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보스의 품격 / 제1223화 준이가 살 수 없었을 거예요

공유

제1223화 준이가 살 수 없었을 거예요

작가: 누오바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정수현은 누군가가 엿듣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차를 가져오더니 다급하게 말했다.

“대접할 게 차밖에 없어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여준재는 괜찮다는 것을 행동으로 직접 증명했다.

하지만 고다정은 여준재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이상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그녀는 이미 여준재가 결벽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런 그가 지금 자연스레 정수현네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니 순간 감동했다!

정수현네 차가 더러운 게 아니라 이건 부잣집 사람들과 보통 가정의 사람들과의 차이다.

집에서 여준재는 줄곧 산에서 신선하게 담아온 샘물밖에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정수현네 쪽은 지하수를 여과한 수돗물이었다.

서로 다른 물의 식감은 마셔보지 않아도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정수현은 여준재가 자기 집 물을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속으로 부잣집 사람들도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갑자기 고다정을 보고 호기심에 물었다.

“어머니의 물건을 찾았다고 들었어, 너무 축하해.”

“다행히 준재 씨 덕분에 쉽게 찾았어요. 아니면 절대 못 찾았을 겁니다.”

고다정은 말하면서 사랑스럽게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준재도 그런 그녀에게 시선을 맞췄다.

서로의 시선이 맞닿은 순간 분위기가 달달해졌다.

정수현은 단번에 TV에서 보도 된 소문들보다 그들의 감정이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바탕 이야기를 나눈 뒤 정수현은 참다못해 다시 물었다.

“그럼 오늘은 무슨 일로 왔어?”

“사실 별일 없어요. 그저 지난 몇 년간 언니의 보살핌에 감사드리러 온 거예요.”

고다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구남준은 준비한 선물을 그녀에게 넘겨줬다. 황금 악세사리였는데 아주 정교하고 아름다워 보기에도 가격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정수현은 몇 초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급히 정신을 차린 뒤 거절했다.

“이 물건은 너무 비싸서 나는 못 받겠어. 빨리 다시 가져가.”

“뭘 못받아요.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보스의 품격   제1224화 이번 생에는 절대 당신을 저버리지 않아요

    반 시간이 지난 뒤 고다정은 두 아이와 여준재를 데리고 정수현네 집에서 나왔다.아파트에서 막 나오자마자 밖에 많은 사람들이 서있거나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엇다.그중 고다정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거기에는 어린아이들도 많이 있었다.그들은 고다정네 식구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특히 키 크고 잘생긴 여준재를 보고 놀라움과 동시에 부러워서 저마다 감탄을 자아냈다.“고하준, 고하윤. 아빠를 찾은 거야?”그중 대담한 아이가 소리를 내어 물었다.두 아이는 여준재의 손을 잡고 자랑스레 답했다.“맞아. 우리 친아버지야. 그리고 우리는 지금 여 씨로 성도 바뀌었어.”그들의 자랑스러운 말을 듣고 난 뒤 여준재는 다시 어두운 눈빛으로 방금 수군거리던 사람들을 훑어보았다.그의 눈빛을 본 몇몇 아이들은 그만 겁을 먹게 되었다.너무 사나워 보였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지?순간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같은 생각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고하준, 고하윤 두 아이에게 감탄했다. 이렇게 무서운 사람과 같이 있으면서 전혀 두려워하지 않다니.그렇게 그날 밤, 고다정은 예전에 그들을 도와줬던 이웃들을 모두 찾아다녔다. 두 아이는 이 시간이 매우 신났다.수많은 아이가 그들 곁에 다가와 아버지가 잘생겼다며 부러운 말투로 말해 매우 뿌듯했기 때문이다.원래도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아빠라고 생각해서 그들도 딱히 반박할 게 없었다.여준재는 그들의 얼굴에 번진 환한 미소를 보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즐거웠어?”“너무 즐거웠어요.”두 아이는 입을 모아 즐거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고하윤은 숨기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아빠가 없을 때 저 아이들은 우리랑 놀아주지 않았어요. 물론 우리도 그들과 놀지 않아도 상관없었고요. 근데 우리를 계속 아빠가 없는 아이라고 놀렸거든요. 엄마가 신경 쓸까 봐 참았는데 그것만 아니면 우리 둘이 진작에 혼냈을 거예요.”말끝에 고하윤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여준재와 고다정은 그 모습에 순간 가슴이 아파졌다.

  • 보스의 품격   제1225화 죽을 때까지 괴롭힐 거야

    다음 날 아침 일찍 네 식구는 밥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오늘 고다정은 연구소 첫 출근이기에 두 아이를 외할머니 쪽에 데려다줘야 했다.두 아이를 맡긴 뒤 여준재는 고다정을 연구소까지 데려다주었다.다만 차에서 내리기 전 그는 고다정을 붙잡고 걱정스레 당부했다.“힘들면 휴식하고 몸조리 잘해야 돼요. 안 그러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으니까.”“알아요. 준재 씨도 조심해요.”고다정은 싱긋 웃더니 여준재의 얼굴에 가볍게 입맞춤한 뒤 차에서 내렸다.“고 원장님께서 오셨군요.”“오랜만입니다. 몸은 괜찮으세요?”“고 원장님, 좋은 아침입니다!”연구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다정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고다정도 일일이 인사를 받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잘 냈어요. 참, 제 스승님은 오셨나요?”“네, 이미 맨 위층 사무실에 계십니다.”누가 대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바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3분도 안 돼 맨 위층으로 올라온 고다정은 곧바로 성시원의 사무실로 향했다.똑똑.“들어오세요.”성시원의 우렁찬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고다정은 문을 열고 들어간 뒤 활짝 웃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스승님, 저 왔어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 앉아 있던 채성휘에게도 인사했다.“채 교수님도 여기 계셨네요.”고다정의 뜨뜻미지근한 말투에서 채성휘는 단번에 그녀가 지금 자신한테 불만이 있다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그는 어이없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던 성시원이 먼저 물어봤다.“둘이 싸웠어?”“싸우고 싶은데, 아니 그냥 대판 주먹다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제가 여자라서요.”고다정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채성휘에 대한 불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채성휘는 멋쩍은 듯 코를 긁적이며 연신 해명부터 했다.“저도 부모님께 이미 말씀드렸어요.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요. 그리고 은미 씨한테도 사과했고요.”그의 말을 듣고 성시원은 단번에

  • 보스의 품격   제1226화 예비 아빠 수업

    30분 후 고다정과 임은미는 각각 검사실에서 나왔다. 고다정의 부지런함에 임은미와 여준재 그리고 채성휘도 그녀의 페이스에 맞춰줬다.“다정아, 나 방금 아기 심장 소리 들었어. 너무 신기해!”임은미는 재빨리 고다정 곁으로 오더니 기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고다정도 그녀의 기뻐하는 모습에 결국 같이 웃고 말았다.이때 귓가에 채성휘의 감격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짜 너무 신기했어요. 분명 엄청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거기서 심장 소리가 둥둥거리면서 들리니 말이에요.”“생명은 정말 신비로워요.”여준재도 무뚝뚝한 평소의 태도와는 달리 그도 감격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였다.고다정은 예전에 듬직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순간 웃기기도 했지만 또 이해가기도 했다.비록 여준재는 진작에 두 아이의 아빠라 할지라도 이번에야말로 처음으로 한 아이의 성장 과정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다.“그만해요. 두 사람의 감격 타임은 여기까지 하고 예비 아빠 수업이 곧 시작되니 저희도 그쪽으로 갑시다.”고다정은 두 남자의 대화를 끊었다. 그들도 그녀의 말에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강의실로 향했다.말하자면 이번이 첫 수업이 아니었다. 예전에 이미 이론 수업은 두 시간 마쳤고 오늘부터 실습 수업이 시작된다.임은미는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더니 고다정의 팔을 끌며 말했다.“오늘부터 실습 수업이라고 하던데 우리도 구경하러 가자.”고다정도 마침 실습 수업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했던 차라 거절하지 않았다.그렇게 네 사람이 나란히 강의실로 가게 되었다.강의실에는 이미 많은 예비 아빠가 도착해있었다.여준재와 채성휘는 창가 쪽에 서있었다.그들 앞의 책상 위에는 아기 실제 크기의 인형, 젖병과 기저귀 등 수많은 물품이 놓여있었다.여준재와 채성휘는 여느 아빠들과 같이 호기심에 가득 차 물건들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보아하니 오늘 수업은 어떻게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지에 대해 배우나 봐요.”채성휘가 신기한 듯 입을 열었다.여준재는 말없이 그저

  • 보스의 품격   제1227화 무슨 사고가 일어났나

    그렇게 고요하고 행복한 날이 하루하루 흘러가고 있었다.이 평온함 때문에 고다정과 여준재네 식구들은 모두 자기도 모르게 경계심을 풀고 말았다.유라와 M 국에서 그들을 공격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한 달이 흘렀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니 긴장이 풀릴 수 밖에.하지만 이 풀어진 긴장 때문에 일이 생겼다.M 국에서 움직임이 없었던 게 아니라 성시원이 진작에 소식을 듣고 고위층에 정보를 알려줘서 각 지역의 출입국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졌을 뿐이다.특히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곳에는 매일 군인들이 순찰하고 있었다.M 국 사람들이 한 달 넘게 참다가 H 국에서 방심한 틈에 공격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입국에 성공한 사람들도 매우 조심스러웠고 모두 관광객 신분으로 신원 정보들이 매우 완벽했다.그들은 운산에서 며칠 돌아다니다가 다시 계획대로 움직이려고 했다.고다정은 당연히 이것에 대해 눈치채지 못하고 매일 병원에 가서 외할머니를 뵙고 다시 연구소에 가곤 했다.그리고 저녁에는 아이와 여준재와 함께 산책하고 가끔 가족끼리 쇼핑도 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이날 고다정은 연구소에서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려던 중 한 청소부와 부딪히면서 그녀의 옷에 그만 더러운 물을 쏟게 되었다.“죄송합니다. 원장님,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청소부는 매우 놀랐는지 고개를 들지 못했고 그저 당황한 얼굴로 연신 사과했다.고다정은 그의 모습을 보고 별로 개의치 않아 하더니 그에게 말했다.“괜찮아요. 가서 그만 일 보세요.”“감사합니다. 원장님. 역시 친절하십니다.”청소부는 감격해서 두어 번 더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청소도구들을 주워서 다시 자리를 떴다.그녀가 떠나자마자 소담과 화영이 다가와서 걱정스레 말했다.“제가 옷 한 벌 살 수 있게 백화점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괜찮아요. 제 사무실에도 여분의 옷이 있어요. 아래층에서 기다려요, 제가 금방 다녀올게요. ”고다정을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다시 연구소로 돌아갔다.하지만 그녀가 엘리베이터 쪽에 도착해보니 고장

  • 보스의 품격   제1228화 아직도 포기 못 한 실험

    결국 두 사람은 다시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다.다만 고다정에게 먼저 전화해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다.너무 걱정되는 마음에 그럴 수도 있다.하지만 그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녀의 사무실까지 들어와 찾아봤지만 고다정은 보이지 않았다.“왜 보이지 않지? 아니면 스승님 쪽으로 갔을까요?”소담은 이상해서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화영은 그녀의 모습을 힐끔 보고는 한마디만 남긴 채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맞는지는 가보면 알겠죠.”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성시원의 사무실로 왔다.갑자기 나타난 그들을 보고 성시원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두 사람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요? 설마 다정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저희 아가씨랑 함께 계시지 않았나요?”소담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화영의 얼굴도 아까와는 다르게 많이 굳어있었다.성시원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분명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하고 다시 그들에게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에요?”그의 물음에 소담과 화영은 숨김없이 방금 발생한 일을 그에게 말해줬다.“방금 아가씨 옷이 더러워져서 올라가서 갈아입겠다고 하셨어요. 근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내려오지 않아서 혹시 어르신이 불러서 일이라도 시키는 줄 알고 찾아봤습니다.”“그렇다면 다정이에게 전화도 안 해봤나요?”성시원은 단번에 그들의 허점을 발견했다.소담과 화영은 그제야 그들이 무엇을 잊었는지를 알아채고 다급히 말했다.“그건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그러고는 멋쩍게 성시원을 바라보다가 소담은 고다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시원은 가만히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었다.하지만 십여 초가 지나도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소담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그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성시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관리실로 가봐요.”관리실에 있던 직원은 세 사람이 들어온 모습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특히 성시원이 그중에 있었기 때문이다.“어르신이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나요?”담당자 정수일은 자기 자리에서 인

  • 보스의 품격   제1229화 납치

    “그래서 이게 M 국 사람들이 벌인 일이라고요?”여준재는 걱정스레 바라보는 한편 화도 났다.이렇게 큰일을 고다정이 자신한테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여준재는 왜 말하지 않았는지 알고 있다.그때 마침 유라 쪽에도 상황이 생겨서 너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성시원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하여 여준재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이미 윗선에 보고했으니 그들이 특공대를 배치해서 조사할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준재는 아직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우리 쪽의 사람들도 같이 추적할 거야.”말하다가 갑자기 성시원의 전화가 울렸는데 소담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어르신, 제가 10층에서 단서를 발견했는데 혹시 와서 확인해 보시겠어요?”“2분 정도 걸려요.”성시원은 말을 마친 뒤 바로 전화를 끊고 여준재에게 말했다.“소담 씨가 10층에서 단서를 발견했나 봐. 나랑 같이 가보자.”여준재도 당연히 같이 가겠다고 했고 심지어 그보다 더 급한 나머지 먼저 앞장서서 걸어 나갔다.그들은 10층 다용도실에서 소담을 발견했다.보아하니 안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청소 아주머니 두 명의 시체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고 비닐봉투로 묶여있었다.소담의 예리한 촉이 아니었다면 놓쳤을 수도 있었다.쓰레기통 안의 시체를 본 성시원은 여태껏 볼 수 없었던 화난 얼굴로 소리쳤다.“당장 조사해 봐요!”이날 밤, 운산의 모든 출입이 통제되고 모든 호텔과 여관도 경찰의 단속을 받아야 했다.유라는 강한 멘탈로 침착하게 경찰의 심문에 대답했다.끝에 그녀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상냥하게 경찰에게 건넸다.“한 대 하실래요?”“괜찮습니다. 그리고 요즘 시내쪽이 안전하지 않으니 외출할 때 조심해요.”경찰은 유라의 유혹을 거절한 뒤 몇 마디 당부하고 다시 다음 방으로 넘어가 문을 두드렸다.유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담배를 넣더니 뒤돌아 방 안으로 들어가 문 뒤에 기댔다.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터진 게 분

  • 보스의 품격   제1230화 한 푼도 안 남게 생겼어요

    “유라 씨, 맞죠?”고다정이 침착한 얼굴로 그녀에게 바라보며 물었다.유라 외에 누가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여 그녀를 납치하겠냐만, 생각나는 건 한 여자뿐이다.하지만 그녀의 물음에 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고다정은 그런 모습을 보고는 그녀가 묵인했다고 생각하고는 마음이 더욱 가라앉았다.바로 그때 옆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고다정은 경각심을 높이고 고개를 돌렸는데 그 사람도 연구소 청소복을 입고 있었다.그녀는 마침내 이 모든 게 어제 오후 그녀가 구정물에 옷이 더럽혀졌을 때부터 다 계획된 일이란 사실을 깨달았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고다정은 마음속으로부터 몇 가지 의구심이 들었다.그녀는 유라의 세력이 모두 와해되고 재산도 모두 동결되었고 심지어 사람을 붙여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고 했는데 그녀가 어떻게 운산에 왔으며 연구소까지 기어들어 오는 데 성공했단 말인가?의구심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방금 들어왔던 사람이 입을 열었다.“운산이 지금 모두 봉쇄되어서 잠시 떠날 수 없게 되었어. 교위의 뜻은 우리더러 숨을 곳을 찾아보라고 했어. 그들은 이 시간을 빌려 성시원쪽과 담판을 지어서 만약 그 사람이 M 국으로 가겠다고 하면 그때 우리도 같이 철수하면 될 것 같아.”“알았어. 그럼 요 며칠 동안은 여기에 있어야겠네. 여준재쪽이랑 H 국에서는 절대로 우리가 여기에 숨어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할 테니까.”유라로 착각했던 여자가 입을 열었다.고다정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자신이 오해했단 사실을 알아챘다.보아하니 방금 대화에서 두 사람은 유라도 아니고 유라의 부하직원도 아닌 M 국 고위층에서 파견한 사람들이었다.안돼. 이렇게 가만히 앉아 죽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반드시 스승님과 여준재에게 소식을 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다만 어떤 방법을 쓰면 되는 지 생각나지 않아 그저 조용히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기다리는 동안 여준재쪽은 거의 미쳐갈 것 같았다.고다정이 납치됐다는 소식은 결국 여씨 부부 내외의 귀

  • 보스의 품격   제1231화 교활한 놈들

    고다정은 M국 요원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다음 계획을 실시하기 위해 일부러 약한 척했다.그녀가 분석해 봤는데, M국에서는 그녀를 이용해 성시원을 그쪽 실험실에 데려가려 한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뭔가 일을 벌여 준재와 스승님의 주의를 끌려 했다.“안 되겠어요. 너무 힘들어요. 다른 곳에 숨으면 안 될까요?”고다정이 힘없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스승님을 당신들의 실험실에 모셔가려고 이런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저의 스승님이 당신들의 요구에 응할까요? 그리고 제가 지금 임신 중인데, 제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당신들이 원하는 것은 더욱 얻을 수 없을 거예요.”이 말을 들은 두 요원은 망설이기 시작했다.그들이 고다정을 납치한 목적은 단지 성시원의 타협을 끌어내기 위한 것인데 살인 사건으로 변하면 성질이 달라진다.결국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한 후 결단을 내렸다.“우리 목적을 알고 있다면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고생하는 건 당신과 당신 배 속의 아이니까.”두 사람은 고다정의 말에 동의했지만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다정도 상황을 알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자신과 아기의 안전이 우선이고, 탈출을 꾀하는 것은 그다음이다.그 후 두 요원은 고다정의 얼굴에 변장을 했다.변장이 끝나니 여준재가 봐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았다.수면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고다정도 그들의 실력을 인정했다.변장이 이렇게 리얼하니 소담 등 직원들이 이상 상황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당연하다.지하수로에서 나온 고다정과 두 요원은 다정하게 팔짱을 낀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허리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도시 전체에서 엄격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그들은 감히 도시에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시내 외곽의 산 아래에 있는 폐공장으로 갔다. 환경은 여전히 엉망이지만 악취는 없었다.고다정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

최신 챕터

  • 보스의 품격   제1270화 마지막화

    “하윤 씨, 좋아해요. 제 여자친구가 되어줄래요?”임지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여자애를 바라보며 긴장해서 손에 땀을 쥐었다.하윤은 잠깐 얼떨떨해하더니 이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네.”그녀의 얼굴에 피어난 예쁜 미소를 보고 임지호도 해맑게 웃었다.햇빛 아래 선남선녀는 너무 잘 어울렸다.임은미와 고다정은 구석에 숨어 이를 지켜보며 들떠서 소곤거렸다.“하윤이 저렇게 활짝 웃는 걸 보니 서로 고백한 것 같아.”“고백한 게 맞아. 둘이 같이 앉은 걸 봐.”“역시 내 실력이 아직 녹슬지 않았어. 내가 나서면 안 맺어지는 커플이 없다니까.”임은미는 마침내 자화자찬하기 시작했다.고다정은 그녀를 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 저 남자애가 하윤을 좋아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무모하게 나섰다가 맺어주는 게 아니라 끝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한참 더 보다가 호기심이 충족된 듯 제대로 자리에 앉아 요리를 주문했다.기왕 온 김에 뭘 좀 먹어야지.식사하면서 고다정이 감탄했다.“애들이 어느새 커서 애인까지 생겼네.”“그러게. 우리도 늙었어.”임은미도 같이 탄식했다.뒤이어 그녀는 맞은편의 절친을 바라보며 물었다.“앞으로 무슨 계획 있어?”“보름 동안 쉬면서 준재 씨랑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후 새로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할 거야.”고다정은 자기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임은미는 이 말을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너 점점 일벌레가 되어가는 것 같다.”“그건 내가 이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야.”고다정이 웃으면서 말했다.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청아한 목소리가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여하준 씨, 거기 서요.”이 소리를 듣고 눈빛을 주고받는 고다정과 임은미의 머릿속에 똑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이런 우연이! 이 작은 레스토랑에서 두 남매를 모두 만난다고?’하윤도 너무 뜻밖이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하준 쪽을 바라보았다.“오빠?!”“하윤?!”여하준도 이때 하윤과 그 옆의 청년을 발견하고 미간을

  • 보스의 품격   제1269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다

    하윤은 정말 돌아오지 않았다.하민이 가지 못하게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여준재에게는 무척 즐거운 밤이었다....이튿날 아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금빛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이불 밖에 나온 고다정의 피부에 내려앉았다.피부에 생긴 흔적에서 어젯밤에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었다.여준재는 일찍 깼지만 아침의 따스함을 놓치기 싫어 고다정을 안고 만족스럽게 침대에 누워있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쾅쾅 두드렸다.“엄마, 일어나요.”하윤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여준재는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역시 자식은 빚쟁이라는 말이 맞다. 이전에 좋아했던 만큼 지금은 싫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품속의 여인이 깨어났다.고다정이 정신이 흐릿한 상태로 물었다.“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려요?”“하윤이에요. 내가 돌려보낼 테니 자요.”여준재가 그녀를 풀어주고 일어나려 했다. 너무 졸렸던 고다정은 막지 않았다.그녀는 오후까지 자고 임은미가 전화해서야 겨우 일어났다.30분 후 두 사람은 시내 중심의 쇼핑몰에서 만났다.임은미는 잠이 덜 깬 것 같은 고다정을 보고 놀려댔다.“너랑 여 대표님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좀 절제해.”“나한테만 그러지 말고 너도 절제해. 목에 난 흔적이 가려지지도 않아.”지금의 고다정은 약간 야한 농담에도 얼굴을 붉히던 10년 전의 고다정이 아니다.지금의 그녀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역습한다.임은미도 말문이 막히지 않았나.그녀는 채성휘와 자주 싸우지만 둘 사이의 감정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었다.그녀가 코웃음을 쳤다.“네가 이겼어. 이제 너를 쉽게 놀리지 못하겠어.”그녀는 말하면서 고다정과 어느 가게에 들어갈지 사방을 둘러보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다정아, 저기 하윤이 아니야?”“하윤이?”고다정이 놀라며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정말 멀지 않은 곳의 레스토랑에 하윤과 깔끔해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이

  • 보스의 품격   제1268화 둘만의 세상

    이 말을 들은 하윤은 즉시 고다정의 말에 흥미를 보였다.“저, 오빠, 그리고 이모 세 사람 외에 또 있어요?”그녀는 의문스레 고다정을 쳐다보았다. 설마 그때 아빠, 엄마를 맺어주려고 애쓴 사람이 또 있나?그런데 그녀가 말하자마자 고다정이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일 줄이야.“그래, 너와 오빠, 이모가 도와준 걸 말하는 거야. 그때 너희 셋이 나랑 너희 아빠를 맺어주려고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어? 그러니까 너 혼자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면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어?”“좀 일리가 있네요.”갑자기 엄마한테 설득당한 하윤이 무심코 말했다.“그럼 엄마랑 이모가 좀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자를 내뱉기 전에 그녀는 씩씩거리며 또 한 번 엄마를 째려보았다.“또 엄마한테 걸려들었어요.”고다정은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어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계집애, 어렸을 때와 똑같이 잘 속아.”그녀는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나왔다.이를 보고 화가 난 하윤이 손을 뻗어 고다정을 간지럽히려 했다.“엄마 나빠요.”그렇게 모녀는 온천에서 웃고 떠들었다.이쪽의 따뜻한 분위기와 달리 남자 노천탕은 썰렁했다.“자식, 어렸을 때는 귀여웠는데 크면 클수록 얄미워.”옆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여준재는 눈앞의 두 아들이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하준이 판에 박은 것 같이 똑같은 표정으로 아빠를 힐끗 쳐다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피차일반입니다.”하민은 형과 아빠가 티격태격하자 조용히 구석에 숨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지위가 가장 낮다는 것을 알았다.여준재는 막내아들의 속마음을 모른 채 자기한테 말대꾸하는 큰아들을 보며 문득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너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허구한 날 남의 마누라를 생각하지 말고 네 마누라를 찾아. 아니면 네 할머니한테 맞선을 주선하라고 할까?”그렇다. 여준재가 생각해 낸 방법은 하준을 결혼시키는 것이다.‘이 자식이 자기 마누라가 생기면 더 이상 내 마누라를 생각하지 않겠지.’하준이 그의 생각을 모를

  • 보스의 품격   제1267화 왜 이렇게 사이가 좋아요?

    그날 저녁 여씨 삼남매는 결국 남아서 고다정을 축하해 주었다.식사가 끝난 후 임은미는 두 딸을 데리고 떠나갔다.가기 전에 그녀는 고다정과 내일 오후에 같이 쇼핑하기로 약속했다.임은미를 보낸 후 다섯 식구는 남녀가 분리된 온천 노천탕에 갔다.고다정은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낸 게 얼마 만인가.그녀가 눈을 감고 즐기고 있을 때 어깨 위에 갑자기 손이 올라오더니 그녀의 어깨를 주물렀다.고개를 돌려 보니 둘째 딸이 그녀의 뒤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엄마...”“왜?”고다정이 나지막이 묻자 하윤이 바짝 붙으며 말했다.“엄마가 아빠한테 사정 좀 해 주시면 안 돼요?”그녀는 고다정의 환심을 사려고 방긋 웃었다.“오늘 엄마랑 단둘이 시간을 보내려는 아빠의 계획을 제가 망쳤으니 아빠가 틀림없이 내일 저한테 일을 시킬 거예요.”그녀가 이렇게 단언하는 원인은 그동안 이런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학교 다닐 때는 그녀가 엄마한테 너무 달라붙는다고 아빠가 그녀를 속여 공부를 많이 시켰다.후에 점차 크고 오빠가 폭로해서야 그녀는 아빠의 꾀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았다.고다정은 고민 가득한 딸애 얼굴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이 계집애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듣지 않았는데, 매번 아빠의 권위에 도전했다가, 결국 비참하게 혼쭐이 나고 불쌍한 모습으로 엄마를 찾아왔다.“이제야 두려워? 이모를 꼬드길 때는 뒷감당을 어떻게 할지 생각 안 했어?”“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요. 엄마가 원래 여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아빠가 항상 엄마를 차지하니까.”계집애는 말하면서 고다정의 어깨를 껴안고 또 응석을 부렸다.애교 공세에 당할 수 없는 고다정은 이내 동의했다.하윤은 기쁜 나머지 고다정을 안고 뽀뽀하더니 배시시 웃었다.“역시 엄마밖에 없어요.”“너도 참, 빨리 온천에 몸을 담가.”고다정이 말하면서 그녀를 잡아당겨 노천탕에 앉혔다.그러나 하윤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그녀는

  • 보스의 품격   제1266화 치열한 쟁탈전

    한편, 서쪽 외곽에 위치한, YS그룹에서 개발한 온천 리조트에 세련된 곡선미를 자랑하는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도착했다.차가 천천히 입구에 멈춰 서더니 검은색 수작업 맞춤 양복을 입은 여준재가 차에서 뛰어내렸다.똑바로 선 후 그는 돌아서서 허리를 살짝 굽히더니 차 문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준수한 얼굴에서는 꿀 뚝뚝 다정함이 넘쳐흘렀다.“부인, 도착했습니다.”검은색 여성 정장 차림의 고다정이 가늘고 예쁜 손을 우아하게 여준재의 손바닥 위에 얹더니 차에서 내렸다.지금의 그녀는 풋풋함을 벗은 대신 카리스마와 여유가 넘쳤다.옆에 있던 매니저가 알랑거리며 그녀를 맞이했다.“사모님의 교베르 의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건 저와 직원들의 작은 성의입니다. 인류 의학에 공헌한 사모님께 감사드립니다.”말하고 나서 그는 들고 있던 꽃다발을 건넸다.사방에서 박수와 축하가 쏟아졌다.“축하드립니다, 사모님.”“사모님, 진짜 대단하십니다!”“사모님은 제 롤모델입니다!”이 말을 듣고 고다정은 얼굴에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옆에 서 있는 여준재도 눈에 자랑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뒤이어 두 사람은 매니저의 안내로 룸에 들어섰다.룸에는 이미 고다정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준비돼 있었다.두 사람이 오붓하게 식사하고 있을 때 가방 속에 있는 고다정의 휴대폰이 울렸다.임은미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은미야, 무슨 일이야?”고다정이 전화를 받았다.옆에 있던 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두 눈을 가늘게 떴다.고다정을 쳐다보던 그는 그녀와 시선이 딱 마주쳤다.고다정의 표정을 보니,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제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은미가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고 오래요.”“은미 씨는 인터넷을 안 본대요?”여준재가 답답한 듯 한마디 했다. 그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고다정은 그의 아내인데, 지난 12년간 그는 아내와 단둘이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궐에서 전하를 만나는 것보다 어려웠다.안팎에 강적이 있는 데다 고다정이 그동안 암세포를

  • 보스의 품격   제1265화 12년 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느새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12년간 지도층이 바뀌고, 많은 연예인이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심지어 국제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등 많은 일들이 발생했지만 여준재와 고다정의 애정 전선은 변함이 없었다.현재 두 사람은 주변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잉꼬부부가 됐다.사람들이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금실이 좋은 것도 있지만 잘생기고 철이 든 아들딸을 두었기 때문이다.지금 여씨 가문의 큰 도련님, 아가씨, 작은 도련님 얘기가 나오면 엄지척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특히 여하준은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도와 두 회사를 관리하고 있다.물론 여하윤도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 젊은 나이에 세계 최고의 콘서트홀에서 연주했을 정도로 뛰어나다.그리고 여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은 형, 누나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 어려서부터 말솜씨가 좋아 많은 귀염을 받았고, 지금은 연예계 인기 아역 스타다....운산공항 로비의 스크린에 최신 국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12년 만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을 개발해 낸 고다정 교수님의 교베르 의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는 우리 인류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연구 성과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암을 두려워할 필요도, 암 얘기에 놀랄 필요도 없게 됐습니다.”뉴스 진행자는 감격을 금치 못했다.최근 몇 년 고다정 연구팀의 약물 연구 덕분에 암세포 억제제가 꾸준히 개진되긴 했지만 암세포를 철저히 소멸할 수는 없어 암에 걸린 후 결국 치료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이 뉴스는 방송되자마자 많은 행인의 주의를 끌었다.인터넷에서도 큰 화제가 됐고 고다정에 대한 축복이 쏟아졌다.[고 원장님이 해낼 줄 알았어!][너무 기쁜데 어떡하지? 우리나라를 빛낸 고 원장님을 지지하기 위해 약방에 가서 그 회사 약들을 대량 구매할 거야.][나도. 우리 집에는 환자가 없지만 이 약들을 필요한 기관에 기증할 수 있어!][하하하, 속이 다 시원하네. 그때 고 원장님이 안 된

  • 보스의 품격   제1264화 평생 행복하게 살자

    열 몇 시간 후 비행기는 드디어 평온하게 착륙했다. 여준재가 낮은 소리로 옆에서 달게 자는 아내를 깨웠다.“여보, 일어나요.”그 소리에 고다정이 눈을 뜨더니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낯선 환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여기 어디예요?”“아직 비밀이에요. 비행기에서 내리면 알 거예요.”여준재는 그녀의 손을 잡고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을 나섰다.그들을 마중 나온 차량이 벌써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탄 후 고다정이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물었다.“우리 지금 어디 가요?”“먼저 밥 먹으러 가요. 지금 너무 배고프죠?”여준재가 기사에게 근처의 가장 좋은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말했다.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출발할 때 아무것도 먹지 않은 데다 이렇게 장시간 비행한 까닭에 확실히 배가 고팠다.레스토랑에 도착한 두 사람은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룸에 들어갔다.주문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레스토랑 직원이 예쁘게 플레이팅된 음식들을 들여왔다.훈훈하고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여준재가 고다정의 식사를 챙겼다.이때 고다정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국내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엄마, 아빠랑 같이 어디 갔어요?”쌍둥이의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이 목소리를 들은 고다정은 갑자기 뜨끔했다.“컥컥, 엄마랑 아빠가 일이 있어서 외출했어. 며칠 뒤에 돌아오니까 집에 얌전히 있어. 할머니, 할아버지 말을 잘 듣고. 알았지?”“흥! 엄마랑 아빠가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몰래 나간 거잖아요.”쌍둥이가 직접 고다정의 거짓말을 폭로했다.고다정은 무안해하며 도와달라는 듯 여준재를 바라보았다.당연히 아내 편인 여준재는 휴대폰을 받아 들고 말했다.“아빠와 엄마가 신혼여행 중이야. 돌아갈 때 너희 선물을 사 갈게.”말하고 나서 그는 직접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기 건너편에서 신호가 끊긴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쌍둥이의 앳된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아빠 나빠.”“너무 나빠!”쌍둥이는 아빠한테 잔뜩 화가 났다.이때 임은미가 오더니 그들의 안색이 안 좋은

  • 보스의 품격   제1263화 불쌍한 솔로 구남준

    이 말이 나오자 고다정과 임은미는 서로 마주 보며 웃더니 손을 잡고 무대 옆으로 나와 하객들을 등지고 섰다.“부케를 받은 사람은 내년에 솔로 탈출합니다.”두 사람이 부케를 던진 후 뒤에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가 입을 열었다.“부케를 누가 받았는지 신부님들 뒤를 돌아보세요.”고다정과 임은미는 두 젊은 아가씨가 부케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축복의 말을 건넸다.“두 분도 내년에 행복을 찾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두 아가씨가 감사 인사를 했다.사람들 뒤에 서 있던 구남준은 속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분명 자기도 동작이 빠른데 부케를 하나도 받지 못하다니. 설마 평생 혼자 살 운명인가?...결혼식이 끝난 후 신혼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피곤하죠? 좀 쉴래요?”여준재가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안쓰러워했다.“아니요. 방금 결혼식장에서 잠깐 쉬었더니 지금 괜찮아요. 당신 먼저 옷부터 갈아입어요.”고다정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알았어요. 고생했어요, 여보.”순간 여준재가 고다정을 꽉 껴안더니 다정하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여준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고다정은 황급히 그의 입술을 피하더니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아직 밤도 아닌데, 이미지에 좀 신경 쓰세요.”“당신 앞에서 무슨 이미지에 신경 써요? 당신을 안고 자려는 것뿐인데.”여준재는 이 말을 듣고 억울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았다.“알았어요. 놀리지 않을게요.”여준재의 불쌍한 모습을 보고 고다정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당신은 웃을 때 진짜 예뻐요.”여준재가 넋이 나간 듯 고다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당신도 참.”그의 칭찬에 고다정은 얼굴이 더 빨개졌다.여준재는 고개를 숙이더니 고다정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고다정은 피하려고 했지만 여준재가 그녀를 꽉 껴안고 반항하지 못하게 했다.키스는 오랫동안 지속됐고, 고다정이 호흡 곤란이 올 정도가 돼서야 여준재는 그녀

  • 보스의 품격   제1262화 결혼식(하)

    결혼식 현장은 환상적이었다.전 세계 명문가에서 대표를 파견해 참석했다.이렇게 많은 유명인들 앞이라 고다정과 임은미는 몹시 긴장했다.“준재 씨, 좀... 긴장돼요.”가볍게 입술을 깨물며 여준재를 쳐다보는 고다정의 눈에는 약간 당황한 기색이 감돌았지만 수줍음과 기대감도 보였다.“괜찮아요. 제가 항상 곁에 있을게요.”여준재가 약간 차가운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긴장 풀어요. 당신은 신부 노릇만 잘하면 돼요. 다른 건 다 저한테 맡겨요.”여준재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마음이 놓이는 대신 열정이 넘치고 약간 기대도 됐다.“신부가 진짜 예쁘네.”“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에요.”“신부네 집안도 보통이 아니래. 여씨 가문이 더 번창하겠어.”하객들이 쑥덕거렸다. 그중 고다정을 부러워하는 상류층 부잣집 따님도 적지 않았다.오늘 여준재는 유난히 멋있었다. 매끈한 양복 차림에 준수한 외모가 불빛 아래에서 유달리 돋보였다.고다정은 여준재와 팔짱을 끼고 사람들의 부러운 눈빛 속에서 천천히 버진로드의 종점을 향해 걸어갔다.두 사람이 무대에 선 후 채성휘와 임은미가 뒤늦게 입장했다.이들 둘도 버진로드를 따라 행진해 여준재와 고다정의 옆에 섰다.결혼식 사회자는 두 쌍의 신랑 신부가 모두 입장한 것을 보고 결혼식의 시작을 알렸다.“존경하는 하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결혼식을 시작합니다!”이 말이 끝나자 무대 아래의 하객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오늘 이 자리에 계신 모든 하객분이 증인이 되어 두 쌍의 신랑 신부가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도록 축복해 주시길 바랍니다.”사회자의 말에 무대 아래에서 또 한 번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여준재 씨는 옆에 있는 아름답고 우아한 신부를 아내로 맞아 평생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고 돌보기를 원합니까?”사회자가 웃음 띤 얼굴로 무대 위에 서 있는 여준재를 보며 물었다.“물론입니다!”여준재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한 후 확고한 눈빛으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