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 송연아의 기분이 한껏 좋아진 것 같았다.며칠 여기저기 다니며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는데도 강세헌을 만날 생각에 흥분되면서도 기대로 가득 차 기운이 넘쳤다.심재경이 그녀에게 빵을 건네주며 말했다.“빵이라도 먹어.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세헌이 만나러 가도 되겠어?”송연아가 빵을 건네받고는 반박했다.“초라하긴 누가 초라해요.”강세헌이 무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심재경도 마음이 홀가분해졌다.“알겠다. 일부러 불쌍한 모습을 보이면서 강세헌의 연민을 사려는 거야?”송연아는 눈을 희번덕거렸다.“아주 소설을 쓰고 있네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은 피식 웃었다.송연아는 빵 한 조각 다 먹은 후 물을 두 모금 더 마셨다.음식을 조금만 먹었는데도 힘이 솟았다.심재경은 그녀더러 좀 쉬라고 권하고 싶었지만 잔뜩 흥분한 그녀를 보고는 끝내 포기했다. 아마 그가 권한다고 해도 송연아는 흥분에 겨우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기다리는 시간은 항상 괴로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저 헬리콥터가 일찍 도착하기만을 바랐다.송연아도 애가 탔는지 자꾸 시간을 확인했다....헬리콥터에서 내린 후 진원우는 바로 임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임지훈은 자기가 이미 리조트에 있다고 했다.그들은 바로 차를 타고 돌아갔고, 드디어 리조트에서 임지훈을 발견했다.그는 상처 난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다.송연아가 물었다.“세헌 씨는 어디에 있어요?”임지훈이 대답했다.“몰라요.”“...”송연아도 진원우도 심재경도 이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세헌 씨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그런데 왜 세헌 씨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송연아가 다급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잘 설명해 봐요.”임지훈은 난처한 얼굴로 진원우와 심재경을 바라봤다.하지만 두 사람은 그를 도와주기는커녕 한 마디 더 거들었다.“우리도 알고 싶어.”임지훈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적어도 송연아만큼은 알리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번 사고는 회사 일 때문에
임지훈이 계속 이렇게 머뭇거리니 송연아는 가슴이 답답했다.“할 말 있으면 바로 해요. 나 진짜 답답해서 속이 터질 수도 있어요.”송연아는 농담한 것이 아니라 진지한 얼굴을 보였다.“방금 비행기 추락 사고에 관한 뉴스를 봤어요...”“그런데요?”심재경도 덩달아 답답한 얼굴로 말했다.“포인트가 뭐죠?”임지훈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지금 포인트 말하려던 참이에요. 내 말을 끊지 말아 줄래요?”그렇게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그를 빤히 쳐다봤다.임지훈이 한참 망설이고는 끝내 입을 열었다.“주조종사가 낙하산을 편 걸 똑똑히 봤지만 뉴스에서는 사망했다고 했어요. 부조종사와 똑같은 사인으로요. 부조종사는 나에게 맞아 정신을 잃었으니 죽는 건 이상하지 않았지만 주조종사는 응당 나처럼 안전하게 착륙해야 했어요. 죽어도 그렇게 비참하게 죽진 않았겠죠.”진원우는 바로 임지훈의 뜻을 알아채고는 안색이 어두워졌다.“그 말은 주조종사가 살해를 당했다는 거야?”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 말이에요.”“대표님에게 연락이 닿지 않은 게 설마...”진원우가 자기 추측을 입밖에 내뱉었다.임지훈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만약 민호준 쪽에서 주조종사를 찾아 살해했다면 그때 혼자 있던 강세헌을 찾았던 게 아닐까?임지훈은 강세헌이 민호준에게 잡혔을까 봐 두려웠다. 아니면 분명 연락이 닿을 텐데 말이다.송연아도 그의 뜻을 알아챘다.“그렇다고 집에서만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사람이 잡혔든 다쳤든 뭐든지 해야 할 거 아니에요?”그녀는 눈앞에 서 있는 세 명의 사내를 보며 말했다.“우리 따로따로 움직여. 나는 민호준 쪽을 알아볼 테니까 두 사람은 대표님 찾으러 가.”진원우가 임지훈과 심재경에게 말했다.임지훈과 심재경은 모두 동의했다.“그렇게 하지.”송연아가 말했다.“저도 재경 선배랑 비서님을 따라서 갈래요.”심재경이 그녀의 발목을 힐끔 보고는 말했다.“넌 집에서 쉬고 있어. 발목을 다쳤는데 우리를 따라오면 우리는 너까지 챙겨야
용의자는 송예걸의 배신을 원망해 체포될 때 송예걸을 향해 총을 쏘았다.양명섭은 송예걸을 구하기 위해 그의 앞을 막았는데 총알은 그의 등을 그대로 뚫어 나왔다.양명섭은 바로 병원에 실려 갔고 지금 응급처치 중이었다.총알은 심장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 박혔기에 엘리트 흉부외과 의사만이 그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수술 위험이 너무나도 컸기에 병원에서는 수술 방안을 찾기 위해 회의하기 시작했다.안이슬은 체포 작전이 오늘 진행되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집에 있는 동안 아무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작전 중인 양명섭을 방해할까 봐 먼저 전화도 걸지 못했다.도저히 집에서 기다릴 수 없어 안이슬은 경찰서로 향했다.위층에서는 범인에 대한 심문이 진행되고 있었다.그 사실을 알고서야 안이슬은 작전이 끝난 걸 알고 조금 마음이 놓였다.이번 작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스파이인 송예걸일 것이다. 그는 범인 곁에 잠복했기에 발각되면 즉시 총살당할 수도 있었다.안이슬은 양명섭의 팀원인 이태민을 찾아가고는 물었다.“이번 작전 성공적으로 끝났죠?”이태민은 병원에 실려가 위급한 상태인 양명섭을 떠올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네.”그는 겨우 대답했다.안이슬이 또 물었다.“스파이도 무사하죠?”“네, 안전하게 돌아왔습니다.”이태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테이블만 닦으며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송예걸이 무사하다는 말에 안이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송예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송연아를 볼 면목이 없을 것이다.“그럼 팀장님에게 전해줘요, 저녁에 일찍 돌아오라고요.”이태민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안이슬이 뭔가를 떠올린 듯 다시 고개를 돌려 이태민을 보고는 물었다.“오늘 체포 작전 성공적으로 끝난 거 맞죠? 명섭 씨가 일찍 들어올 수 있는 거 맞죠?”이태민은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명섭은 오늘 분명 돌아가지 못할 게 뻔한데, 그렇다고 그는 출산
송연아는 지금 국내에 없었지만 다급한 안이슬을 알아채고 물었다.“예걸이한테 무슨 일이 있어요?”“아니, 명...섭 씨야. 연아야, 나 시간이 얼마 없어. 빨리 좀...”“이슬 언니, 아기 나와요?”“응. 명섭 씨가 총 맞았어. 듣기로는... 총알이 심장이랑 되게 가깝다고 하던데...명섭 씨한테 무슨 일 생기면 안 돼...”송연아는 자신이 지금 국내에 없다는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해 대답했다.“알겠어요. 바로 갈게요.”송연아는 전화를 끊고 바로 진원우한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송연아는 자신이 지금 당장 간다고 해도 10시간은 넘어 걸린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오래 걸리기에 골든 타임을 무조건 놓칠 것이다.송연아는 바로 정경봉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믿을만한 정경봉이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원장님...”“경봉 씨,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지금 내 말 잘 들어요. 지금 유 주임과 함께 당장 우신시로 한번 가주세요. 구체적 주소는 이따가 보내드릴게요.”송연아는 유 주임에게 원장의 자리를 넘겨준 이유는 유 주임이 여러 방면에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송연아는 유 주임의 이력서를 봤었는데 그는 예전에 흉부외과에서 1순위의 집도의였다. 그러니 기술은 더 말할 게 없을 것이다.정경봉도 눈치채고 더 묻지 않고 대답했다.“바로 갈게요.”“응.”송연아는 전화를 끊고 다시 안이슬한테 전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안이슬이 받지 않고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송연아는 안이슬의 신음을 들었다. 애써 참고 있는 듯한데 그 고통이 엄청날 것이다. 송연아도 아이를 낳아본 사람이니까 얼마나 아픈지 잘 알고 있다. 송연아는 침착하게 물었다.“양명섭 씨는 어느 병원에 있어요?”“우신시 아성 병원이요.”그쪽에서 대답하자 송연아가 말했다.“제가 아는 의사 한 분을 보냈어요. 흉부외과 전문의입니다. 이분이 도착하면 마중 나가서 병원으로 들어가게 해주세요. 양명섭 씨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이슬 언니가 저한테 전화했다는 건 아주 위급한 상황이란 걸 알아
송연아는 재빨리 간단하게 발목의 상처를 처리하고는 집을 나서려는데 찬이가 달려와서 송연아의 다리를 붙잡았다.“엄마, 어디 가요? 저랑 같이 놀면 안 돼요? 저는 여기가 정말 좋아요. 재밌는 게 너무 많아요.”송연아는 다정하게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는 일 보러 가야 해. 집에서 외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어.”찬이는 눈을 깜박였다.“엄마...”이영이 찬이를 안아 들었다.“사모님, 가족들 안전은 제가 잘 책임질게요.”송연아는 이영을 믿고 있으므로 고개를 끄덕였다.“수고 많으세요.”“마땅히 제가 할 일인걸요.”이영이 말했다. 송연아는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갔다.“사모님...”이영이 송연아를 불러세워 송연아가 고개를 돌렸다.“네?”이영은 돌아서서 방안으로 가더니 약을 한 통 가져와서 송연아에게 줬다.“저희처럼 경호원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약을 가지고 다니거든요. 발목이 부은 것 같은데 이걸 몇 번씩 뿌리면 부기가 가라앉고 멍든 게 사라질 거예요.”송연아는 그것을 받아들고 말했다.“고마워요.”이영은 그럴 필요 없다고 얘기했다.송연아가 문을 나서자 진원우가 도착해 있었고 송연아는 차에 타서 바로 공항으로 갔다. 가는 길에 송연아가 말했다.“세헌 씨 소식이 있으면 바로 저한테 알려주세요.”진원우가 대답했다.“그럴게요.”송연아는 시선을 내렸는데 두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강세헌도 걱정되고 안이슬도 걱정됐다. 공항에 도착하여 한참 지난 후에야 탑승 알림이 들려왔다. 진원우가 물었다.“돌아오는 티켓을 예약할까요?”송연아는 언제 돌아올지 몰라서 말했다.“돌아오는 티켓은 제가 혼자 예약할게요. 세헌 씨의 행방을 찾는 데 집중해주세요.”송연아가 진원우한테 가는 티켓을 예약해달라고 한 이유는 진원우가 그녀를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돌아오는 건 그를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다. 진원우가 대답했다.“네.”송연아는 탑승 절차를 하러 갔다....국내에서는 유 주임이 빠르게 우신시에 도착해서 이태민이
안이슬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여 경무관은 거절하지 못해 다시 수술실로 가서 상황을 물었다. 여전히 수술은 진행 중이었는데 이태민은 그녀가 또 온 것을 보고 물었다.“낳았어?”여 경무관은 고개를 저었다.“의사 선생님이 난산일 거라고 제왕절개를 권했는데 거부했어. 내가 보기에는 양 팀장님 소식 기다리는 것 같아. 만약 양 팀장님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아...”이태민은 이 말을 듣고 화가 차올랐다.“내가 설득할게.”이태민은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산부인과로 향했다. 여 경무관도 뒤따랐다.이태민은 의사의 동의하에 분만실로 들어섰다. “형수님, 양 팀장님 지금 생사 위기에 있는데 팀장님 아이라도 무사하게 태어나야죠. 팀장님 아이라도 이 세상에 남겨주어야 하죠...”안이슬은 허약하게 눈을 감아버렸다. 안이슬은 이런 설득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만약 배 속의 아이가 양명섭의 아이라면 당연히 수술하려고 할 것이다.지금, 이 순간 안이슬은 애초에 아이를 지우지 말라고 하던 양명섭의 말을 들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이 아이가 없다면 지금 이렇게 괴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만약 양명섭이 죽는다면 안이슬은 그를 위해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겨주지 못한 것이다.“형수님...”이태민은 급해서 미칠 것 같았다.“형수님 친구분이 와서 양 팀장님 수술을 하고 있기에 별일 없을 거예요. 형수님 친구분 믿으셔야죠!”이태민은 유 주임도 안이슬의 친구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는 친구가 맞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안이슬이 제왕절개를 동의하게 설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배 속의 아이가 위험한 것은 물론이고 어른도 난산 때문에 죽을 위험이 있다. 안이슬이 중얼거렸다.“연아가 왔어?”“...”온 사람은 안이슬이 말하는 연아가 아니라 남자지만 이태민은 안이슬을 안심하게 하려고 이렇게 말했다.“네, 그분이 말하길 수술 성공확률이 아주 높아서 걱정하지 말고 아기를 출산하라고 했습니다.”안이
이태민은 듣지 않았다. 그는 안이슬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쌍방은 대치상태에 들어갔는데, 여 경무관이 번뜩 생각이 들어 전화를 받는 척하며 말했다.“여보세요.”“아, 수술 끝났어요?”“괜찮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이태민은 두 눈이 번쩍였다.“양 팀장님 수술 끝났어?”여 경무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수술이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해.”안이슬은 손을 내리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안이슬은 갈라 터진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별일 없다니 다행이야.”“이제 수술하러 가도 되죠?”이태민이 묻는 말에 안이슬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묵인한 것이다. 안이슬은 수술실로 실려 가서 제왕절개를 진행했다. 이태민이 뒤돌아 가려는데 여 경무관이 그를 잡았다.“이태민, 나 방금 거짓말했어.”이태민은 의아하게 그녀를 쳐다보면서 미간이 천천히 찌푸려졌다. 이태민은 서서히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그럼 방금 그 전화는...”“아무도 전화 온 적 없어.”여 경무관의 말에 이태민은 그래도 칭찬을 했다.“좋아, 잘했어.”이러지 않으면 안이슬은 수술을 받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끌다가 둘 다 죽기를 기다리는 건 안 될 일이다. 이태민은 긴 의자에 앉아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으로는 양 팀장과 안이슬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이 부부에게 오늘이 참 험난하네.”여 경무관의 말에 이태민이 동의했다.“그러게 말이야.”“양 팀장님과 형수님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좋을 줄 몰랐어.”안이슬이 양명섭이 죽으면 자기도 살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태민의 마음속에는 큰 요동이 일렀다. 둘 사이의 감정이 이 정도로 깊을 줄 몰랐다. 이렇게까지 애절한 두 사람한테 절대 무슨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한 시간이 넘어 지나고 안이슬은 제왕절개로 여아를 출산했다. 배 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몸에는 여러 군데 멍 자국이 있어서 신생아검사를 하러 보내졌다.이태민은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여자애도 좋지.”적어도 양명섭에
송연아는 시선을 깔며 눈가의 슬픔을 가렸다.“세헌 씨가 딸을 되게 좋아해요.”안이슬은 잠시 침묵했다.“왜 그렇게 만족을 몰라?”“세헌 씨는 아무 얘기 안 했어요. 제가 세헌 씨한테 딸을 안겨주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거예요.”송연아가 작게 말하자 안이슬이 말했다.“넌 생각이 너무 많아. 세헌 씨가 별말을 안 했는데 왜 스스로 자기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거야?”송연아가 웃었다.“네, 만족을 모르는 건 저예요. 됐어요?”“원래 네가 만족을 잘 모르는 거야. 네가 딸을 낳았으면 아들을 또 갖고 싶었을 거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거지. 그러니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마.”안이슬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연아야, 나는 명섭 씨랑 이렇게 평범하게 여기서 평생을 살고 싶어.”송연아가 말했다.“그럴 거예요. 명섭 씨 수술 성공적으로 아주 잘 끝났어요.”안이슬은 입술을 깨물었고 송연아는 사과를 건넸다. 송연아는 이태민한테서 일의 자초지종을 전해 들었는데 양명섭이 아니었으면 총을 맞은 사람은 송예걸이었다고 한다. 아무쪼록 송예걸이 그들을 번거롭게 만든 것이니 송연아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예걸이가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 몰랐어요.”안이슬이 위로하며 말했다.“아직 어리잖아.”송예걸은 나쁜 길에 들어섰다...송연아가 말했다.“이번 일은 교훈이 너무 커요. 그 애의 평생은 그저 이렇게 망하는 거잖아요?”안이슬은 침묵했다. 송예걸이 공을 세운 건 맞지만 이번 일은 사건이 중대하여 감옥살이하는 건 절대 면치 못할 것이다. 다만 시간이 길고 짧음의 문제인 것이지. 공을 세웠으니 재판에서 정상을 참작할 것이고 감옥에서 모범수로 생활하면 감형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괜찮은 결과인 것이다.송연아도 인정했다. 이러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본인이 저지른 일은 본인이 감당해야 하고 이번 일을 겪고 그도 성숙해야 한다.“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요.”송연아가 몸을 일으키며 했다. 안이슬도 확실히 좀 배가 고팠다. 제왕절개 수술이라고 해도 6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