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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좋은 말로 부탁하면 도와줄게요. 그런데 계속 이런 태도이면 저 가요?”

“잠깐만요.”

방유정은 지금 임지훈을 그냥 보내면 아버지가 직접 찾아갈 거고 그렇게 되면 더 난감할 거라는 걸 알기에 서둘러 말렸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부탁해요?”

“그거로는 안 되죠. 부탁하는 진심을 보여줘야죠.”

방유정은 지금까지 이런 비굴함을 당한 적이 없었기에 분노가 치밀어서 숨을 헐떡였다.

“이것도 안 된다고요?”

임지훈이 그녀의 귓가에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부족하죠.”

방유정은 놀라더니 순식간에 얼굴까지 토마토처럼 빨개지며 반응했다.

“당신...”

임지훈이 다시 말했다.

“어머,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순진해요? 정말 몰랐네요. 유정 씨가 얼굴이 빨개진 걸 봐서라도 도와줄게요.”

방유정은 화를 내고 싶었지만, 임지훈이 승낙했기에 화를 낼 이유가 없어서 헛기침하며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애썼다.

“가요. 제 차가 주차장에 있어요.”

임지훈이 말했다.

“짐도 챙겨야 해요.”

“제 차에 넣어둬요.”

임지훈은 짐을 그녀의 손에 넘겨주며 말했다.

“저에게 부탁을 하면서 이 정도는 유정 씨가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고도 남자예요? 어떻게 여자에게 이런 걸 시켜요?”

“저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임지훈이 웃으며 말하자, 방유정은 한숨을 쉬며 하는 수 없이 그의 짐을 챙겨서 따라갔다. 그녀는 임지훈의 뒷모습을 째려봤다.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 남자가 어떻게 감히 이런...’

“절대 저를 남자로 생각하지 말아요.”

임지훈이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는데 마치 보지 않아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아는 듯싶었다.

“...”

방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

“차는 어디에 주차했어요?”

임지훈이 물었다.

“저기 핑크색 차에요.”

그녀는 실버색 차에 핑크색 필름을 붙였는데 임지훈이 한마디 평가했다.

“역시 여자들이 좋아하는 색이네요.”

“왜요? 지금 여자라고 차별 대우하는 거예요? 지훈 씨도 여자가 낳았다는 걸 잊지 말아요”

임지훈이 말했다.

“여자를 차별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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