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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준이가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정수현은 누군가가 엿듣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차를 가져오더니 다급하게 말했다.

“대접할 게 차밖에 없어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여준재는 괜찮다는 것을 행동으로 직접 증명했다.

하지만 고다정은 여준재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이상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그녀는 이미 여준재가 결벽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런 그가 지금 자연스레 정수현네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니 순간 감동했다!

정수현네 차가 더러운 게 아니라 이건 부잣집 사람들과 보통 가정의 사람들과의 차이다.

집에서 여준재는 줄곧 산에서 신선하게 담아온 샘물밖에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정수현네 쪽은 지하수를 여과한 수돗물이었다.

서로 다른 물의 식감은 마셔보지 않아도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정수현은 여준재가 자기 집 물을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속으로 부잣집 사람들도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갑자기 고다정을 보고 호기심에 물었다.

“어머니의 물건을 찾았다고 들었어, 너무 축하해.”

“다행히 준재 씨 덕분에 쉽게 찾았어요. 아니면 절대 못 찾았을 겁니다.”

고다정은 말하면서 사랑스럽게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준재도 그런 그녀에게 시선을 맞췄다.

서로의 시선이 맞닿은 순간 분위기가 달달해졌다.

정수현은 단번에 TV에서 보도 된 소문들보다 그들의 감정이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바탕 이야기를 나눈 뒤 정수현은 참다못해 다시 물었다.

“그럼 오늘은 무슨 일로 왔어?”

“사실 별일 없어요. 그저 지난 몇 년간 언니의 보살핌에 감사드리러 온 거예요.”

고다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구남준은 준비한 선물을 그녀에게 넘겨줬다. 황금 악세사리였는데 아주 정교하고 아름다워 보기에도 가격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정수현은 몇 초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급히 정신을 차린 뒤 거절했다.

“이 물건은 너무 비싸서 나는 못 받겠어. 빨리 다시 가져가.”

“뭘 못받아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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