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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작가: 은광수
덩치 큰 사내놈은 나를 밖으로 끌고 나가더니 차 안으로 던져버렸다. 그 순간 팔이 의자에 부딪히는 바람에 심한 통증이 전해졌다.

임천호는 의자에 기대앉아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했고 덩치 큰 사내놈은 운전을 책임졌다.

그걸 본 나는 문득 궁금해서 물었다.

“절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임천호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내 말을 무시했다.

차가 시동을 건 순간 나는 반항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내 지금 상태로는 절대 저 덩치 큰 놈의 상대가 아니었다. 나도 내 주제는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반항하려는 생각은 단념했다.

오히려 놈들이 날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차는 약 30분 정도 달려 한 5성급 호텔 문 앞에 멈춰 섰다.

그러자 덩치 큰 놈이 차에서 내려 나를 밖으로 끌어내렸다. 그 길로 나는 놈들에게 끌려 웬 방에 도착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안에는 소여정이 있었다.

소여정은 나를 발견했지만 이내 시선을 임천호에게 돌렸다.

“뭐 조 사러 간다더니 저를 속인 거였어요?”

임천호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내가 거짓말하지 않으면 이놈을 만나러 가게 뒀을까?”

“이 사람은 왜 찾아갔어요? 제가 다 설명했잖아요.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정태곤이 헛소리 지껄이는 거예요.”

소여정은 애교를 부리며 다가가 임천호 품에 안겼다.

“제 말 믿어준다고 했으면서 또 이러다니. 흥!”

임천호는 소여정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주권을 선포하는 듯 차가운 눈으로 나를 쏘아봤다.

“내가 왜 널 안 믿겠어? 안 믿었으면 저 자식이 진작 죽었지.”

죽는다는 말에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

소여정도 그걸 봤는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왜 데려왔는데요? 시험하려고요?”

“그래도 돼?”

“흥. 이것 봐요. 안 믿는 거면서. 시험할 테면 해 봐요. 전 잘못한 거 없어요. 시험하든 뭘 하든 꿀릴 것도 없고요.”

소여정은 임천호의 목에 둘렀던 팔을 풀며 그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임천호는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그 시각 나도 임천호를 보고 있었다.

“이리 와서 내 앞에서 시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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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9화

    냉장고에 있는 오래된 약을 분리 수거하고 주방과 식탁을 정리하고 난 뒤에야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갑자기 노동했더니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고 심지어는 피가 흘러나온 느낌이었다.서둘러 옷을 벗어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피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심한 정도는 아니라 나는 혼자 처리할 생각이었다.그때 마침 화장실을 나선 사모님이 내 어깨의 상처를 보고 다급히 물었다.더 이상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아니었기에 나는 정태곤한테 죽을뻔한 일을 솔직히 털어놓았다.“참 명도 기네요. 정태곤 손에서 살아 돌아오다니. 여정 말로는 정태곤이 해외에서 용병으로 일하면서 정말 사람을 죽인 적이 있대요.”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정태곤의 눈빛을 볼 때마다 섬뜩한 게 사람을 죽인 적 있는 것 같다고 여겼는데 그 짐작이 진짜였을 줄이야.“앉아 봐요. 내가 치료해 줄게요.”“네? 아니에요. 이따 가게에 가서 치료하면 돼요.”“앉으라면 앉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사모님이 갑자기 화를 내는 모습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사모님이 이러는 모습은 매우 드물었기에 나는 순순히 의자 위에 앉았다.그러자 사모님은 약상자를 챙겨 오더니 나더러 티셔츠를 벗으라고 명령했다. 나는 사모님 요구에 따라 순순히 옷을 벗었다.사모님은 적나라하게 드러난 내 상반신을 본 순간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다만 나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어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사모님이 슬립 차림이라 고개를 들었다가 보지 말아야 할 거라도 볼까 봐 두려웠으니까. 더욱이 나는 의자에 앉고 사모님은 서 계셔서 보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다만 내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바람에 사모님의 뽀얗고 긴 다리가 내 눈에 들어왔다.사모님의 피부는 하얗고 맑았는데 살짝 붉은 빛을 띠고 있어 매우 여려 보였다. 심지어 발뒤꿈치마저 핑크빛이 돌아 부드러워 보였다.그런 사모님 곁에 있으니 가뜩이나 거친 내 피부가 더 거칠어 보였다. 나는 이렇게 몰래 훔쳐보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8화

    “사장님, 이건 승낙할 수 없어요.”나는 단번에 거절했다. 내가 따로 창업하려는 걸 사장님이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 몰랐으니까.난 비록 위대하고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양심을 속이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무시를 당하고 싶지도 않았다.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선이 존대한다. 만약 내가 오늘 양심을 저버리고 이 일을 승낙하면 단기간 내에 부자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계속 시달릴 거다.사장님은 싱긋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내가 왜 수호 씨를 이렇게 믿는지 알아?”나는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사장님이 말했다.“수호 씨는 절대 쓸데없는 욕심을 안 부려서 믿는 거야. 난 20년 넘게 화인당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 봤어. 가정 형편이 안 좋은 사람도 만나 보고, 잘 나가다가 크게 실패한 사람도 만나보고, 가정 형편이 좋은 사람도 만나 봤어.”“그 사람들도 처음에는 모두 성실히 일에 임했지만, 눈앞에 이익이 주어지니 유혹을 이기지 못하더라고. 하지만 수호 씨는 달랐어. 수호 씨는 쓸데없는 욕심에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야. 나도 신중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야.”사장님은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사실 나는 절대 그 정도가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사장님 뒤를 잇지 않으면 강북 약재 시장은 분명 엉망이 되어버릴 거다. 그러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당연히 강북 주민들이 될 거다.나는 단 한 번도 정 사장님처럼 대단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단지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거두어 이태웅한테 무시당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사장님이 여러 번 부탁하는데 계속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결국 마지못해 동의했다.“이 명단은 잘 보관해야 해. 절대 가짜 약재를 만드는 사람들 손에 넘어가면 안 돼.”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종이 쪼가리 한 장이 천근처럼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어깨에 짊어진 짐도 더 무거워졌다.나는 먼저 약속을 하고 사장님 건강이 회복되면 명단을 다시 돌려줄 계획이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7화

    [됐어.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소여정은 더 이상 이 주제로 길게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당사자로서 느끼는 무력감과 슬픔은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거고, 그렇다고 소여정도 그걸 다른 사람에게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이건 소여정 본인이 선택한 길이기에 기어서라도 가야 했다.사모님은 얘기를 더 하려고 했지만 소여정은 핑계를 대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결국 사모님은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윤지은은 소여정이 임천호 정부로 지내는 게 파렴치하고 뻔뻔한 행동이라고 했지만, 소여정이 소씨 가문을 위해 마지못해 이런 선택을 한 걸 아는 건 사모님뿐이었다.더군다나 이 불구덩이에 뛰어든 이상 다시 빠져나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그 쓰라림을 아는 건 당사자뿐이다....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탕약을 준비해 사장님 방으로 향했다.그동안 약욕으로 몸조리를 한 덕분에 사장님의 혈색은 병원에 있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 적어도 얼굴에 홍조가 돌았고 입맛도 다시 돌아왔다.나는 방금 준비한 탕약을 사장님에게 건네며 말했다.“사장님, 축하드려요.”“뭘 축하한다는 거야?”“약욕의 효능이 꽤 좋아 보여요. 맥을 짚어 봤는데 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여기에 봉섭 할아버지 치료까지 더하면 사장님 병도 억제될 수 있을 거예요.”사장님은 웃으며 약이 담긴 그릇을 받아 들었다.“아직 치료가 시작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희망을 줬다가 나주에 실망하면 어쩌려고 그래?”“분명 좋아질 거예요. 전 봉섭 할아버지를 믿어요.”사실 나도 확신이 드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환자에게 희망을 줘야지 기죽이면 안 된다.사장님은 순순히 탕약을 마시더니 말했다.“뭐가 됐든 수호 씨한테 참 고마워. 수호 씨가 아니었다면 난 이미...”“사장님, 허튼 생각 하지 마세요. 사장님은 몸조리에만 전념해요. 내일이면 약욕도 끝날 거라 제가 봉섭 할아버지를 다시 모셔올게요.”나는 사장님이 불길한 얘기를 하는 걸 막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6화

    “그래도 받을 수 없어요.”“4억인데 정말 안 받는다고요? 이 돈이면 차와 집을 살 수 있고 수호 씨가 그리워하는 애교 누나와 결혼도 할 수 있을 텐데요.”사모님도 본인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단호하게 거절하니 시험해 보고 싶었다.다만 나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전 조력해서 제 실력으로 애교 누나와 결혼할 거예요.”비록 4억을 이대로 날려 보내는 건 아쉬웠지만 난 그 카드를 받을 수 없었다.내가 그 돈을 받은 걸 임천호가 알아 버리면 난 아마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 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거다.사실 난 위대하게 소신을 지키려는 게 아니었다. 지름길이 있다면 아마 누구라도 그 길을 선택할 거다. 하지만 임천호는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기에 더 이상 소여정과 엮이지 않는 게 나로서는 최선이었다.사모님은 내 단호한 태도에 카드를 도로 집어넣었다.“알았어요. 그럼 여정한테는 이대로 전할게요.”“전 사장님 상태 체크해 볼게요.”나는 그 말을 남기고는 얼른 침실로 들어갔다. 무엇보다 거실에 계속 남아 있으면 후회할까 봐 겁났다.4억이라는 돈은 얼마나 벌어야 그 정도를 벌 수 있을지 가늠이 가지 않는 액수다.내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사모님은 베란다로 가서 소여정에게 전화했다.“네가 말한 대로 얘기했어.”전화 건너편에서 소여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뭐래?]“뭐라긴, 네가 지어낸 얘기인데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지.”사실 나는 소여정과 만난 적이 없다. 내가 소여정을 도와줬던 적은 더더욱 없고. 이건 단지 소여정이 나를 속이기 위해 한 거짓말이었다. 물론 소여정이 이런 거짓말을 한 건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 그저 단순히 나를 지켜주기 위해서였으니까.소여정은 평생 임천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임천호는 소유욕이 강한 남자라 그녀가 다른 이성과 만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본인이 계속 나와 엮이면 분명 나한테 피해가 올 게 뻔했고 임천호가 나를 또 찾아오는 것도 걱정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5화

    사모님은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피곤이 진득하게 묻어 있었는데 딱 봐도 제대로 휴식을 못 한 모양새였다.“괜찮아요. 내가 할게요. 요즘 좀 바빠서 머리가 복잡한 것뿐이에요. 수호 씨는 괜찮아요?”사모님이 나를 보는 눈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심지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의 다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나는 고개를 저으며 사모님 손에서 약재를 빼앗아 들었다.“괜찮아요.”“정말이에요? 임천호가 강북에 왔다고 들었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그걸 어떻게 아세요?”“어떻게 알긴요. 여정한테서 들었지. 임천호가 여기에 직접 온 것만 봐도 여정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어요. 수호 씨가 이번에 고비를 넘긴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예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운이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저도 이런 게 싫은데 매번 소여정 씨가 저를 찾아와서 저도 할 수 없어요.”“여정이 왜 자꾸 수호 씨를 찾아오는지 알아요?”‘날 놀리려는 것밖에 더 있을까?’물론 나는 이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그때 사모님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보아하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나 보네요. 여정은 아직 기억하던데.”사모님의 말에 나는 약간 어리둥절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이죠? 저랑 소여정 씨가 예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거예요?”“나도 상세한 건 몰라요. 여정이 말로는 임천호를 만나기 전에 수호 씨한테 도움받은 적이 있다더라고요. 그것도 여정이 연 파티에서. 전에 수호 씨 형과 형수랑 함께 파티에 참석한 적 있죠? 그 파티에서 수호 씨 형이 수호 씨를 여정한테 밀어줬고요. 그때부터 여정은 수호 씨를 알아봤대요. 수호 씨는 잊은 것 같았지만.”‘내가 전에 소여정을 만난 적이 있다고? 게다가 도와주기까지 했다고?’소여정처럼 예쁜 여자를 한번 만나면 절대 잊을 리 없는데, 난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그러자 사모님이 말을 이었다.“너무 오래전이라 기억 못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4화

    나는 서둘러 방을 나갔다. 하지만 소여정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 귓가에서 맴돌았다.이번에 나는 소여정에게 단단히 신세를 졌다.안에서 나는 소여정의 매력적인 웃음소리만 들어도, 지금 분명 야릇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내 마음은 어찌 된 일인지 조금 씁쓸했다.소여정은 나를 도와주려고 자신을 희생했다. 비록 희생이라는 건 다소 과장일 수 있지만 소여정이 도와주지 않으면 나는 이렇게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다.나는 곧장 화인당으로 돌아가는 대신 공원 벤치에 앉아 뒤죽박죽이 된 생각을 정리했다.임천호가 직접 강북에 행차한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게다가 먼 길을 마다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분명 쉽게 돌아가지 않을 거다. 임천호를 떠올리니 나는 마음이 심란했다.내가 한창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더니 민우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민우는 내가 걱정되어 전화한 게 틀림없었다.나는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난 괜찮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괜찮다니 다행이네. 지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위치를 확인한 뒤 민우에게 알려주었다.그로부터 얼마 뒤 민우는 차를 몬 채 나를 데리러 왔다.민우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보자마자 이곳저곳 훑으며 검사하더니, 멀쩡한 걸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난 네가 갔다가 돌아오지 않을까 봐 식겁했어.”사실 나도 애초에 그렇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아까 전 임천호의 태도만 보면 나를 당장 죽여도 이상하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하니 이렇게 살아 돌아온 게 참으로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피곤해서 휴식하고 싶다고만 말했다. 우리는 곧장 화인당으로 향했다. 가게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성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죽은 것처럼 쿨쿨 자더니 이제야 일어난 모양이었다.우리가 반나절동안 고생하면서 일한 뒤에야 느긋하게 일어나는 걸 보니 역시 재벌 2세는 남달랐다.현성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3화

    소여정은 즉시 고개를 가로저었다.“안돼. 마사지숍에서는 피로를 풀려고 마사지 받은 거지만 내 남자 앞에서 마사지하려 한다면 내가 동의 안 해.”“하려면 회장님이 해 줘요.”소여정은 임천호의 팔짱을 끼며 교태를 부렸다. 소여정이 커다랗고 예쁜 눈을 깜빡이며 애교부릴 때면 임천호는 껌벅 죽는다.“내가 하면 저 자식을 어떻게 시험해?”임천호는 역시나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너구리처럼 질문을 다시 나에게 던져버렸다.그러자 소여정이 계속해서 애교 부리며 말했다.“그럼 저 사람이 눈을 가린 채 회장님을 가르쳐 주면 되잖아요. 회장님은 저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되고. 강북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것저것 의심해요? 의심하는 것도 힘들지 않아요? 정 안 되면 제가 회장님 마사지해 드려도 되고요.”소여정은 뱀처럼 임천호의 품에 나른하게 파고들더니 빨간 입술을 그의 볼에 갖다 댔다.“그렇게 해요. 네?”임천호는 소여정에게 단번에 넘어갔다.“그래. 예전에는 네가 나를 마사지해줬으니 오늘은 내가 해줄게.”소여정은 곧바로 나에게 안대를 던져줬다. 그 의도를 캐치한 나는 묵묵히 눈을 가리며 위기를 모면한 걸 다행으로 여겼다.하지만 이 위기를 정말 잘 극복할 수 이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 그건 앞으로 일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달렸다.안대를 착용하자마자 소여정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등부터 할래요? 가슴부터 할래요? 회장님이 선택해요.”임천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우선 등부터 시작하자고. 순서대로 해야지.”“그럼 엎드릴게요.”나는 안대를 쓰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 순간 소여정이 얼마나 고혹적일지 상상할 수 있었다.‘소여정이 평소 임천호를 이렇게 시중드는 거였구나. 어쩐지 임천호가 소여정한테 껌뻑 죽는다 했더니.’곧이어 내 귓가에는 오일 병을 따는 소리와 오일을 문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심지어 마사지하는 도중에 소여정은 일부러 야릇한 신음을 냈다.그때 임천호가 가볍게 물었다.“저 자식한테 마사지 받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902화

    덩치 큰 사내놈은 나를 밖으로 끌고 나가더니 차 안으로 던져버렸다. 그 순간 팔이 의자에 부딪히는 바람에 심한 통증이 전해졌다.임천호는 의자에 기대앉아 눈을 감은 채 휴식을 취했고 덩치 큰 사내놈은 운전을 책임졌다.그걸 본 나는 문득 궁금해서 물었다.“절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임천호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내 말을 무시했다. 차가 시동을 건 순간 나는 반항해야 하나 고민했다.하지만 내 지금 상태로는 절대 저 덩치 큰 놈의 상대가 아니었다. 나도 내 주제는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반항하려는 생각은 단념했다.오히려 놈들이 날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볼 생각이었다.차는 약 30분 정도 달려 한 5성급 호텔 문 앞에 멈춰 섰다.그러자 덩치 큰 놈이 차에서 내려 나를 밖으로 끌어내렸다. 그 길로 나는 놈들에게 끌려 웬 방에 도착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안에는 소여정이 있었다.소여정은 나를 발견했지만 이내 시선을 임천호에게 돌렸다.“뭐 조 사러 간다더니 저를 속인 거였어요?”임천호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내가 거짓말하지 않으면 이놈을 만나러 가게 뒀을까?”“이 사람은 왜 찾아갔어요? 제가 다 설명했잖아요.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정태곤이 헛소리 지껄이는 거예요.”소여정은 애교를 부리며 다가가 임천호 품에 안겼다.“제 말 믿어준다고 했으면서 또 이러다니. 흥!”임천호는 소여정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주권을 선포하는 듯 차가운 눈으로 나를 쏘아봤다.“내가 왜 널 안 믿겠어? 안 믿었으면 저 자식이 진작 죽었지.”죽는다는 말에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소여정도 그걸 봤는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왜 데려왔는데요? 시험하려고요?”“그래도 돼?”“흥. 이것 봐요. 안 믿는 거면서. 시험할 테면 해 봐요. 전 잘못한 거 없어요. 시험하든 뭘 하든 꿀릴 것도 없고요.”소여정은 임천호의 목에 둘렀던 팔을 풀며 그의 옆에 앉았다.그러자 임천호는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그 시각 나도 임천호를 보고 있었다.“이리 와서 내 앞에서 시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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