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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7화

진재형은 이전의 경쟁자들도 이렇게까지 싫어한 적이 없었다. 지금의 진재형은 그저 도범을 완전히 짓밟아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백이 장로는 흥미롭게 도범을 바라보며 도범의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 했지만, 도범은 전혀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도범이 이렇게 태연하게 행동할수록 백이 장로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좋다, 내기할 금액도 정해졌으니, 15분 동안 준비하라. 그 후 테스트를 시작하겠다. 규칙은 예전과 같다. 테스트 시간은 두 시간이야. 두 시간 내에 테스트를 끝내지 못하면 배부된 응기 카드를 제출해야 해.”

백이 장로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경건하게 대답하며 15분 동안 마음을 가다듬을 준비를 했다. 이 점에서 백이 장로는 단지 엄격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백이 장로도 자신의 규칙과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도범은 이 생각에 가벼운 숨을 내쉬었다.

도범은 백이 장로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까 대화에서 백이 장로와 진재형의 관계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백이 장로와 진재형의 관계는 일반적인 관계보다 좋을지 모르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도범은 머릿속에서 온갖 잡생각을 정리할 무렵, 앞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진재형이 돌아서서 자신의 자리로 가고 있었다.

“잠깐.”

도범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진재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또 무슨 일이냐? 나와 말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와서 후회돼?”

도범은 약간 짜증스럽게 눈살을 찌푸린 채 진재형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몇 가지는 분명히 물어봐야 했다. 그래서 도범은 깊은숨을 내쉬며 진재형에게 물었다.

“진재형 씨는 이런 테스트를 이미 본 적이 있을 텐데, 가장 높은 성적이 몇 위였죠?”

진재형은 이 질문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진재형은 도범의 질문에 답하고 싶지 않았지만, 답하지 않으면 겁쟁이로 보일까 두려워서 결국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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