거가 없더라도 틀림없이 고다빈이 한 짓일 거야!’“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 제가 여기서 수년 동안 약재를 길러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난 걸 보면 그 사람이 아닐 수가 없어요!”“맞아요, 하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둘러봤다.다정은 굳은 얼굴로 눈앞이 흐려져 이를 악물고 말했다.“당연히 두배로 돌려줘야죠!”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자리에 일어서 고다빈을 찾아 나섰다.준재는 이를 보고 바짝 뒤따라 나섰다
밝고 호화롭던 거실은 삽시간에 긴장감이 맴돌았다.진시목은 고다정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입을 연 그는 자신의 아내를 쳐다보며 몇 초간 생각에 잠겼다.“너 또 무슨 짓을 한 거야?”고다빈은 그의 질문을 받자 순간 겸연쩍었다.그러나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면 결코 인정할 수 없었다.“내가 뭘 했다고? 난 맨날 집에 있었어. 단지 저 여자는 트집 잡으러 온 거야!”다정은 이 말을 듣고 기가 찼다.“뭐? 트집? 고다빈,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워. 장민기가 이미 네가 시켜서 약밭을 훼손했다고 자백했어.”“난 아니야!”다빈은 마치 이렇게 하면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는 듯이 큰 소리로 반박했다.다정은 비꼬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왜, 아직 인정 못 하겠어? 인정 못하면 어쩔 수 없지. 경찰에 이미 신고했어, 날 괴롭히고 싶은가 본데, 그럼 너도 편하게 살 생각 추호도 하지 마!”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다빈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다빈은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아우라에 겁이 나 뒷걸음질을 했다.“뭐, 뭐 하자는 거야?”“걱정 마, 때릴 생각은 없으니까. 내가 안 해도 법이 너 같은 쓰레기들을 처벌할 거야!”다정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다빈은 그녀의 굳은 표정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데도 다빈은 이를 악물고 꿋꿋이 말했다.“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마. 미행? 장민기? 뭐, 약밭? 난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니까!”“몰라? 넌 내가 충분한 증거도 없이 널 찾아왔다고 생각하니?”다정은 비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어제부터 여 대표님이 날 도와서 정확히 조사해 주셨어. 장민기는 네 매니저이자 운전기사 맞지? 아직도 연락하고 있잖아!”이 말이 끝나자 다빈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자기도 모르는 새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안타깝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다정은 계속해서 말했다.“장민기는 이미 경찰에게 잡혔어. 내 약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