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재의 말은 안정제처럼 순식간에 고다정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심해의 장면을 바라보았다.시간은 분 단위로 흘러갔지만 두 사람이 손을 계속해서 꼭 잡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영상이 끝나자 불이 켜졌다.그제야 이를 알게 된 다정은 당황스러워하며 재빨리 손을 뺐다.“저, 죄송해요.”다정은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얼른 숨고 싶었다.그녀는 차마 준재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어휴, 다정아, 너 진짜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준재는 별 생각하지 않았기에 옆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괜찮아요.”이어 옆에 있는 두 아이를 보며 물었다.“보고나니까 어때?”이 말을 하자 두 아이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하준은 신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바다는 정말 마법 같아요!”하윤은 그의 옆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고 큰 눈을 깜박이며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맞아요. 아빠, 방금 신기한 물고기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또 갑자기 저한테 달려드는 거대한 상어도 봤어요.”이때 다정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하윤의 말을 들은 준재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는 다정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정말? 하윤이는 그게 무서웠어?”하윤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고 당당하게 가슴과 배를 두드렸다.“하윤이는 저런 거 하나도 안 무서워요! 이게 모두 가짜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 아무리 큰 상어라도 절 놀라게 할 순 없어요.”이 말을 들은 준재는 더욱 웃겨서 그녀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너희들은 아주 용감하구나.”“당연하죠!”“그럼요, 그럼요.”다정은 옆에 앉아 세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졌다.방금 자기가 무서워하던 때를 생각하면 더욱 얼굴이 붉어져만 갔다.의외로 그녀는 두 아이 못지않게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 다정은 황급히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자, 다 봤으니까 이제 집에 갈까?”그녀는 당장 부끄러운 이곳을 떠나고 싶
고다정은 여준재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온 준재는 침대에 앉아 옷을 벗기 시작했다.다정은 익숙한 듯 옆에 서서 은침을 소독하고 기다리고 있었다.준재는 셔츠를 벗고 탄탄한 상체를 드러냈다.그의 탄탄한 몸을 보고 있자니 다정은 문득 아침에 유치원에서 포옹을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양쪽 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졌다.다정은 재빨리 반응하고 즉시 눈을 떨구고 시선을 돌렸다.이때 준재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선생님, 저는 준비 끝났어요.”이 말을 들은 다정은 심호흡을 한 뒤 정신을 차리고 얼른 대답했다.“알겠어요.”그녀는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감추고 한숨을 쉬었다.‘고다정, 너 의사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마음을 진정시킨 다정은 침대로 다가가 은침을 꺼내 침을 놓기 시작했다.침술 과정은 매우 신중해야 했기에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그저 서로의 심장 소리와 숨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리는 다정의 질문뿐이었다.“여기도 아파요?”“침이 들어갈 때 많이 아프세요?”준재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아프면 말해줘요, 그럼 제가 최대한 살살 해볼게요.”그 말이 나오자 다정의 얼굴이 급속도로 뜨거워졌다.‘왜 이 말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야…….’따뜻한 노란색 조명이 두 사람을 감싸며 은은한 황금빛을 선사했다.그런 공간에서 그녀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이상했다.다정은 점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자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준재의 반응을 살펴보았다.그가 오해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고 선생님, 피곤하세요? 피곤하시면 좀 쉬어도 돼요.”다정의 숨소리를 들은 준재는 자연스레 물었다.다정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분명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인데 어떻게 그런 이상한 생각을 가질 수 있어?’다정은 재빨리 쿵쾅대는 심장 소리를 감추고 집중하려 노력했다.…
“약 냄새요?”이상철은 의아해하며 물었다.“무슨 약 냄새요?”다정은 입을 열어 다시 설명했다.“예전에 저는 아이들의 몸에 향주머니를 넣어 놨어요. 이 향주머니가 진정 효과가 있거든요. 이걸 넣어두면 아이들이 편하게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마왕이에게 효과가 생겼네요.”이를 들은 이상철은 그제야 이해했다.“그렇군요.”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아가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자, 얘들아 많이 놀았지? 이제 들어와서 쉬어.”두 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노는 모습을 보니 꽤 오래 논 것 같은 눈치였다.그들은 다정의 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행동을 멈췄다.아이들이 옆으로 다가오자 다정은 손수건을 꺼내 그들의 땀을 닦아주었다.두 녀석은 큰 눈을 깜박이며 동시에 말했다.“엄마, 마왕이는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다음에는 저희 집에 있는 고양이 두 마리를 데리고 와서 같이 놀고 싶어요!”그들의 순수한 말을 들은 다정은 반박하지 않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 알겠어. 어휴, 이 땀 좀 봐, 얼른 쉬어. 물도 좀 마시고.”두 아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엄마.”다정은 마왕에게 다가갔고, 다정을 본 마왕은 극도로 온순해졌다.그는 다정의 행동을 예상이라도 한 듯 순종적으로 그녀의 옆에서 배를 까고 누워 뒷다리를 미리 뻗었다.다정은 가볍게 웃으며 감격했다.‘역시 마왕이는 영리해.’그녀는 검사기구를 들고 간단히 마왕이의 상태를 확인했다.지난번의 치료를 마지막으로 마왕이의 다리는 거의 다 회복된 듯 보였다.그녀는 그제야 안심하고 물건을 정리한 후, 손을 뻗어 마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마왕아, 이제부터는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을 거야!”마왕은 혀를 내밀고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비비며 마치 고맙다는 듯이 행동했다.다정은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준재 곁으로 걸어가 간단히 몇 마디 당부를 했다.“마왕이는 곧 다 나을 거예요. 달리 말씀드릴 게 없어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정말 찾아보고 싶었지만,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동시에 고다정은 이 일이 어려운 여정의 시작일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두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다음 날 아침, 다정은 아이들을 배웅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그 사람을 찾아보기로 한 이상, 대충 할 순 없었다.가장 먼저 그녀는 컴퓨터를 켜고 기억의 퍼즐을 맞춰 호텔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다행히 도시 전체에 그렇게 큰 규모의 호텔은 많지 않았다.검색된 사진과 정보들이 한 건물을 향해 있었다.그 당시에는 임페리얼로 불리는 호텔이었다.그리고 지금 이 호텔은 YS그룹이 소유한 호텔이었다. 이를 본 다정은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이곳이 YS그룹이 소유한 호텔이라면 YS그룹 사람이라면 모든 정보를 확실히 알고 있을 거야. 여 대표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곧 알게 될 줄도 몰라.’‘여 대표가 도와주신다면, 혼자서 조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할 거야.’이 생각이 들자 다정은 더욱 마음이 굳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내야 해!’……한편, 임초연은 사무실에 앉아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이동원의 전화라는 걸 확인한 순간, 초연의 표정이 달라졌다.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요즘은 어때? 뭐 알아낸 거라도 있어?”동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가씨, 어제 아침 유치원에서 열린 학부모회에 그 여자와 동행했습니다. 그 후, 두 분은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아쿠아리움으로 갔습니다.]이 말을 들은 초연은 눈이 흔들리고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냥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거야?’‘개인 의사와 그렇게까지 친해질 필요가 있나?’초연은 손끝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휴대폰을 꽉 쥐었다.그녀의 촉은 두 사람의 관계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사진은 찍었어?”초연은 계속해서 물었다.동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찍었습니다.]초연은 가
여준재는 사진을 집어 들고 서둘러 말하진 않았다.이 사진들은 어느 각도에서든, 어떤 장소에 있는지 다 알 수 있었다.그가 고다정의 집에서 나올 때와 다정이 집을 떠날 때까지의 모든 장면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준재는 사진을 꼭 쥐고 설명했다.“어머니, 고 선생님과 저는 의사와 환자 사이일 뿐만 아니라 친구이기도 해요. 서로 돕는 게 당연하죠. 고 선생님은 절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호전된 것도 다 선생님 덕분이죠. 고 선생님이 절 필요로 하고 도울 수만 있다면 전 당연히 손을 내밀게 돼요.”그 말로 그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다 한 셈이다. 심해영은 준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준재가 함부로 행동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안도감을 느꼈다.심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일깨워 주었다.“엄마는 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지만 어떨 때는 분수를 잘 파악해야 한단다.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꼬투리를 잡힐 일은 최대한 안 만드는 게 좋잖니!” 이 말을 들은 준재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그는 사진을 들며 의아한 듯 물었다.“엄마, 이 사진들은 어디서 나셨어요?”그는 사진을 들고 누군가 하루 종일 그들을 따라다녔지만 눈치채지도 못했다는 생각에 그의 눈과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경각심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그 사람의 미행 수단이 치밀해서인지 모르겠다.심해영은 대답했다.“이 사진은 누군가가 익명으로 보낸 거야. 오후에 집에 오니 있더구나.”이 말을 들은 준재는 더욱 침묵에 빠졌다.사진이 익명으로 보내졌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저녁을 먹은 후, 여진성이 서재로 준재를 불렀다.두 사람은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준재는 나갈 채비를 했다.준재가 대문을 나서자 구남준은 이미 문 앞에 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타자마자 준재의 말투와 눈동자가 극도로 차가워졌다.“요즘 누가 나를 미행하고 있는 것 같아,
임씨 그룹.임초연은 즉시 소식을 전달받았다.‘이동원이 잡혔어!’순간 초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원래 여준재는 나한테 아무런 관심이 없었잖아,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에게 더욱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어.’이 생각이 든 초연도 따라서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녀는 곧장 가방을 들고 YS그룹으로 달려갔다.돌연 그녀가 로비로 걸어가자마자 프런트에서 막히고 말았다.“임초연 씨, 누구를 찾아오셨나요?”“준재 씨를 만나러 왔어요.”임초연은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준재 씨에게 제가 찾아왔다고 전해주실 수 있나요? 아주 중요한 부탁이에요.”프런트 직원은 이를 거절했다.“임초연 씨, 정말 죄송하지만 대표님은 지금 바쁘셔서 시간이 없으십니다.”“회사 협업에 관한 일이라면 앞으로 저희 총지배인을 찾아가 직접 얘기하시면 됩니다. 저희 회사와 임씨 그룹의 모든 프로젝트 사항은 총지배인에게 넘겨졌습니다.”프런트 직원의 말에 초연의 표정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이건 나랑 명확한 선을 긋겠다는 거 아니야?’‘다른 사람에게 넘긴 거라면 앞으로 준재 씨를 볼 수 없잖아.’생각에 잠긴 초연은 재빨리 대답했다.“지금 준재 씨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제가 설명해야 할 게 있어서 그래요.”프런트 직원은 정중한 표정을 지으며 완곡히 거절했다.“임초연 씨, 정말 죄송하지만 안될 것 같습니다. 저희도 대표님의 지시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이 한마디로 초연을 막아버렸다.그녀는 쓰라린 마음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준재 씨가 날 정말 싫어하는 거야…….’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그녀는 바로 YS그룹 대저택으로 갔다.심해영은 초연을 보자마자 미소를 지었다.“초연아, 어떤 일로 왔어? 회사는 안 바쁘니?”초연은 입술을 깨물고 머뭇거리며 말했다.“이모, 저, 제가 실수한 것 같아요.”그제야 심해영은 초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황급히 물었다.“무슨 일이야? 초연아, 또 준재가 널 힘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효과가 좋아요.”그는 말을 마친 뒤 한 마디 더 덧붙였다.“고 선생님의 약을 복용한 이후로 제 몸은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고 선생님은 정말 능력 있으신 분이에요.”그의 말 속에는 고다정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심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임초연의 말이 떠올랐다.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준재야, 초연이에게 이야기 들었어. 이 일은 정말 그 아이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 나도 그렇게 말했고. 앞으로는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말해놨단다. 그래도 초연이가 널 그만큼 좋아하니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른 거 아니겠니, 너무 뭐라고 그러지 마…….”심해영은 여전히 초연을 감싸며 이야기를 했다.‘초연이는 확실히 괜찮은 며느릿감이야.’그러나 준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어머니, 임초연 씨가 찾아왔나요?”그는 그제야 날카롭게 반응했다.‘어쩐지, 어머니가 갑자기 오실 일이 없는데.’‘역시 목적은 따로 있었구나.’심해영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초연이는 정말 착한 아이야, 평소에도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한단다. 이번 일은 널 정말로 좋아해서 이렇게 충동적인 행동을 한 것 같아. 내가 말했잖니, 그 아이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어떻겠니…….”심해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준재가 입을 열었다.“어머니,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하지 마세요.”준재의 침착한 얼굴은 차가움으로 뒤덮여 있었다.“어머니도 오랫동안 절 봐오셨으니 잘 아실 거예요. 임초연 씨가 벌인 행동은 선을 넘었습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를 좋아한다는 명분으로 용서할 수 없어요.”준재의 말은 냉담하고 무자비하게 들렸다.이를 본 심해영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그녀는 준재의 완고한 성격을 알고 있었고, 그가 마음먹은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 되었든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었다. ‘보아하니, 이번엔 초
“고다정 씨 되십니까?”다정을 보자마자 종업원이 즉시 다가와 말을 건넸다. 다정은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육성준 씨는 이미 안에 와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세요.”이어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세 사람은 룸으로 들어갔다.성준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짧은 다리를 뻗으며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아이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삼촌, 그동안 어디에 계셨어요?”“저랑 오빠가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요?”“삼촌, 엄마가 삼촌이 많이 바빴다던데, 삼촌도 우리가 보고 싶었어요?”아이들은 다정하게 한 마디 한 마디 주고받으며 성준의 마음속에 꽃이 피도록 했다.게다가 아이들은 워낙 귀엽게 생겨서 보기만 해도 가슴이 간질 간질거렸다.성준은 손을 내밀어 아이들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연히 너희가 너무 보고 싶었지!”이어 그가 뒤에서 선물 상자 몇 개를 꺼냈고, 그의 뒤에는 십여 개가 넘는 선물 상자가 있었다.“저거 봐, 저게 다 뭘까?”그의 말에 따라 시선을 옮기니 많은 장난감이 보였다.레고, 퍼즐, 피규어, 인형 등 없는 게 없었다.마치 성준이 장난감 가게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만 같았다.성준의 모습을 본 다정은 웃음만 나올 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너 너무 오바한 거 아니야? 아이들한테 이렇게 많은 장난감은 필요 없는데, 게다가 집에 둘 공간도 거의 없어.”성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고개를 저었다.“이게 뭐가 오바한 거야? 내 눈엔 아직도 부족하기만 한데.”“이번에는 급하게 오느라 많이 못 사 왔어, 다음에 만나면 더 많이 사줄게!”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재빨리 말했다.“고마워요, 삼촌!”“삼촌, 역시 삼촌밖에 없어요!”다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은 정말 못 말렸다.그녀의 소리로 모두 일단락되었다.“알겠어, 진정하고 우선 음식부터 시키자.”성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막 수업 끝나고 왔으니 아이들이 많이 배가 고플거야, 애들이 좋아하는 게 있는가 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