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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솔로가 뭐 어때서

토라진 친구의 말을 들으며 고다정의 눈에는 무력감이 가득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를 설득했다.

“그래도 채성휘 씨가 모르는 건 아닌 것 같아. 이번에도 단호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에 대한 태도는 변함없잖아. 그리고 자기 부모님이니까 본인도 난처할 거야. 부모님이 조금 억척스러운 분들이라 그렇지 채성휘 씨도 말했잖아. 앞으로 너와 운산에 정착할 거라고. 그 집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도 아니니까 별문제 없을 거야.”

이 한마디에 임은미의 마음속에 있던 분노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사실 다정의 말이 맞았다. 어쨌든 채성휘의 부모님이니 채성휘가 어느 정도 배려를 하는 건 당연했고 앞으로 그들은 운산에 정착할 테니 채씨 가문 어른들의 태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임은미의 흔들리는 모습을 본 것인지 고다정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네가 채성휘 씨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해도 아저씨 아줌마가 반대할 거야.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부모 가정이 되는 걸 용납할 수 있겠어?”

임은미는 입술을 달싹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이 뭐 어때서, 아이가 자신처럼 고통받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고다정은 무표정한 얼굴에 분노에 찬 눈빛을 하고 있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친구의 속마음을 짐작하고는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은미야, 미혼모가 되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난...”

임은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한마디 뱉는 순간 말이 끊겼다.

“한부모 가정의 삶은 생각처럼 쉽지 않아. 너도 내가 살아온 거 봤잖아. 결혼도 안 하고 아이를 낳으면 어디를 가도 누군가의 화젯거리가 돼. 아이는 말할 것도 없이 더 힘들어. 그때 준이, 윤이가 왜 친구가 몇 명 없었는지 알아? 성북구에 아이들이 그렇게 많았어도 다 어른들 때문에 준이랑 윤이 배척하고 아빠 없는 아이라고 놀렸어.”

그 말을 들으며 임은미도 몇 년 전 고다정을 만나러 갔다가 성북구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준이, 윤이를 봤던 걸 떠올렸다.

옆에 앉은 여준재는 더욱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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