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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8화

백이 장로는 담담한 어조로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성적을 읽기 시작했다. 성적이 좋은 사람들은 조용히 속으로 안도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조금 전 진재형처럼 서리가 내린 가지처럼 풀이 죽어 있었다.

성적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발표되었는데, 처음에는 백이 장로의 어조가 비교적 온화했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백이 장로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마지막 다섯 사람의 이름을 읽을 때쯤, 백이 장로는 이미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마지막 이름을 읽고 나서, 백이 장로는 손을 한 번 휘두르며 두루마리를 소매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윽고 들려오는 백이 장로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누가 오수경인가!”

이 말에 오수경은 온몸이 떨렸고, 마치 겁에 질린 토끼처럼 몸을 움츠렸다. 도범은 옆에 있는 오수경을 안타깝게 쳐다보았다. 오수경은 이 순간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만약 지금 나무 구멍이 있다면, 그는 무리해서라도 그 속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묻겠다! 누가 오수경인가!”

이 엄중한 목소리에 오수경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고, 조금 전의 도피하려던 마음을 접어야 했다. 오수경은 마지못해 손을 들어 올렸다. 오수경이 손을 드는 것을 본 백이 장로는 냉소를 지었다

“내가 그동안 수많은 테스트를 주관해 왔지만, 0점을 받은 연단사는 처음 보는구나. 네가 6급 연단사의 휘장을 달고 있는 것을 보니, 테스트는 통과했겠지. 그런데 네가 어떻게 6급 연단사 테스트를 통과했는지 정말 궁금해. 만약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반드시 물어볼 거야.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이 6급 연단사가 될 수 있었는지 말이야!”

이 몇 마디는 오수경을 수치심에 빠뜨렸다. 사실 오수경은 이 순간 자신을 변호하고 싶었다. 6급 연단사가 될 때 부정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은 너무나도 형편없어서 어떤 말도 변명처럼 들릴 뿐이었다.

한편, 백이 장로는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고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성적이 0점이야! 나도 할 말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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