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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1화

임호진은 말을 마친 후 멈추지 않고, 810미터 지점으로 걸어갔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확고하고 무거웠으며, 짙은 분노가 섞여 있었다.

백이철은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백이철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임호진의 이간질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임호진이 출발했으니 지체하지 않고 810미터 지점으로 올라갔다.

약 15분 후, 두 사람은 도범과 같은 위치에 도달했다. 이때 신허 언덕 위에는 올라갈 자격이 있는 사람은 도범, 임호진, 백이철, 이 세명뿐이었다. 백이철과 임호진의 성공은 모두의 예상 속에 있었지만, 도범의 존재는 뜻밖이었다.

한편,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도범을 의외로 바라보았다. 도범은 그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임호진도 드물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호진은 이전에 도범을 볼 때마다 차갑게 조롱만 했지만, 이번에는 입을 닫았다.

도범은 약간 놀라 고개를 돌려 보았다. 도범은 임호진이 충혈된 눈으로 자신을 원수처럼 바라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러나 도범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세 사람이 말없이 서 있는 가운데, 어르신의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이 목소리에 주변 분위기는 일순간 긴장시켰다.

“이것이 아홉 번째 신허 용사입니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신허 언덕 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굳은 채 서 있었다.

잠시 후, 눈앞이 어지러워지면서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주위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신허 언덕은 사라졌고, 그들은 모두 낯선 피의 세계에 도착했다.

온몸을 감싼 힘이 사라지자, 도범은 몸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피로 물든 세계였지만, 이전의 피의 세계보다 생기가 넘쳤다. 앞쪽에는 울퉁불퉁한 언덕과 드문드문 서 있는 고목들이 있었다.

또 바로 앞에는 하늘 높이 솟은 거대한 산이 있었다. 그것은 비교적 잘 정돈된 산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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