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도범의 말에 앞으로 돌진하려던 도난화가 즉시 영아 등들을 멈추게 했다.아마도 네 사람이 일반인이 아닌 듯했다. 그렇지 않으면 도범이 그녀들을 말리지 않았을 거니까.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함부로 다가갔다간 도움이 되기는 커녕 상대방에게 참살당할 수도 있었다.사실 도범은 눈앞의 네명을 아주 쉽게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방금 그가 고의적으로 속도를 늦추었고, 그것때문에 박이성을 구하지 못했는데. 이제와서 빠르고 쉽게 눈앞의 네명을 해결하게 되면 박씨네 사람들이 그를 의심할게 분명했다.그러니 그는 지금 반드시 실력을 잘 공제해서 상대방을 죽이되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걸 보여주며 될수록 오래 싸워야 했다."이설을 다치게 하다니! 다 같이 연합하여 저 자식을 죽여!"연풍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순간 네 사람이 도범을 에워쌌다.그러나 도범 등은 먼 곳에 세워진 차 안에서 노인 한 명과 소녀 한 명이 이쪽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집사님, 도련님을 도우러 갈까요?"소녀가 눈살을 찌푸린 채 옆에 앉은 노인에게 물었다. "지금 도련님에게 문제가 생겨서는 절대 안 됩니다. 게다가 저희 지금 가서 도와주게 되면 도련님이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저희와 함께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조금만 더 지켜보죠. 지금 나서면 도련님께서 오히려 불쾌해할 수도 있어요. 서정이 상황을 도련님에게 알려줬는지도 모르고.”노인이 쓴웃음을 지었다. "하물며 지금 도련님이 우세에 처해 있으니, 혼자서 저 네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노인의 말에 소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도련님이 정말로 저 네 사람을 죽였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그의 전투력이 확실히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니까요. 비록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훈련을 받은 저희 같은 젊은이들과는 비길 수 없겠지만 젊은 나이에, 그것도 이렇게 힘든 환경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건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 매우 좋다는 것을 설명하겠죠.""슝!"두 사람이 토론하고 있을 때, 상대방과 이미 수십 라운드를 싸운 도범이 마침내
더군다나 여러 강자가 맞붙게 된 전투라 많은 지나가는 사람들도 목격했으니, 네 사람이 죽게 되면 경성 쪽에서 조만간 조사하러 올 것이고, 그러면 사실을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니.그때가 되면 그들 박씨 가문은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게 분명했다."할아버지, 왜 한숨을 쉬세요? 지금의 형세를 보면 도범씨가 무조건 저 네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박시율이 눈살을 찌푸리며 할아버지에게 물었다.나봉희 등들도 모두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박 어르신을 바라보았다."경성에는 큰 세력이 수도없이 많아. 높은 위치에 처해있는 10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들보다 조금 약한 세력에도 강자가 아주 많아. 연씨 가문은 능력도 어마어마한데다 저 어린 것들도 하나같이 뛰어났으니. 그들이 진짜 죽게 되면 우리는 큰 세력의 미움을 사는 것과 같은 거야."박 어르신이 한숨을 쉬며 다시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상황에서 도범은 반드시 저들을 죽여야 해. 이미 앉아서 좋게 이야기할 가능성이 없어졌어.”"펑펑펑!"같은 시각, 전투는 여전히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잠시 후 나머지 세 사람도 모두 도범에게 참살되었다."좋아, 좋아, 하하!"박준식이 크게 웃더니 달려가 아들의 시체를 안았다. "이성아, 봤어? 보았냐고! 너의 원수들은 이미 죽었어. 도범이 너를 위해 복수했다고!"그리고 먼 곳에 세워진 차 안에서, 도씨 가문의 집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의 전투력이 정말 강하네요. 혼자서 네 명의 고수를 전부 죽이다니. 가주님께서 알게되면 반드시 매우 기뻐하실 겁니다."말을 마친후 그는 소녀를 쳐다보았다. "도련님의 전투력이 비록 아가씨보다는 못할수도 있지만 그의 잠재력, 천부적인 재능은 당신들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났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당신들은 어릴 때부터 가문의 훈련을 받아 오늘의 지경까지 이르렀으니.”소녀는 비록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만약 이 속세 속에 버려져 있었다면, 절대
"경성 쪽의 사람들이라... 확실히 번거롭긴 하겠네요. 그곳의 큰 세력 혹은 대가문 중에는 강자와 고수들이 수도없이 많으니까요."도난화가 듣더니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안타깝게도 예전에 전쟁이 났을 때 그들이 고수를 몇 명밖에 파견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는 아마 진작에 이겼을 건데.""빨리, 빨리 여기에 있는 시체들 다 처리해!"박 어르신이 즉시 사람을 시켜 시체를 처리하게 했다. 오래 끌수록 아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나중에 연씨 가문에서 찾아와 연풍 등의 사인을 조사할 때도 더욱 쉬울 것이니까.생각해 본 후, 박 어르신이 박준식을 향해 말했다. "준식아, 사실 이성이 이렇게 된 것도 5년 전에 그가 이들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야. 그가 당시 이 사람의 약혼녀를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오늘같은 일이 없었을 거야. 나도 몇 년이나 지난 오늘 이 사람들이 이성이 죽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다."박준식이 눈시울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아버지. 평소에 저도 이 아이한테 될수록 조용히 지내라고 몇 번이고 타일렀어요. 그런데 아비의 말은 그렇게 듣지도 않더니. 에휴, 이번은 도범이 마지못해 연씨 가문의 네명을 죽였지만, 만약 그들의 가문에서 찾아온다면 어떡하죠?”박 어르신이 한참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일단 최대한 빨리 이성의 시체를 묻자. 경성은 여기서 아주 머니, 그들이 당분간은 이곳을 찾아내지 못할 거야. 그리고 우리는 이성의 시체를 묻은 후 고정자산을 모두 싸게 팔고 중주를 떠나자!"박준식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박 어르신이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자라서 중주에 대한 감정이 보통 깊은 것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중주를 떠나자는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어쩔 수 없어서였겠지."뭐? 정말 이사갈 거야? 어디로?"나봉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고향을 떠나는 게 그녀가 원하는 나날이 아닌 듯했다.그러나 지금은 경성 큰 세력의 미움을 샀으니 확실히 이곳을 떠나는게 훨
서정은 나봉희를 상대하기가 귀찮아 조용히 박시율과 도범을 데리고 큰 별장 밖의 화원으로 갔다.하지만 서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도범이 먼저 물었다. "엄마, 그 영감과 여인이 엄마를 불러냈죠? 저를 설득해보라고?"서정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생각지도 못했네. 엄마가 말하기도 전에 알아맞히다니.""무슨 영감? 여인은 또 뭐고?"박시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서정이 그제야 박시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율아, 우리 여직껏 너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어. 실은 도범의 아버지 죽지 않았어, 아직 살아 있어. 바로 도남천이야.""뭐라고요?"박시율이 듣더니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설마 이제서야 찾아왔나요? 두 사람도 그분이 아직 살아있고 죽지 않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랄까. 이 세상에는 많은 강대한 세력이 있어. 예를 들면 경성의 10대 가문, 이미 충분히 강대하다고 할 수 있잖아?"그러다 서정이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것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가 있어. 경성의 10대 가문을 능가하는 존재. 그게 바로 은세 대가문이야. 이런 가문은 일반적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고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면서 살아. 심지어 그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설마요? 경성 10대 가문이 이미 충분히 대단한데, 그들보다 더 대단한 존재가 있다니?"박시율이 침을 삼키고서야 떠보듯이 물었다. "그러면 도범씨의 아버지가 은세 가문의 사람이라는 뜻인 가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땐 나도 몰랐어. 그때의 그사람은 엄청 젊었고, 그냥 놀러 세상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거든. 그런데 우리가 마침 첫눈에 상대방한테 반했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어. 당시의 난 우리가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평생을 보낼 줄 알았지.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어. 그의 신분과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게다
"휴, 도남천이라는 분, 정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가족의 입장에서 말하면 그분은 확실히 가문을 생각하는 분이시겠죠. 하지만 책임감이 있는 아버지는 아닌 것 같네요."박시율이 듣고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서정을 향해 물었다. "그럼 당시 어머님을 내쫓을 때, 그분이 어머님에게 돈은 줬나요? 어머님이 도범씨를 임신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도범이 태어났을 때 그는 감히 루희에게 사실대로 말하지도 못했어. 하지만 밖에 우리가 살만한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우리를 보러 자주 왔었어. 돈도 자주 쥐어주었고. 그러다 도범이 대여섯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용기를 내 루희에게 말했거든. 그런데 결국 루희는 엄청 화를 냈고 그와 루희 쪽의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를 쫓아냈어. 우리더러 멀리 사라져버리라고.”도범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여러 해가 흘렀고, 그의 권세도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어. 비록 우리가 떠날 때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겠지만, 우리를 정말로 찾고 싶었다면 어떻게든 찾아냈겠지. 그런데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어."말하다 도범이 또 냉소했다. "심지어 5년 전, 엄마의 수술비 천만원이 필요해서 내가 도씨 가문 앞까지 찾아가 하룻밤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 마지막엔 집사가 나와서 도남천이 나더러 꺼지라고했다더군. 그것도 모자라 나를 호되게 모욕까지 했지. 그래서 그때 내가 결심을 내렸어. 나의 아버지는 죽었다고."서정이 도범의 말을 듣고나서 진지하게 말했다. "도범아, 사실 전엔 나도 너의 아버지를 매우 미워했어. 하지만 어제 그 노인과 몇 가지 일을 확인했었거든. 사실, 너의 아버지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야.""그게 무슨 뜻이죠? 그 사람이 날 찾은 적이 있다는 건가요?"도범이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물었다."그건 아니지만, 어제 그 노인이야말로 집사였어. 그가 너의 아버지께서 매년 우리에게 천만원씩 보냈었다고 하더군. 하지만 우리는 전혀 몰랐고.
"저더러 산업을 계승하라고요? 말도 안 돼. 도씨 집안 사람들이 동의한다고요? 그 사람과 루희에게 아들도 있는 판에, 그 여인이 동의할 리가 없잖아요."도범은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도남천이 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데요? 도씨 가문의 실력으로 치료해내지 못한다는 게 이상하잖아요.""구체적으로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3개월만 더 살 수 있다고 했어.""그리고 도씨 가문 쪽엔 대장로와 많은 가족분들이 모두 네가 돌아가기를 바란대. 루희와 도남천의 아들은 몇몇 대가문의 자식들과 함께 미지의 숲으로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대. 심지어 도씨 가문에서 사람을 파견해 오랫동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아마 이미 맹수에게 먹혔을 수도 있다네."서정이 쓴웃음을 지으며 도범을 바라보았다. "도남천에겐 지금 아들이라곤 너 하나밖에 없어. 그러니 그와 도씨 가문의 사람들은 당연히 네가 돌아가서 가문을 다스리기를 바라는 거겠지. 물론 루씨 가문의 사람들과 루희는 반드시 여러모로 너를 괴롭힐 거고. 그래서 돌아갈 생각이 있다면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해."도범이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지하게 서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제가 돌아가기를 바라요? 제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서정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범아, 엄마는 너의 선택을 존중할거야. 엄마는 너를 이해하거든. 여직껏 도남천이 너를 별로 돌본 적도 없고, 두사람 사이에 그다지 깊은 부자간의 감정도 없잖아. 그러니 우린 그들 도씨 가문에게 아무런 빚도 지지 않았어."그러다 서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말하면, 엄만 네가 돌아가 그 사람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해. 네가 도씨 가문의 가주가 되든 되지 않든, 엄마는 전혀 개의치 않아. 가주 후계자가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가주가 된 후에 어쩌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너의 아버지셔. 곧 죽을 수도 있고. 그러니 난 네가 한 번만이라도 돌아가 그 사람을 봤으면
"진짜야? 용의 비늘? 진짜 용의 비늘이라고?"도범이 듣더니 다소 격동해져서는 되물었다."당연하죠. 저도 겨우 알아낸 거라고요. 하지만 그 물건이 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의 손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나타났다는 건 확실해요."장진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격동되어 보였다. "사부님이 그 물건을 가질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아무래도...""이런 물건은 일단 나타나기만 하면 수도없는 쟁탈을 불러일으킬 거야.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져도 소용없는 물건으로 되겠지만 보물이긴 하니까, 소장가치도 있고.”도범이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한마디 했다."지금 대체 누구의 손에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초장현이 그곳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미 출발했거든요, 사부님을 도와 그 물건을 찾아내 손에 넣겠대요. 늦게 가면 다른 사람이 숨겨버릴 수도 있다면서."장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더러 먼저 가서 조사하라 그래. 그리고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고. 우리가 바로 뒤따라 갈테니."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오늘 경성 쪽 연씨 가문의 미움을 샀어. 비록 안중에 둘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작은 세력은 아닐 거야. 요 며칠, 박씨 가문의 사람들이 일부 고정자산을 처리할거거든. 그래야 우리가 출발할 수 있어.""좋아요. 그럼 그때 저도 함께 갈게요!"장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너도 우리랑 같이 간다고?"도범이 진땀을 흘리며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사부님, 그냥 저도 같이 데리고 가란 말이에요. 저 혼자 여기에 있으면 엄청 심심할 거라고요. 사부님과 시율씨도 이곳을 떠나는데 제가 남아서 뭐 해요?"장진이 도범을 힐끗 흘겨보았다. 말투에는 약간의 애교도 섞여 있었다.여전신이 자신의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도범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예전엔 종래로 없었던 일인데, 도범은 순간 닭살이 돋았다."좋아,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같이 가지 뭐. 대신 마땅한 핑계를 찾아야 해. 아무 이유도 없이 우리
"연성."도범이 잠시 생각하고나서 대답했다."뭐? 연성으로 간다고? 하지만 그곳은 경성과 멀지 않잖아. 난 또 더 먼 곳으로 도망갈 줄 알았는데. 연성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박시율이 걱정이 되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하지만 도범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엔 제일 위험한 곳이야말로 제일 안전할 것 같거든. 우리가 그들의 등잔밑에 잘 숨어 있으면 그들이 오히려 그곳을 중점적으로 찾지 않을 수도 있어. 게다가 내가 연성 쪽에 볼일도 좀 있거든."도범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쪽이 도씨 가문이랑 아주 가까워. 나중에 가보고 싶으면 그곳에서 출발하는 게 더욱 편리할 거고.""그래? 그럼 정말 다행이네. 사실 난 어머님께서 아직도 그분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거든. 게다가 당신이 필경 그분의 아들인데, 그래도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한 번 가봤으면 해. 나중에 당신이 후회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도씨 가문의 가주자리라면 딱히 중요하지는 않지만."박시율이 도범의 말에 활짝 웃었다. 도범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그녀를 매우 기쁘게 했다.그녀는 도범이 줄곧 원망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 하물며, 루희라는 여인때문에 도범과 도남천 사이에 그렇게 많은 오해까지 생겼으니."참, 당신 의술이 뛰어나잖아. 이제 돌아가게 되면 한 번 진찰해봐. 당신이 그분의 병을 고칠 수도 있는 거잖아."잠시 생각한 후 박시율이 다시 입을 열었다.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나 그렇게 무정한 사람이 아니야.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번 돌아가볼거야. 하지만 당분간은 나의 결정을 엄마에게 알리지 마.""응, 알았어!"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오후가 되어서야 박씨 가문의 가족들이 묘지를 선택하고 박이성과 장소연을 매장하였다.그리고 이튿날, 서정은 다시 도씨 가문의 집사를 찾아가 그들에게 이미 도범을 설득했다고 알려주었다. 다만 도범이 가문으로 돌아갈지 말지에 대해서는 도범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거고, 적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