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은 동방 장로와 조백미의 희망이자, 나성한의 이 말들은 동방 장로와 조백미의 희망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조백미와 동방 장로가 이 말을 듣고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 조백미조차도 실눈을 뜨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너 스스로 성적이 형편없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왜 도범을 부정하는 거지! 전에 도범이 없었더라면, 네 그 형편없는 성적으로 우리는 진작에 졌을 거야. 그런데도 네가 무슨 낯짝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거야!”나성한은 이제 거의 미쳐가고 있었다. 나성한을 위협했던 도범의 말들은 이제 더 이상 그 어떤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나성한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바로 어떻게든 자기 잘못을 씻어내는 것이었다. 이윽고 나성한이 한숨을 쉬며, 목소리를 한층 높여 말했다. “맞아요. 전에도 도범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진작에 졌을 거예요. 그러나 도범이 앞선 두 차례의 대결에서 잘했다고 해서, 이번 세 번째 대결에서도 잘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제가 이미 말했듯이, 도범의 연단술은 매우 뛰어나지만, 이번 대결은 연단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에요. 도범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모르는 건 몰라도, 분명한 건 도범이 봉원곡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용산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는 사실이에요. 가장 기본적인 상식조차도 모르는 도범이 어떻게 청란과를 얻을 수 있겠어요?”“닥쳐!” 동방 장로는 이마에 핏줄이 터질 정도로 분노하여 두 글자를 거의 온 힘을 다해 외쳤다. 나성한이 지금 한 말은 도범의 약점을 들추어내며, 도범이 언제 봉원곡에 들어왔는지까지 공개해 버린 것이었다. 천봉종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놀람과 의문으로 가득했다.도범이 봉원곡에 들어온 시점에 놀랐고, 왜 도범이 봉원곡에서 오랜 시간 동안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강한 실력을 갖출 수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체계적인 훈련 없이 이처
동방 장로는 이제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동방 장로는 다시 한번 크게 외쳤다. “다시 말하지만, 당장 입 다물어! 한마디라도 더 하면, 지금 당장 네 목숨을 끊어버리겠어!”동방 장로의 이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나성한이 계속해서 쓸데없는 말을 한다면, 동방 장로는 진짜로 나성한을 죽여버릴 수도 있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동방 장로가 나성한을 죽인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성한은 봉원곡의 연단사이기 때문이다. 나성한은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성한은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그러나 나성한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조용히 있던 허준화가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이미 졌어!”이 몇 마디는 마치 사실을 진술하듯 단호한 어조로 말해졌다. 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허준화를 바라보았다. 허준화도 도범을 바라보며,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맞섰다.이윽고 도범이 약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승패를 단정 짓는 거지?”그러자 허준화가 가볍게 웃으며, 도범의 의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네 명의 쓸모없는 자들은 청란과를 절대 얻지 못할 거야. 결국 마지막 승부는 너와 나 사이에 있을 뿐이지.”허준화는 단호하게 말했다. 도범은 그런 허준화가 약간 어이없었지만, 내심 허준화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 도범은 허준화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허준화는 다른 사람들이 도범과 비교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꼭 도범과 실력을 겨루고 싶어 하는 것이다.한편, 단목 문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불쾌한 기색으로 허준화를 쳐다보았다. 지금 결계 안에서 분투 중인 사람은 단목 문주가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공찬휘였다. 그러나 허준화의 이 말은 분명 공찬휘를 무능한 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허준화는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나성한과 이진호의 표정
특히 도범과 마주할 때는, 마치 도범을 완전히 짓밟지 않으면 허준화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았다.도범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네가 지금 하는 말이 좀 웃기지 않아? 전에 두 번의 대결에서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나 해? 똑같은 논리, 똑같은 단어들로 지금 다시 한번 반복한다고 해서, 이번 세 번째 대결에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그러자 허준화가 이를 갈며 말했다. “이번 대결은 연단술이 아닌, 한 사람의 지식과 상식을 겨루는 거야. 네 그 보잘것없는 실력으로는 청란과를 얻을 수 없어. 란수를 이기려면, 그 특성을 알아야 해. 네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아까 단목 문주가 대결 내용을 발표할 때, 란수를 언급했을 때 네 눈에 스친 의문을 난 분명히 보았어. 이는 네가 란수라는 요수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증거야. 그런 요구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으니, 란수의 입에서 청란과를 얻는 건 더욱 불가능할 거야.”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도범이 단순한 연단사였다면 허준화의 말처럼 세 번째 대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도범이 침묵하자, 허준화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내곡 출신이었다면, 내가 감히 단언하지 못했을 거야. 네가 이 대결에서 청란과를 얻을 수 있을지 말이다. 내곡은 연단사를 양성하는 데 있어 여러 단계를 높이 끌어올렸기 때문이지. 내곡은 연단사를 전면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대용산에 데려가 영초와 영약을 채집하게 하며, 연단사로 하여금 실제로 숨어 있는 영초와 영약을 식별하게 해. 뛰어난 연단사는 연단술에서 남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영초와 영약을 식별할 능력도 있어야 하고, 심지어 위험을 무릅쓰고 얻어야 해. 이것이 바로 세 번째 대결의 의미야. 그런데 너는 내곡 출신도 아니고, 봉원곡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이런 교육을 받을 시간도 없었을 거야. 따라서 청란과를 얻을 능력도 없을 거야!”허준화는 이 말을 할 때
서남 변경!구주전란이 평정되고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무적의 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한편, 높이 치솟은 건물 위에서는 한 남자가 눈앞의 젊은이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중주로 돌아갈 생각이야? 장군 자리는 일단 비밀로 하고?”남자는 원로라는 신분을 지녔지만 눈앞의 젊은이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 경외가 담겨있었다.그런 젊은이의 등 뒤에는 며칠 전 금방 선봉된 구대전신이 서있었다.구대전신은 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장에서 혁혁한 공로를 쌓아 그들의 소문을 듣는 것만으로도 적들을 간담 서늘해지게 만들었다.공식적으로 구대전신이라는 호칭을 가진 그들은 지대한 권력과 끝도 없는 재부를 손에 거머쥐었다. 머지않아 구주로 돌아가 각자 한 개 주의 수령이 되어 생살지권을 장악할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지금 구대전신은 공손하게 젊은이의 등 뒤에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도범, 대하에서 장군이라는 봉호를 내린 인물로서 그의 권력은 전신을 능가해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매스컴을 통해 구대전신과 장군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려던 대하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구대전신의 신분만 공개하고 장군의 신분을 비밀로 했다.“네! 시율이는 지금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이쪽은 안정되었으니 이제 더 이상 제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날카로운 남자의 얼굴에 그제야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시율이는 그의 여자, 그의 아내였다.“사부님, 저희도 사부님과 함께 돌아가 사모를 뵈어도 되겠습니까?”그때 도범의 등 뒤에 있던 구대전신 중 하나인 양진이 시험하듯 물었다.도범 뒤에 서있는 구대전신이 모두 도범의 제자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다음에 보자!”도범은 탄식하더니 추억에 잠긴 듯했다.5년 전, 적군들의 반격을 이기지 못한 대하는 막심한 손해를 입고 전국에서 전사들을 징집했다.중주의 박 씨 집안은 다른 이의 계략에 빠져 젊은이 하나를 내놓아 중주를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박 씨 어르신은 지긋한 나이임에
도범이 감격에 잠긴 사이,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문 앞으로 가더니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봤다.네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야윈 여자아이의 피부는 조금 노란 것이 영양부족 상태인 듯했다.“눈이 시율이랑 닮았네!”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본 도범이 웃었다.그때 박 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나오더니 문을 지키고 선 보디가드를 보곤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여자아이가 박시율을 닮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도범은 아이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천천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하인은 주머니에서 몰래 만두 두 개를 꺼내더니 아이에게 건네줬다.“수아야, 오늘은 두 개 밖에 없어!”“고맙습니다, 예쁜 언니!”만두를 본 아이는 연신 침을 삼켰다. 뱃속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배가 많이 고픈 것이 분명했다.“얼른 먹어!”하인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도련님도 참, 이렇게 매정할 필요는 없는데!”“아니요, 가져가서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먹을 거예요!”만두를 손에 든 아이가 행복하게 웃었다. 손안에 든 만두 두 개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했다.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스포츠카 뒤를 따르던 대여섯 대의 아우디 A6도 멈췄다. “박이성?”도범은 한눈에 남자를 알아봤다. 5년이 지나 박 씨 집안 도련님도 자랐지만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곱고 보드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도, 도련님…” 하인은 박이성을 보더니 안색이 새하얘져서는 얼른 만두를 빼앗아 등 뒤로 감추곤 벽 옆으로 물러섰다. “지유야, 뭘 숨기는 거야? 꺼내 봐, 내가 확인해 봐야겠으니까!”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인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여자아이 수아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수아야, 수아가 말해 봐, 이 언니가 방금 너한테 무엇을 준 거야?” 박이성이 무릎을 굽히고 안더니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안
“도범, 너 미쳤어? 네가 우리 집 데릴사위라는 거 잊은 거야? 전쟁터에 나가서 힘 좀 키웠다고 감히 나한테 대들어?”박이성이 이를 악물고 일어설 준비를 했다.“쿵!”그 모습을 본 도범이 다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자 박이성의 옆으로 먼지가 휘날렸다.“두 번 말하고 싶지 않아!”도범이 한 발로 박이성의 팔뚝을 밟은 채 말했다.“아!”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 박이성이 비명을 질렀다.“쓰레기 같은 자식…”박이성은 고개를 들자마자 도범의 냉랭한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두려움에 더 이상 입을 떼지 못했다.“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지금 여기서 죽여버릴 거니까!”도범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먹, 먹을게!”도범의 기세에 완전히 놀란 박이성은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더러워진 만두를 입속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다.“지유야, 그동안 수아 돌봐줘서 고마워, 시율이는 지금 안에 있지?”도범이 지유 앞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지유는 예전부터 박시율의 시중을 들어주던 하인이었기에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 좋았다.“아가씨, 아가씨는 박 씨 집안에서 쫓겨났어요. 그때 박 씨 집안에서 수아를 낳는 걸 반대했는데 아가씨께서 그 말을 듣지 않아서…”지유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가자, 시율이가 있는 곳으로!”도범이 수아를 안으며 말했다.“수아야, 앞으로 그 누구도 시율이를 괴롭히지 못 할 거야!”“예쁜 언니, 이 사람 누구예요?”수아는 방금 전의 광경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수아야, 이 분은 수아 아빠야. 얼른 아빠라고 불러, 수아 아빠는 죽지 않았어, 이렇게 살아서 다시 수아 만나러 온 거야!” 지유는 말을 하면서도 콧망울이 시큰해졌다. 5년 동안 박시율이 너무 고생스럽게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정말, 정말 우리 아빠예요?”수아가 입술을 오므렸다가 피더니 두 눈을 밝히며 말했다.“다들 우리 아빠가 죽었다고 했는데 정말 우리 아빠예요? 엄마는 아빠가 무
용형의 말을 들은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네, 용형.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세요!”말을 마친 남자가 수아와 지유를 향해 다가왔다.“이봐, 예쁜 아가씨, 왜 거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나왔어? 이렇게 하면 우리 눈을 버려야 하잖아, 입맛도 떨어지고.”남자는 지유 앞으로 다가가 장난기가 다분한 얼굴로 걸상을 밟곤 턱을 만졌다.“거, 거지가 아니에요. 그냥 옷이 좀 낡고 더러워졌을 뿐이지.”남자의 말을 들은 지유는 놀라서 어쩔 바를 몰랐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아하니 쉽게 물러날 것 같지도 않은데 도범까지 자리에 없어 그녀는 난감해졌다.“쯧, 내가 거지라고 하면 얘는 거지인 거야. 거지를 그렇게 감싸주다니, 역시 예쁜 사람은 달라,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말도 예쁘게 하네, 하하!”남자가 웃으며 한 손으로 수아를 들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우리가 밥 먹는데 입맛 떨어지게 했으니까 이 아이는 내다 버릴 거야, 예쁜 아가씨는 조용히 우리 용형 옆에서 밥이나 먹으면서 술이나 따라주고. 우리 용형 시중을 잘 들어주면 이 일 없던 걸로 해줄 테니까, 알았지?”“아이는 놓아주세요, 이제 4살 밖에 안 된 아이예요. 아이 아빠가 화장실에 갔으니 이제 곧 나올 거예요.”놀란 지유가 얼른 남자에게 달려가 그를 막았다.“짝!”하지만 남자는 지유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내가 말한 거 못 들었어? 아니면 귀먹은 거야? 가서 우리 용형 밥 먹는 거 시중이나 들으라고… 꼬맹이 아빠? 거지 아빠면 큰 거지겠네? 아유, 무서워라!”남자에게 따귀를 맞은 지유는 머리가 어질해졌다.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맺혀있었다.“수아 내려놔!”하지만 금방 정신을 차린 지유가 다시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쿵!”남자의 힘이 워낙 셌기에 지유는 그의 발길질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젠장, 한 마디만 더 하면 네 딸 때려죽인다.”남자가 소리치자 지유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몇 발자국만에 식당 밖으로 온 남자가 냉랭하게
지유는 도범을 데리고 도심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낡은 집 앞으로 왔다.마당 앞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는데 밖에서 보니 무척이나 고요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집이 너무나도 낡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랑 시율이,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거야?”눈앞의 집을 보니 도범은 괴로워졌다.박시율은 박 씨 집안의 아가씨였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에게 미녀 대표님이라는 말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도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사랑을 갈구했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이를 남겨두기 위해 집에서 쫓겨나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도범의 말을 들은 지유가 쓸쓸하게 웃었다.“도련님 처남도 이곳에 계세요, 5년 전에는 어렸었지만 지금은 열아홉이 되었는데 모두 이곳에서 지내고 계세요.”“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지유의 말을 들은 도범이 눈시울을 붉혔다.“시율이가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하지만 도범은 곧 마당 옆에 세워진 벤틀리를 발견했다.“이 벤틀리는 뭐야?”도범이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하게 물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자주 오지 않아서. 5년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시율 아가씨는 도련님이 오시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어요!”“하지만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진작에 인내심을 잃으셨어요, 그리고 도련님께 불만을 품고 계셔서… 심지어 결혼 첫날밤, 도련님께서 시율 아가씨께서 술에 취한 틈을 타 강제로 아가씨랑 하룻밤을 보낸 거라고 했어요…”지유가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어쩔 수 없지, 천천히 보답해 드리는 수밖에. 다 같이 고생을 많이 했겠구나!”도범이 한숨을 쉬었다. 그도 자신의 여자 옆에서 그녀를 보호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집안에 발을 들인 도범은 얼마 가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지유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집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은 도범의 안색이 새파래졌다.안에서는 박시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