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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임지훈은 교만하지 않고 겸손을 알기에 완벽하게 대답했다.

방유정 아버지는 너무 성급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은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유정이를 어떻게 생각해요?”

방유정 아버지가 묻자, 임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좋은 사람입니다.”

방유정 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변덕이 심한데도요.”

그는 말하면서 체스 한 보 움직였는데 임지훈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면서 이길 수 있는 한 수를 뒀다. 이제 임지훈이 한 보만 잘못 두면 지게 된다.

방유정 아버지는 고개를 들어 임지훈을 보며 말했다.

“내 딸은 어릴 때부터 우리가 너무 오냐오냐 키웠고 고생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성격이 좀 안 좋긴 해도 마음만은 착하고 예뻐요.”

방유정 부모님이 서로 사랑하고 가정 분위기가 좋은 건 임지훈도 느꼈다. 방유정이 이런 가정에게 자랐으니 조금 변덕이 있다고 해도 마음만은 착하다는 건 확실했다. 너무 잘 보호받았기에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유정 씨 같은 사람이 적습니다.”

사회의 시달림에서 마음이 변해가는 사람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방유정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런데 보호를 너무 잘해주다 보니 내가 죽으면 어떡할지 그것도 걱정이에요.”

임지훈이 당황한 듯 눈을 번쩍 뜨자, 방유정 아버지는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에요, 농담.”

임지훈은 간신히 한 수를 둬서 공격을 피했다.

“사실 우리 딸 꽤 괜찮아요.”

임지훈도 방유정이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만, 두 집안이 어울리지 않기에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네 맞습니다.”

임지훈의 대답을 듣고 방유정 아버지가 말했다.

“그럼, 한번 잘 생각해 봐요.”

임지훈이 놀라서 고개를 들었는데 방유정 아버지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고 같이 웃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이다.

방유정 아버지도 업계에서 평생 많은 사람과 일을 하다보니 딸의 속임수를 진작에 알아챘지만 모르는 척했다. 단 임지훈은 정말로 마음에 들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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