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은 나봉희를 상대하기가 귀찮아 조용히 박시율과 도범을 데리고 큰 별장 밖의 화원으로 갔다.하지만 서정이 입을 열기도 전에 도범이 먼저 물었다. "엄마, 그 영감과 여인이 엄마를 불러냈죠? 저를 설득해보라고?"서정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생각지도 못했네. 엄마가 말하기도 전에 알아맞히다니.""무슨 영감? 여인은 또 뭐고?"박시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서정이 그제야 박시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율아, 우리 여직껏 너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있어. 실은 도범의 아버지 죽지 않았어, 아직 살아 있어. 바로 도남천이야.""뭐라고요?"박시율이 듣더니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정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설마 이제서야 찾아왔나요? 두 사람도 그분이 아직 살아있고 죽지 않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랄까. 이 세상에는 많은 강대한 세력이 있어. 예를 들면 경성의 10대 가문, 이미 충분히 강대하다고 할 수 있잖아?"그러다 서정이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것보다 더욱 무서운 존재가 있어. 경성의 10대 가문을 능가하는 존재. 그게 바로 은세 대가문이야. 이런 가문은 일반적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고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면서 살아. 심지어 그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설마요? 경성 10대 가문이 이미 충분히 대단한데, 그들보다 더 대단한 존재가 있다니?"박시율이 침을 삼키고서야 떠보듯이 물었다. "그러면 도범씨의 아버지가 은세 가문의 사람이라는 뜻인 가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땐 나도 몰랐어. 그때의 그사람은 엄청 젊었고, 그냥 놀러 세상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거든. 그런데 우리가 마침 첫눈에 상대방한테 반했고,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어. 당시의 난 우리가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평생을 보낼 줄 알았지.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되었어. 그의 신분과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게다
"휴, 도남천이라는 분, 정말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가족의 입장에서 말하면 그분은 확실히 가문을 생각하는 분이시겠죠. 하지만 책임감이 있는 아버지는 아닌 것 같네요."박시율이 듣고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서정을 향해 물었다. "그럼 당시 어머님을 내쫓을 때, 그분이 어머님에게 돈은 줬나요? 어머님이 도범씨를 임신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서정이 쓴웃음을 지었다. "도범이 태어났을 때 그는 감히 루희에게 사실대로 말하지도 못했어. 하지만 밖에 우리가 살만한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우리를 보러 자주 왔었어. 돈도 자주 쥐어주었고. 그러다 도범이 대여섯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용기를 내 루희에게 말했거든. 그런데 결국 루희는 엄청 화를 냈고 그와 루희 쪽의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를 쫓아냈어. 우리더러 멀리 사라져버리라고.”도범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여러 해가 흘렀고, 그의 권세도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어. 비록 우리가 떠날 때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겠지만, 우리를 정말로 찾고 싶었다면 어떻게든 찾아냈겠지. 그런데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어."말하다 도범이 또 냉소했다. "심지어 5년 전, 엄마의 수술비 천만원이 필요해서 내가 도씨 가문 앞까지 찾아가 하룻밤 동안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어. 마지막엔 집사가 나와서 도남천이 나더러 꺼지라고했다더군. 그것도 모자라 나를 호되게 모욕까지 했지. 그래서 그때 내가 결심을 내렸어. 나의 아버지는 죽었다고."서정이 도범의 말을 듣고나서 진지하게 말했다. "도범아, 사실 전엔 나도 너의 아버지를 매우 미워했어. 하지만 어제 그 노인과 몇 가지 일을 확인했었거든. 사실, 너의 아버지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야.""그게 무슨 뜻이죠? 그 사람이 날 찾은 적이 있다는 건가요?"도범이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물었다."그건 아니지만, 어제 그 노인이야말로 집사였어. 그가 너의 아버지께서 매년 우리에게 천만원씩 보냈었다고 하더군. 하지만 우리는 전혀 몰랐고.
"저더러 산업을 계승하라고요? 말도 안 돼. 도씨 집안 사람들이 동의한다고요? 그 사람과 루희에게 아들도 있는 판에, 그 여인이 동의할 리가 없잖아요."도범은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도남천이 대체 무슨 병에 걸렸는데요? 도씨 가문의 실력으로 치료해내지 못한다는 게 이상하잖아요.""구체적으로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3개월만 더 살 수 있다고 했어.""그리고 도씨 가문 쪽엔 대장로와 많은 가족분들이 모두 네가 돌아가기를 바란대. 루희와 도남천의 아들은 몇몇 대가문의 자식들과 함께 미지의 숲으로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대. 심지어 도씨 가문에서 사람을 파견해 오랫동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아마 이미 맹수에게 먹혔을 수도 있다네."서정이 쓴웃음을 지으며 도범을 바라보았다. "도남천에겐 지금 아들이라곤 너 하나밖에 없어. 그러니 그와 도씨 가문의 사람들은 당연히 네가 돌아가서 가문을 다스리기를 바라는 거겠지. 물론 루씨 가문의 사람들과 루희는 반드시 여러모로 너를 괴롭힐 거고. 그래서 돌아갈 생각이 있다면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 해."도범이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지하게 서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제가 돌아가기를 바라요? 제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서정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범아, 엄마는 너의 선택을 존중할거야. 엄마는 너를 이해하거든. 여직껏 도남천이 너를 별로 돌본 적도 없고, 두사람 사이에 그다지 깊은 부자간의 감정도 없잖아. 그러니 우린 그들 도씨 가문에게 아무런 빚도 지지 않았어."그러다 서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말하면, 엄만 네가 돌아가 그 사람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해. 네가 도씨 가문의 가주가 되든 되지 않든, 엄마는 전혀 개의치 않아. 가주 후계자가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가주가 된 후에 어쩌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너의 아버지셔. 곧 죽을 수도 있고. 그러니 난 네가 한 번만이라도 돌아가 그 사람을 봤으면
"진짜야? 용의 비늘? 진짜 용의 비늘이라고?"도범이 듣더니 다소 격동해져서는 되물었다."당연하죠. 저도 겨우 알아낸 거라고요. 하지만 그 물건이 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의 손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나타났다는 건 확실해요."장진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격동되어 보였다. "사부님이 그 물건을 가질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아무래도...""이런 물건은 일단 나타나기만 하면 수도없는 쟁탈을 불러일으킬 거야.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져도 소용없는 물건으로 되겠지만 보물이긴 하니까, 소장가치도 있고.”도범이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한마디 했다."지금 대체 누구의 손에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초장현이 그곳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미 출발했거든요, 사부님을 도와 그 물건을 찾아내 손에 넣겠대요. 늦게 가면 다른 사람이 숨겨버릴 수도 있다면서."장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더러 먼저 가서 조사하라 그래. 그리고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고. 우리가 바로 뒤따라 갈테니."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오늘 경성 쪽 연씨 가문의 미움을 샀어. 비록 안중에 둘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작은 세력은 아닐 거야. 요 며칠, 박씨 가문의 사람들이 일부 고정자산을 처리할거거든. 그래야 우리가 출발할 수 있어.""좋아요. 그럼 그때 저도 함께 갈게요!"장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너도 우리랑 같이 간다고?"도범이 진땀을 흘리며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사부님, 그냥 저도 같이 데리고 가란 말이에요. 저 혼자 여기에 있으면 엄청 심심할 거라고요. 사부님과 시율씨도 이곳을 떠나는데 제가 남아서 뭐 해요?"장진이 도범을 힐끗 흘겨보았다. 말투에는 약간의 애교도 섞여 있었다.여전신이 자신의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도범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예전엔 종래로 없었던 일인데, 도범은 순간 닭살이 돋았다."좋아,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같이 가지 뭐. 대신 마땅한 핑계를 찾아야 해. 아무 이유도 없이 우리
"연성."도범이 잠시 생각하고나서 대답했다."뭐? 연성으로 간다고? 하지만 그곳은 경성과 멀지 않잖아. 난 또 더 먼 곳으로 도망갈 줄 알았는데. 연성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박시율이 걱정이 되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하지만 도범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엔 제일 위험한 곳이야말로 제일 안전할 것 같거든. 우리가 그들의 등잔밑에 잘 숨어 있으면 그들이 오히려 그곳을 중점적으로 찾지 않을 수도 있어. 게다가 내가 연성 쪽에 볼일도 좀 있거든."도범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쪽이 도씨 가문이랑 아주 가까워. 나중에 가보고 싶으면 그곳에서 출발하는 게 더욱 편리할 거고.""그래? 그럼 정말 다행이네. 사실 난 어머님께서 아직도 그분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거든. 게다가 당신이 필경 그분의 아들인데, 그래도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한 번 가봤으면 해. 나중에 당신이 후회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도씨 가문의 가주자리라면 딱히 중요하지는 않지만."박시율이 도범의 말에 활짝 웃었다. 도범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그녀를 매우 기쁘게 했다.그녀는 도범이 줄곧 원망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 하물며, 루희라는 여인때문에 도범과 도남천 사이에 그렇게 많은 오해까지 생겼으니."참, 당신 의술이 뛰어나잖아. 이제 돌아가게 되면 한 번 진찰해봐. 당신이 그분의 병을 고칠 수도 있는 거잖아."잠시 생각한 후 박시율이 다시 입을 열었다.도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나 그렇게 무정한 사람이 아니야.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한 번 돌아가볼거야. 하지만 당분간은 나의 결정을 엄마에게 알리지 마.""응, 알았어!"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오후가 되어서야 박씨 가문의 가족들이 묘지를 선택하고 박이성과 장소연을 매장하였다.그리고 이튿날, 서정은 다시 도씨 가문의 집사를 찾아가 그들에게 이미 도범을 설득했다고 알려주었다. 다만 도범이 가문으로 돌아갈지 말지에 대해서는 도범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거고, 적어도
"허허, 도범이라 했나? 비록 자네가 뛰어난 실력으로 우리의 침입을 발견했지만, 오늘은 여전히 자네가 죽어야하는 날이야."노인이 한 번 웃더니 눈빛이 순간 무거워졌다. 그러고는 주먹을 쥐고 눈 깜빡할 사이에 도범의 코앞까지 다가가 주먹을 휘둘렀다."속도 빠르네."도범이 순간 멍해졌다. 노인의 전투력이 오늘 오전에 죽은 연씨 가문의 사람들과 별로 차이나지 않는 것 같았다.이 정도의 고수라면 중주에도 몇 명 없었다. 그래서 그는 순식간에 이 사람들이 루희가 보내서 왔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연씨 가문의 사람은 방금 죽어 그쪽에서 아마 아직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를 거고, 심지어 사람이 죽은 줄도 모를 것이니, 이렇게 빨리 찾아올 리가 없었다.그러니 가능성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루희가 집사와 도소정이 그를 찾으러 왔다는 것을 발견하고 몰래 사람을 보내 따라오게 한게 분명했다.이들은 아마도 오래전에 도범을 발견했을 것이다. 다만 집사와 도소정에게 들킬까 봐 기회를 기다렸겠지. 그 두사람이 나서게 되면 도범을 죽일 수 없으니까.그래서 줄곧 시기를 기다려왔을 것이다. 그리고 두사람이 가자마자 더는 참지 못하고 도범을 죽이러 온 거고."뻑!"도범은 속으로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해 냈다. 그러고는 주먹을 쥐고 노인의 주먹에 정면으로 맞부딪혔다.묵직한 소리와 함께 노인이 7, 8보 뒤로 물러나서야 발걸음을 멈추었다.노인의 얼굴에는 갑자기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 자들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방금의 주먹으로 도범을 쉽게 참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도범의 전투력은 그보다 몇 점 더 강횡했다."이럴 수가!"다른 여인도 놀란 얼굴이었다. "이 녀석은 세속에서 자라 가문의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토록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노인은 얼굴색이 어두워져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녀석의 천부적인 재능이 놀랍네. 그러니 반드시 죽여야 해. 앞으로 더 성장하게 놔두었다간 큰일이 생
노인은 이를 악물고 다시 억지로 일어나 일행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그러자 다들 하나같이 즉시 보검을 뽑아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당신들이 죽음을 자초한거니, 나를 탓하지마.”도범이 손바닥을 뒤집자 검은 보검이 다시 나타났다."슝슝슝!"그러고는 몇 번 연속 검을 휘둘렀다. 무서운 검기가 바로 날아가 순식간에 그 몇 사람을 참살해버렸다."너, 너 검기를 사용할 줄 알다니!"노인이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으니 무조건 도범을 죽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말해봐, 루희가 보냈어?"도범이 손에 보검을 들고 한걸음 한걸음씩 노인을 향해 걸어갔다. 담담한 눈빛과 담담한 말투가 오히려 사람을 등골이 서늘하게 했다. 눈앞의 도범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방금의 공격이 너무 날카로웠다."어디 나와 한번 붙어 봐!"노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보검을 들고 신속히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그러나 그의 목에는 순간 상처가 나타났고, 그렇게 바로 꼿꼿이 쓰러졌다."이, 이게 무슨 일이야?"싸우는 소리에 놀란 박영호, 나봉희 등은 하나둘씩 뛰어나왔다.그리고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발견하고 전부 크게 놀랐다.도범은 순간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몰랐다. 도씨 가문의 일에 대해 그는 아직 나봉희 등에게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한참 생각한 후에야 손에 든 보검을 거두어들이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어느 세력에서 보내온 킬러들인 것 같네요. 지금 우리가 죽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테니. 그래서 제 생각엔 일찍 중주를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도범은 속으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중주에서 그의 미움을 샀거나, 그의 목숨을 앗아가려했던 사람들은 이미 전부 그의 손에 죽었으니, 지금 중주에는 그를 죽이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연씨 가문의 미움만 사지않았어도 도범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밖에는 수십 명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수십 명이 하나같이 몸집이 크고 거의 다 근육이 불끈불끈한 게 무서운 느낌을 주고 있었다.문을 지키던 두 경비원은 놀라서 즉시 도범의 곁으로 달아갔다.도범이 상대방의 인수가 너무 많다는 것을 눈치 채고 즉시 도난화를 향해 말했다. "난화, 시율과 어머니 등을 모시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 있어. 여긴 나한테 맡기고.""네!"도난화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지금 모두 저와 함께 별장으로 가시죠. 도련님의 명령이 없이는 누구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도범씨, 조심해. 명국인들이야. 대체 언제 저 사람들의 미움까지 샀는지 모르겠네!"박시율이 눈살을 찌푸린 채 도범에게 신신당부하고서야 다른 가족들과 함께 방에 들어갔다."허허, 자식. 보아하니 의리가 넘쳐나는 사람인 것 같은데. 정말 혼자서 그들을 다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해?"한 대머리 남자가 머리를 만지며 웃었다. "우리가 너를 죽이고 나면 너의 가족들도 다 같이 죽일 건데.""정말 이해할 수가 없네. 전쟁이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사단을 내러 이렇게 다니는 거야? 그리고 잊지 마, 우리야말로 전승국이라는 걸."도범이 차갑게 웃었다. 그는 외국놈을 죽이는 것 만큼 통쾌한 일은 없다고 느꼈다."하하, 끝나긴 했지. 하지만 작은 범위의 모순은 여전히 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대머리 남자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게다가 우리는 명국이 아닌, 단지 우리의 세력을 대표해서 너를 죽이러 왔을 뿐이야. 네가 우리의 일을 망쳤잖아.""내가 너희들의 일을 망쳤다고?"도범은 자신이 언제 이 사람들의 미움을 샀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설마 지난번 술집에서 박시율의 대학동기들과 모임을 가졌 때, 그가 링 위에서 명국인을 죽인 것 때문에 찾아온 건가?하지만 도범은 즉시 부인했다. 그일은 이미 너무 오래전의 일이었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어떤 세력인데, 찾아오려면 아마 일찍 찾아왔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자식, 그만 추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