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의 재능이 워낙 뛰어나서 내곡에 있었어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을 것이다. 경기를 지는 것만으로도 큰 죄인데, 도범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면 그들이 받을 벌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이 생각이 떠오르자 현수 장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때, 현수 장로 옆에 있던 조백미를 힐끗 보았고, 마침 조백미도 현수 장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았고, 그들의 눈빛에서 서로의 무력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때 나성한이 소리 높여 말했다. “뭐야, 저건 또 뭐야? 무기를 꺼냈잖아!” 이 말에 모두가 긴장하며 도범에게 다시 시선을 집중했다. 도범은 이미 자신의 계자령함에서 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장검을 꺼내 손에 꽉 쥐고 있었다. 모든 전략과 방법이 위험 속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도범에게는 그런 방법들이 필요 없었다. 도범이 상대하는 건 고작 영천 경지의 란수였다. 도범은 그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도범은 오른손에 검을 쥐고, 왼손으로 연속해서 법진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회색과 검은빛이 하늘에서 반짝였고, 하나하나의 영혼의 검이 도범의 손에서 응집되어 나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75개의 영혼의 검이 하늘에 떠 있었고, 이 장면은 모두의 눈앞에 펼쳐졌다. 도범이 무엇을 하려는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도범은 영천 경지의 란수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려는 것이었다. ‘도범, 미친 게 아닌가?’ 나성한은 어이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도범은 이젠 아예 포기한 건가? 영천 경지의 란수와 목숨을 걸고 싸우려 하다니. 미친 거 아냐? 선천 경지의 무사가 영천 경지의 란수와 맞서려 하다니, 자기가 무도 천재라고 생각하는 건가?” 도범이 일부러 단전에 상처를 남겼기 때문에, 현장에 있던 누구도 도범의 경지 수준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도범은 연단사로서 모두에게 알려져 있었고, 연단사의 길을 걷는 무사가 무도의 길에서 큰 성취를 이루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도범의
조백미는 머리를 돌려 현수 장로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어떻게 해야 하죠! 도범이 도대체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거죠! 도범이 뭘 하려는지 정말 궁금해 죽겠어요. 도범은 지금 영천 경지의 란수를 상대하고 있는 거예요. 영천 경지 란수의 눈에 선천기의 도범은 그저 큰 정도의 메뚜기일 뿐이라 고요. 만약 도범이 란수 앞에 가서 무슨 일이라도 벌이면, 한 방에 쓰러질 가능성이 커요! 우리가 들어가서 도범을 끌어내야 하지 않을까요.”조백미는 이렇게 하면 이번 대회의 실패를 직면하게 될 것이며,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도범의 생명까지 잃게 된다면, 그들이 돌아간 후의 처벌은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알았다. 자신의 직위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심한 고문을 받을 수도 있다.처벌을 생각하니 조백미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도범의 성급함과 충동적인 행동에 대해 마음속으로 질책하게 되었다. 한편, 현수 장로는 모든 생각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결국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는 도범을 믿어요. 도범은 늘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기억 안 나요? 첫 번째 경기 때 모두가 도범을 의심했지만, 도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이런 성격의 사람은 모든 일을 매우 진지하게 대하죠. 우리가 이렇게 무턱대고 들어가면 도범의 계획을 방해할 뿐이에요. 어떻게든 도범에게 신뢰를 가져요.”조백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도범이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며, 정말로 무모하게 란수와 맞서 싸우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음 외에는 다른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한편, 도범은 손을 뻗어 75개의 영혼 검을 한꺼번에 응집하여 거대한 영혼 검을 만들어 도범의 정면에 떠오르게 했다. 거대한 영혼 검은 어두운 빛을 발산하며 한 번 숨을 쉬는 사이에 반짝이는 별빛으로 변해 도범이 쥐고 있는 회색과 검은색 장검 안으로 융합되었다. 현재 도범은 참멸현공의 세 번째 단계인 대원만에 도달해 있었다. 도범이 마지막으
“미쳤어요! 진짜 미쳤네요! 도범이 정말로 란수와 정면으로 맞서려 하는 건가요! 자신이 영천 경지의 란수를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끝났어요! 이번에 도범은 확실히 죽었어요. 너무 자만했어요. 비록 연단술에서 성과를 올렸지만, 도범이 맞서야 할 것은 영천 경지의 란수에요!”한편, 허준화는 콧방귀를 끼며 마음속으로 도범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허준화는 도범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 란수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란수가 도범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에 도범이 도망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현수 장로는 속이 타들어 가며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현수 장로의 마음은 극도로 초조했으며, 자신이 직접 들어가서 도범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담당자들도 도범이 돌진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담당자들의 본래 임무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었는데, 도범의 행동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했다. 도범이 갑자기 돌진해 란수와 정면 대결을 벌이려 하다니!그러나 도범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도범의 모든 집중력은 오로지 맞은편의 란수에게만 향해 있었고, 순식간에 도범과 란수의 거리는 10m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이윽고 도범은 손에 든 회색과 검은색이 섞인 장검을 앞으로 내리쳤다. 란수도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었다. 란수의 날카로운 눈빛 속에는 경멸의 기운이 짙어졌다. 란수는 도범의 행동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란수는 자신이 단 한 번의 발톱 공격으로 도범을 두 동강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잠시 후, 란수의 발톱이 도범의 장검과 충돌하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퍼졌다. 도범의 검이 란수의 날카로운 발톱을 단번에 산산조각 낸 것이다.이윽고 회색과 검은색 에너지가 강력한 충격파를 방출하며 부식의 힘을 발휘했고, 란수의 발톱을 이내 두 동강 내버렸다. 상처는 눈에 띄게 검게 변했고, 상처 부위에서는
서남 변경!구주전란이 평정되고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무적의 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한편, 높이 치솟은 건물 위에서는 한 남자가 눈앞의 젊은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중주로 돌아갈 생각이야? 장군 자리는 일단 비밀로 하고?”남자는 원로라는 신분을 지녔지만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 경외가 담겨있었다.그런 젊은이의 등 뒤에는 며칠 전 금방 선봉된 구대전신이 서있었다.구대전신은 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장에서 혁혁한 공로를 쌓아 그들의 소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간담 서늘해지게 만들었다.공식적으로 구대전신이라는 호칭을 가진 그들은 지대한 권력과 끝도 없는 재부를 손에 거머쥐었다. 머지않아 구주로 돌아가 각자 한 개 주의 수령이 되어 생살지권을 장악할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지금 구대전신은 공손하게 젊은이의 등 뒤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도범, 대하에서 장군이라는 봉호를 내린 인물로서 그의 권력은 전신을 능가해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매스컴을 통해 구대전신과 장군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려던 대하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구대전신의 신분만 공개하고 장군의 신분을 비밀로 했다.“네! 시율이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은 안정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날카로운 남자의 얼굴에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시율이는 그의 여자, 그의 아내였다.“사부님, 저희도 사부님과 함께 돌아가 사모를 뵈어도 되겠습니까?”그때 도범의 등 뒤에 있던 구대전신 중 하나인 양진이 시험하듯 물었다.도범 뒤에 서있는 구대전신이 모두 도범의 제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다음에 보자!”도범은 탄식하더니 추억에 잠긴 듯했다.5년 전, 적군들의 반격을 이기지 못한 대하는 막심한 손해를 입고 전국에서 전사들을 징집했다.중주의 박 씨 집안은 다른 이의 계략에 빠져 젊은이 하나를 내놓아 중주를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박 씨 어르신은 지긋한 나이임에
도범이 감격에 잠긴 사이,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문 앞으로 가더니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봤다.네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야윈 여자아이의 피부는 조금 노란 것이 영양부족 상태인 듯했다.“눈이 시율이랑 닮았네!”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본 도범이 웃었다.그때 박 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나오더니 문을 지키고 선 보디가드를 보곤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여자아이가 박시율을 닮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도범은 아이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천천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하인은 주머니에서 몰래 만두 두 개를 꺼내더니 아이에게 건네줬다.“수아야, 오늘은 두 개 밖에 없어!”“고맙습니다, 예쁜 언니!”만두를 본 아이는 연신 침을 삼켰다. 뱃속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배가 많이 고픈 것이 분명했다.“얼른 먹어!”하인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도련님도 참, 이렇게 매정할 필요는 없는데!”“아니요, 가져가서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먹을 거예요!”만두를 손에 든 아이가 행복하게 웃었다. 손안에 든 만두 두 개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했다.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스포츠카 뒤를 따르던 대여섯 대의 아우디 A6도 멈췄다. “박이성?”도범은 한눈에 남자를 알아봤다. 5년이 지나 박 씨 집안 도련님도 자랐지만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곱고 보드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도, 도련님…” 하인은 박이성을 보더니 안색이 새하얘져서는 얼른 만두를 빼앗아 등 뒤로 감추곤 벽 옆으로 물러섰다. “지유야, 뭘 숨기는 거야? 꺼내 봐, 내가 확인해 봐야겠으니까!”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인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여자아이 수아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수아야, 수아가 말해 봐, 이 언니가 방금 너한테 무엇을 준 거야?” 박이성이 무릎을 굽히고 안더니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안
“도범, 너 미쳤어? 네가 우리 집 데릴사위라는 거 잊은 거야? 전쟁터에 나가서 힘 좀 키웠다고 감히 나한테 대들어?”박이성이 이를 악물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쿵!”그 모습을 본 도범이 다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자 박이성의 옆으로 먼지가 휘날렸다.“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도범이 한 발로 박이성의 팔뚝을 밟은 채 말했다.“아!”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박이성이 비명을 질렀다.“쓰레기 같은 자식…”박이성은 고개를 들자마자 도범의 냉랭한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에 더 이상 입을 떼지 못했다.“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지금 여기서 죽여버릴 거니까!”도범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먹, 먹을게!”도범의 기세에 완전히 놀란 박이성은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더러워진 만두를 입속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다.“지유야, 그동안 수아 돌봐줘서 고마워, 시율이는 지금 안에 있지?”도범이 지유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지유는 예전부터 박시율의 시중을 들어주던 하인이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 좋았다.“아가씨, 아가씨는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박 씨 집안에서 수아를 낳는 걸 반대했는데 아가씨께서 그 말을 듣지 않아서…”지유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가자, 시율이가 있는 곳으로!”도범이 수아를 안으며 말했다.“수아야, 앞으로 그 누구도 시율이를 괴롭히지 못 할 거야!”“예쁜 언니, 이 사람 누구예요?”수아는 방금 전의 광경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수아야, 이 분은 수아 아빠야. 얼른 아빠라고 불러, 수아 아빠는 죽지 않았어, 이렇게 살아서 다시 수아 만나러 온 거야!” 지유는 말을 하면서도 콧망울이 시큰해졌다. 5년 동안 박시율이 너무 고생스럽게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정말, 정말 우리 아빠예요?”수아가 입술을 오므렸다가 피더니 두 눈을 밝히며 말했다.“다들 우리 아빠가 죽었다고 했는데 정말 우리 아빠예요? 엄마는 아빠가 무
용형의 말을 들은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용형.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말을 마친 남자가 수아와 지유를 향해 다가왔다.“이봐, 예쁜 아가씨, 왜 거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나왔어? 이렇게 하면 우리 눈을 버려야 하잖아, 입맛도 떨어지고.”남자는 지유 앞으로 다가가 장난기가 다분한 얼굴로 걸상을 밟곤 턱을 만졌다.“거, 거지가 아니에요. 그냥 옷이 좀 낡고 더러워졌을 뿐이지.”남자의 말을 들은 지유는 놀라서 어쩔 바를 몰랐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아하니 쉽게 물러날 것 같지도 않은데 도범까지 자리에 없어 그녀는 난감해졌다.“쯧, 내가 거지라고 하면 얘는 거지인 거야. 거지를 그렇게 감싸주다니, 역시 예쁜 사람은 달라,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말도 예쁘게 하네, 하하!”남자가 웃으며 한 손으로 수아를 들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우리가 밥 먹는데 입맛 떨어지게 했으니까 이 아이는 내다 버릴 거야, 예쁜 아가씨는 조용히 우리 용형 옆에서 밥이나 먹으면서 술이나 따라주고. 우리 용형 시중을 잘 들어주면 이 일 없던 걸로 해줄 테니까, 알았지?”“아이는 놓아주세요, 이제 4살 밖에 안 된 아이예요. 아이 아빠가 화장실에 갔으니 이제 곧 나올 거예요.”놀란 지유가 얼른 남자에게 달려가 그를 막았다.“짝!”하지만 남자는 지유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내가 말한 거 못 들었어? 아니면 귀먹은 거야? 가서 우리 용형 밥 먹는 거 시중이나 들으라고… 꼬맹이 아빠? 거지 아빠면 큰 거지겠네? 아유, 무서워라!”남자에게 따귀를 맞은 지유는 머리가 어질해졌다.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맺혀있었다.“수아 내려놔!”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 지유가 다시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쿵!”남자의 힘이 워낙 셌기에 지유는 그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젠장, 한 마디만 더 하면 네 딸 때려죽인다.”남자가 소리치자 지유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몇 발자국만에 식당 밖으로 온 남자가 냉랭하게
지유는 도범을 데리고 도심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낡은 집 앞으로 왔다.마당 앞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무척이나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집이 너무나도 낡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랑 시율이,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거야?”눈앞의 집을 보니 도범은 괴로워졌다.박시율은 박 씨 집안의 아가씨였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미녀 대표님이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도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사랑을 갈구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이를 남겨두기 위해 집에서 쫓겨나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도범의 말을 들은 지유가 쓸쓸하게 웃었다.“도련님 처남도 이곳에 계세요, 5년 전에는 어렸었지만 지금은 열아홉이 되었는데 모두 이곳에서 지내고 계세요.”“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지유의 말을 들은 도범이 눈시울을 붉혔다.“시율이가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하지만 도범은 곧 마당 옆에 세워진 벤틀리를 발견했다.“이 벤틀리는 뭐야?”도범이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하게 물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자주 오지 않아서. 5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시율 아가씨는 도련님이 오시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어요!”“하지만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진작에 인내심을 잃으셨어요, 그리고 도련님께 불만을 품고 계셔서… 심지어 결혼 첫날밤, 도련님께서 시율 아가씨께서 술에 취한 틈을 타 강제로 아가씨랑 하룻밤을 보낸 거라고 했어요…”지유가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어쩔 수 없지, 천천히 보답해 드리는 수밖에. 다 같이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도범이 한숨을 쉬었다. 그도 자신의 여자 옆에서 그녀를 보호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집안에 발을 들인 도범은 얼마 가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지유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집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도범의 안색이 새파래졌다.안에서는 박시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