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내외하네. 대접은 당연히 우리가 해야지. 못난 아들 때문에 보디가드를 해고했다던데 감사하네.”태철민은 곧바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도범은 끝내 폭발했다.“누가 쏘는지는 이따가 졀정하고 2000억이나 빨리 내 계좌에 쏘시죠? 안 그러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아주 대담하네. 내가 중장인 걸 알면서도 감히 그렇게 말한다고?”소지훈은 눈앞에 벌어진 믿기지 않는 상황에 잠시 멈칫하는 듯싶더니 차갑게 웃었다.“옳고 그름도 모르는 중장한테 예의를 차려야 할 필요를 못 느껴서 말이지. 게다가 중장이 뭐라고 내가 예의를 차려야 하지?”도범은 하나도 꿀리지 않는다는 듯 시종일관 거만한 태도였다.“오호라. 아주 고집이 센가 보군.”소지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러면 언제까지 내 주먹이 센지 네 주둥이가 센지 어디 한 번 볼까?”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지훈은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도범 앞에 다다른 소지훈은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흥!”상대의 주동적인 공격에 도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하지만 콧방귀를 뀌더니 자기의 주먹을 동시에 휘둘렀다.“안 피한다고?”도범이 피하지 않자 소지훈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생각에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다.“퍽!”두 사람의 주먹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딪혔다.“이럴 수가!”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소지훈은 도범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힘을 느끼고는 놀란 듯 입을 벌렸다. 그리고 곧바로 연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겨우 넘어지지 않았다.뭇사람들은 그 모습에 경약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도범은 선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소지훈이 물러났으니 말이다.“이럴 리가 없어!”소지훈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게 대대장의 능력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그는 반동을 이용하여 다시 앞으로 돌진했다. 이번에 그는 힘을 아끼지 않았다.그런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도범도 전보다
하지만 그때, 용신애는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 그리고 광재 세 사람은 도범의 공포를 눈앞에서 경험한 적이 있었다. 이화당의 300여 명 되는 사람을 도범 혼자서 죽인 그때 말이다.그날 밤을 다시 떠올리자 용신애는 마음 한구석이 웅장해졌다. 무협 소설에나 나올법한 강자가 현실에 존재한다니. 사람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깔끔하게 죽이는 모습을 본 것도 그날이 처음이었다.그녀는 광재의 실력도 본 적이 있는데 도범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아쉽게도 아버지가 그녀의 오빠한테 도범을 건드리지 말라고, 오히려 잘 보여야 한다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이렇게 쉽게 그를 해고하다니.이건 용 씨 가문에 아주 큰 손실이다. 때문에 용신애는 도범이 오빠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너, 너 실력이 대대장급이 아니야. 너 대체 누구야? 뭐 하는 놈이야?”눈앞에 벌어진 일을 가장 놀라워하는 건 소지훈 본인이었다. 그는 중장의 신분이었기에 자기 실력에 그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가졌다. 그런데 전력을 다해도 도범에게 밀리다니!그는 마지막 남은 필살기는 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렇다 한들 눈앞의 놈을 이길 수 없다는 직감이 들었으니까.도범은 소지훈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내가 누구냐고? 박 씨 가문의 데릴 사위인데? 네 사촌 동생이 말해준 그대로야. 솔직히 사과하면 1000억으로 퉁치려고 했는데 저 자식이 내가 무식한 군인이라며 신경을 계속 긁잖아!”여기까지 말한 도범은 한숨을 돌리더니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뱉어냈다.“그러니까 2000억 일전 한 푼도 적으면 안 돼!”도범의 얘기를 한참 듣던 소지훈은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돌려 태용을 바라봤다.“태용, 이게 뭔 말이야? 네 눈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군인이 고작 그 정도였어?”“형, 아니야. 나 형 말한 거 아니야. 형은 중장이잖아! 난 저 자식을 말한 거라고!”태용은 고개를 숙이며 설명했다.“짝!”하지만 소지훈은 그를 도와주기는커녕 잔뜩
소지훈이 중장이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인데 도범의 말은 그야말로 놀라웠다.대장 급 실력 아니면 적어도 중장급 실력이 되어야 할 수 있을 범한 밀이니까.“이건…….”2000억이라니! 솔직히 태철민은 그렇게 많은 돈을 내놓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지훈을 슬쩍 바라봤다. 방금 도범의 말은 분명 소지훈을 얕잡아 보는 말이었기에 소지훈이 도범에게 자극이라도 받아 다시 싸워주길 바랐다. 그렇다면 도범을 상대할 수 있을 테니까.하지만 소지훈은 가볍게 무시한 채 눈길을 돌렸다.한참을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던 그는 끝내 못난 아들을 바라봤다.“내가 1000억 내줄 테니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알았어요.”태용은 표정이 어두웠다. 딱 봐도 내키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유일한 중장인 형도 도범에게 당해내지 못했으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그는 곧바로 카드에 있는 돈을 도범의 계좌로 보내고 태철민에게 계좌를 알려줘 나머지 1000억을 송금했다.돈을 송금하는 순간 태철민은 가슴이 뜯겨나가는 듯 고통스러웠다. 태용이 송금한 1000억은 내기에서 번 돈이니 괜찮았지만 그의 1000억은 태 씨 가문 돈이었다. 삼류 가문에게 그 돈이 얼마나 큰 건지는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아껴 먹고 아껴 써야 하는 건 확실했다.“이제는 우리 아들 데려가도 괜찮겠나?”“당연하죠!”태철민의 물음에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돈도 받았는데 붙잡을 필요야 없죠. 같이 식사할 것도 아니고.”“그럼 기회 되면 또 보자고!”태철민은 어두운 표정으로 도범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몸을 돌려 용천수와 태용의 친구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다들 우리 아들 친구이니 함께 가자고. 내가 술이라도 대접할 테니!”“네!”용천수의 낯빛은 무척 어두웠다. 그는 도범을 힐끗 바라본 뒤에야 태철민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백화점 밖으로 나왔음에도 계속 얼떨떨했다. ‘도범 그 자식 대대장 아니었어? 어떻게 소지훈 중장도 그놈 상대가 안 되지? 설마 아버지 말이 맞았나?
“지훈 씨, 혹시 도범이 진짜로 그렇게 세요? 설마 봐준 건 아니겠죠? 아직 필살기가 남아 있는데 안 쓴 거죠? 그 자식과 싸워서 질 수가 없잖아요. 그 자식 그저 힘만 센 거죠?”한참을 고민에 빠져 있던 용천수는 끝내 참지 못하고 소진훈에게 물었다.“그 사람 엄청 대단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 저 그 사람 못 이겨요.”소지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백화점 2층 당구장 쪽 위치를 바라보더니 다시 담배를 태웠다.“게다가 제 사촌 동생이 우리 군인을 그렇게 무시했으니 상대가 봐주지 않는 것도 전 이해돼요.”그러던 그때…….“너 정말, 어쩜! 한 판에 200억짜리 내기를 덥석 하겠다고 그러면 어떡해? 상대가 그렇게 자신만만하면 뭔가 있겠구나 생각은 안 들어? 지면 어떡하나 생각은 안 해?”그들 앞에서 걸어가던 태철민이 한심한 아들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이에 태용은 그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전 그저 저를 놀라게 하려고 제가 못하겠다고 할까 봐 일부러 그런 줄 알고 하겠다고 한 거예요. 게다가 저도 연속 10판 모두 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고요. 기술로 따지면 상대가 저 5판도 이기기 어려워요. 그러면 저한테 있는 돈으로 갚아도 되는데…….”“됐다. 그만하자. 그 자식 실력이 평범한 것 같지 않으니까 오늘 재수 없다 치고 털어버려.”태철민은 생각할수록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그제야 뭔가 생각난 듯 용천수를 바라봤다.“그러고 보니 천수 군, 자네 가문에서 고용한 보디가드가 참 대단한 것 같던데. 그렇게 무서운 실력을 갖고 있을 줄 몰랐네! 그런데 이렇게 의리를 위해 대단한 보디가드를 해고하다니!”그의 말에 용천수는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그가 만약 도범의 실력을 알았다면 그를 해고했을 리가!하지만 이미 벌어진 마당에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었기에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하하, 방법이 없죠. 제가 원래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게다가 저와 태용 씨와의 관계가 이렇게 끈끈한데 어
그 시각…….“가요. 제가 일은 그만뒀지만 여전히 친구니까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용천수 일행이 모두 떠나간 뒤 도범이 먼저 정적을 깼다.“도범 씨, 아까 한 말은 제 오빠가 홧김에 한 소리예요. 정말로 일 그만둘 거예요?”그런 그를 용신애는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방금 도범이 확실하게 말했다고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설득하면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못했다.“도범 씨, 잘 생각해야 해요. 한 달에 40억짜리 일자리를 어디서 구해요!”용일비도 많이 아쉬운 눈치였다. 솔직히 가끔 밉기도 했지만 도범이 가면 자주 만나지 못하니까.“하하, 이미 결정했어요.”도범은 싱긋 웃었다.“게다가 저 방금 2000억 벌었잖아요. 한 달에 40억 씩 벌어도 몇 년은 벌어야 2000억인데.”하지만 아쉬워하는 두 사람과 달리 옆에 있던 제갈소진이 눈을 반짝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범 씨 이제 일자리도 없겠다 우리 집 보디가드 하는 건 어때요? 한 달에 100억 줄게요. 그저 매일 제 곁에서 대화만 하면 돼요. 다른 건 다 할 필요 없는데, 어때요?”제갈소진의 속 보이는 캐스팅 제의에 용신애와 용일비는 어이없었다. 이건 도범더러 일하러 오라는 게 아니라 매일 같이 있어달라는 수작이었으니까.“소진 씨 집에서요?”역시나 그녀의 속내를 알았는지 도범은 멈칫하더니 검지로 상대의 이마를 뒤로 밀었다. “한 달에 200억 준다 해도 싫어요. 이건 뭐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격 아닌가요?”“호랑이 굴이라니요!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제가 뭐 잡아먹기라도 한대요?”제갈소진은 불만 섞인 말투로 중얼거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하긴 호랑이 굴이라니 생각해도 어이없었다.“갑시다.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저도 일찍 집게 가봐야 해서.”도범은 뭔가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리며 혼자 중얼거렸다.“오늘 2000억 벌었으니 우리 마누라 생일 파티를 아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겠네.”그 소리에 나머지 세 명은 할 말을 잃었다. ‘
용신애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 앉았다.“왜? 그 자식 또 내기 당구니 뭐니 하러 갔어?”딸의 말에 용준혁의 미소는 그대로 굳더니 점점 분노로 변했다. 그는 아들이 요즘 들어 태 씨 가문 자제와 그 친구들과 어울리며 점점 막 나간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가 그걸로 이러겠어요? 우리 셋이 도범 씨랑 당구 치러 갔는데 태용 그놈이 글쎄 도범 씨한테 시비를 걸더라고요. 그런데 더 화나는 건 오빠가 그 자식을 싸고돌면서 도범 씨를 해고했어요. 제가 아무리 설득해도 도범 씨도 이제 안 돌아올 건가 봐요!”용신애는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났다. 하지만 화내는 모습마저 귀엽다는 게 함정이랄까?“해고했다고?”해고라는 말을 듣자마자 용준혁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놈의 자식이 왜 도범 군을 해고한단 말이야? 자세히 말해봐.”용신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오늘 있었던 일을 곧이돋대로 얘기했다.딸의 말을 듣는 도중 용준혁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지더니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힘껏 내리쳤다.“이 자식이 내가 도범 군이 절대로 간단한 인물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적어도 대장이라고 그렇게 잘 보여야 한다고 했는데! 감히 해고를 해?”“그러게 말이에요. 그 뒤로 태 씨 가문 가주가 중장인 조카를 데리고 도범 씨를 찾아왔었는데 상대가 안 되니 마지못해 2000억을 도범 씨한테 줬어요!”“중장도 상대가 안 되다니. 도범 씨가 확실히 대장인 건 확실해졌네요. 몇 급인지는 아직 미지수지만!”광재가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도범 씨가 체면을 얼마나 중요 하고 절대 한입으로 두말할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 도련님이 도범 씨를 해고했으니. 이렇게 갔으니 다시 잡아오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도련님도 참, 어쩌면 태용 그놈을 싸고돌 수가 있는지! 딱 봐도 싹수가 노란 놈을!”그때 옆에 있던 중년 남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끼어들었다.“하지만 도범 군이 쪼잔한 사람은 아니라서 이 일을 마음에
용준혁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때 젊은이들 몇 명이서 이곳에 여행 왔었대. 그중 한 여성이 뛰놀다가 박이성과 부딪혔는데 얼마나 예뻤는지 박이성이 그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다가 나머지 남자들한테 된통 맞았다지 뭔가. 소문에 그 청년들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대.”그리고 한참을 말하다가 잠시 한숨을 돌렸다.“그들이 가기 전 박이성의 이름을 물어보고는 죽기를 기다리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갔다지 아마. 알고 보니 그자들은 박이성이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들이었던 거지!”“누굽니까? 얼마나 대단했으면 병역에 손을 쓸 수 있죠?”옆에서 듣고 있던 광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용신애도 눈을 반짝이며 아버지를 바라봤다. 보아하니 이야기가 많이 재밌는 모양이었다. 솔직히 박 씨 가문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려 박 씨 가문에 군 입대 명령 떨어졌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하지만 이름을 특정 짓지 않는 바람에 박 씨 가문 가주가 기회를 엿봐 사위를 대신 보냈었다.사람들의 뜨거운 눈빛에 용준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상세한 건 나도 모르네. 그저 경성 쪽 세력이라는 것밖에. 10대 가문 쪽 사람일지도 모르지.”그리고 짤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네 오빠가 오면 오늘 아주 단단히 혼내줘야겠어. 허구한 날 사고나 치고 다니고. 남성그룹은 앞으로 네가 맡아.”“저요?”
큰 프로젝트를 자기한테 넘겨준다는 용준혁의 말에 용신애는 눈살을 찌푸렸다.“아빠! 그러면 나 자주 놀러 가지도 못하잖아요! 나 아직 어린데. 오빠한테 맡기면 안 돼요?”“걔한테?”용준혁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그 자식은 허구한 날 당구 내기나 하고 다니는데 뭘 믿고 맡겨? 이러다 가문 전체를 말아먹을까 걱정되는데. 내가 그 애한테 일을 맡겨놓고 너무 안일했어. 얼마 전 회사 장부를 확인해보니 두 달 사이 적자가 났더구나. 이게 다 네 오빠가 제때에 사인하지 않고 미루는 바람에 손해 본 거야! 돈을 벌지 못한 것도 모자라 이리저리 위약금이나 물고 다녀야 하다니 원!”“헐! 오빠가 잘못했네!”아버지의 말에 용신애는 화를 참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오빠가 이미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아빠, 남성그룹은 우리 가문에서 제일 규모가 큰 회사인데 저한테 맡기면 오빠가 기분 나빠하면 어떡해요?”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걱정이 앞서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흥!”용준혁은 같잖다는 듯 입을 열었다.“그 자식 기분이 어떻건 알게 뭐야? 우리 가문 사업이 그 자식 손에 망가지게 둘 수는 없잖아! 네가 평소에 쇼핑이니 뭐니 하며 나다니기 좋아한다지만 내가 맡겨준 계열사들은 잘 경영하고 있더구나. 일 년 내로 돈도 꽤 벌었고. 내가 아무리 딸이라도 똑같은 내 자식이야, 네 오빠가 남자라고 그 자식만 편애할 수는 없잖아.”옆에서 듣고 있던 광재도 고개를 끄덕였다.“세상의 이치가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뭐든 실력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법, 만약 아가씨가 경영에 재능이 있다면 중용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실패가 너무 빨리 오면 수습할 수도 없습니다. 용 씨 가문의 사업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경영에 차질이 생기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입니다!”“맞는 말이야!”곁에 있던 어르신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씩 거들었다.“알겠어요.”용신애는 할 수 없이 동의했다. 오빠와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요 며칠 그의 태도만 놓고 보면 걱정이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