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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딸이 죽었는데 강승재는 딸이 정말로 죽었는지 병원에 확인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저번의 그 기사로 최나리는 짧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었다. 그녀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빠르게 SNS 계정을 개설했고 오늘까지 이미 1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최나리는 영화 크랭크인을 라이브로 방송하고 있었다.

화면 속 강승재는 정성껏 다림질된 맞춤 정장을 입고 있었고, 깔끔하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아주 당당해 보였는데 마치 스무 살 때로 돌아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딸이 위독한 순간에 강승재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았던 걸까?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강승재와 최나리가 손을 맞잡고 테이프를 끊을 때, 나는 라이브 방송을 끄고 소원이의 유골을 받으러 갔다.

소원이는 성장하던 아이에서부터 작은 유골함에 담긴 유골이 되어 조용히 내 손 안에 숨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박은우였다.

우리는 7년 동안 만난 적이 없었고, 신분의 차이로 우리 사이에는 이야기할 거리도 없었다.

박은우는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부정적인 기사들을 보고 내게 연락한 것이었다.

박은우는 언론사에 연락을 돌려 나에 관한 기사들을 전부 내리라고 했고, 내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기 위해 연락한 것이었다.

나는 품속의 흰색 유골함을 바라보며 그에게 부탁을 하나 했다.

나는 유골함을 들고 박은우의 별장으로 향했다.

그는 내가 죽은 뒤면 나의 후사를 처리해 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사실 박은우는 처음에 전화로 그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내 상태를 직접 보고는 눈빛이 빠르게 어두워졌다.

몇 년간 연락 한번 한 적 없던 박은우마저 내가 곧 죽을 거라는 걸 알아보았다. 그러나 강승재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믿었다.

“여기 다른 사람은 없어.”

박은우는 내게 명함 두 장을 내밀었다.

“내 운전기사와 요리사야. 필요한 거 있으면 편하게 말해.”

그는 남은 시간 동안 인간으로서의 내 존엄을 지켜주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무척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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