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한 건 말 안 할게요.”“에이, 말해봐요. 궁금하게 하고 말 안 해주면 저 너무 괴로워요.”나는 너무 궁금해 끈질기게 캐물었다.그랬더니 애교 누나는 이불을 걷으며 들어오라는 암시를 했다.나는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 애교 누나 옷 속으로 손을 쑥 들이밀었다.“좀 살살 해요.”“왜요?”‘난 분명 힘도 안 썼는데?’애교 누나는 이내 얼굴을 붉혔다.“민감해서 느낌이 와요.”“정말요? 어디 봐요.”나는 잔뜩 흥분해서 이불을 들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급히 이불을 잡아당겼다.“안 돼요. 이러면 안 돼요. 보지 마요. 부끄럽단 말이에요.”“그럼 만져 보는 건 괜찮죠?”내가 웃으며 묻자 애교 누나의 얼굴은 더 홍당무가 되더니 내 품속으로 파고들었다.“그럼 한 번만이에요. 한 번 끝나면 손 빼요.”“알았어요.”나는 곧바로 대답하고는 천천히 애교 누나의 허리를 아래로 쓸었다.그 순간 애교 누나는 얼마나 긴장했는지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고, 다리도 꽉 닫아버렸다.그걸 느낀 나는 애교 누나의 귓가에 대고 속살거렸다.“애교 누나, 이렇게 꽉 조이면 제가 어떻게 들어가요?”“내가 그랬어요? 모르겠는데?”“너무 긴장했어요, 긴장 좀 풀어요. 우리 이러는 거 처음도 아닌데, 왜 아직도 소녀처럼 굴어요?”나는 이 상황이 재밌으면서도 기뻤다.재밌는 건, 이미 탐스럽게 무르익은 애교 누나가 나와 스킨십 하는 게 처음도 아니면서 소녀처럼 구는 거였고.기쁜 건 애교 누나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기 때문이다.나는 애교 누나의 이런 모습이 좋다.마치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꽃봉오리가 내가 꺾어 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으니까.“수호 씨, 나 요즘 왜 이러는지 수호 씨랑은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게 내 진짜 모습이에요. 부끄럼을 많이 타고 내성적이고, 침대에서도 적극적이지 못해요. 이런 나도 좋아해 줄 수 있어요?”“당연하죠.”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정말이에요
“그럼 나는요? 나는 무슨 꽃 같아요?”나는 애교 누나의 이마에 입 맞추고는 대답했다.“누나는 안개꽃 같기도 하고 월계화 같기도 하고 함박꽃 같기도 해요.”“난 왜 그렇게 많아요?”애교 누나가 의아한 듯 물었다.“안개꽃 같다고 한 건, 누나가 흰 눈처럼 맑고 깨끗해서고, 월계화 같다고 한 건 장미처럼 열정적이진 않지만 그만큼 예뻐서고, 함박꽃 같다고 한 건 모란꽃처럼 고귀하고 우아해서예요.”“애교 누나는 제 마음속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에요. 형수나 남주 누나한테서는 단점을 발견했는데 애교 누나한테서는 발견할 수 없어요. 누나의 단점마저 저한테는 장점처럼 보이니까. 애교 누나 저 누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요.”나의 절절한 고백에 애교 누나도 감동했는지 눈시울을 붉혔다.“수호 씨, 내가 수호 씨한테 이렇게 좋아요?”“당연하죠. 누나는 내 마음속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여자예요.”애교 누나는 순간 나에게 입 맞췄다.그렇게 한참 동안 입 맞추다가 아쉬워하며 천천히 나를 놓아주었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뭔지 알아요?”“뭔데요?”“홍콩 배우 주성치님이 연기한 서유쌍기요. 볼 때마다 펑펑 울어요. 10번을 보든 100번을 보든 언제나 그래요.”“내가 좀 감수성이 풍부하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여자라 어릴 때부터 왕자님 같은 사람과 낭만적인 연애를 하기를 원했거든요.”“그런데 현실은 너무 가혹했어요. 한 번도 그런 남자 만난 적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왕정민을 만났는데 나한테 너무 오랫동안 구애하고 잘해줘서 그게 사랑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때는 사랑이 뭔지 제대로 몰랐어요.”“하지만 이제 알겠어요. 사랑은 뼈에 사무쳐야 하는 거지 잠시 지속되었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걸. 남자가 여자에게 잘해주는 건 뭔가 목적이 있다는 걸. 그 목적에 도달하면 잘해주던 것도 식더라고요.”“수호 씨, 나 30년 넘게 살면서 이제야 사랑이 뭔지 실감했어요.”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참지 못하고 울기 시작했다.하지만 울다가 다시 웃기 시작하더니 나를
나는 깜짝 놀라 속으로 중얼거렸다.‘헐... 미친 거 아니야? 난 그저 살짝 주무르기만 했는데 왜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 거야?’“너... 너무 자극적이야. 애교야, 네가 주무른 거야? 더 해줘. 응?”남주 누나는 흐리멍덩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았지만 저를 주무르는 게 애교 누나인 줄 알고 애교 누나의 손을 잡아 제 가슴에 얹었다.“얼른 자기나 해, 남이 만져대는 것도 모르고.”애교 누나는 난감한 듯 말하며 나를 흘긋거렸다.이에 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애교 누나,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남주 누나가 너무 화가 나서. 아니면 다시 객실로 옮겨 놓고 우리 하던 거 마저 하는 게 어때요?”“됐어요. 여기 있는 시간이 너무 긴 것 같으니 얼른 돌아가요. 안 그러면 수호 씨 형과 형수가 의심할 거예요.”“애교 누나...”이곳에 더 남기 싶은 마음에 내가 애교 부렸지만 애교 누나는 품에서 고주망태가 되어버린 남주 누나를 보더니 말했다.“남주가 너무 취해서 내가 보살펴야 해요. 수호 씨랑 같이 있을 수 없어요. 화내지 마요. 나중에 왕정민과 이혼하면 내가 한 번 정도는 적극적으로 행동할게요.”“약속한 거예요? 나중에 후회하면 안 돼요.”내가 헤실 웃으며 말하자 애교 누나의 얼굴은 또 붉어졌다.“얼른 돌아가요.”“정말 안아갈 필요 없어요?”“정말 필요 없어요. 얼른 돌아가요.”“알았어요.”나는 결국 아쉬워하며 떠날 수밖에 없었다.형수의 집에 도착하니 방은 어두컴컴했고 형과 형수는 이미 잠이 든 듯했다.하지만 궁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걸어 형과 형수의 방문 앞에 다가가 기척을 엿들었더니 오직 형의 코골이뿐이었다.‘형이 잠들었네. 형수도 잠들었나?’그렇다면 너무 실망이다.‘형수는 아까 분명 오늘 밤 나랑...’그렇다고 내가 문을 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결국 잠깐 생각하다 말고 뒤돌아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형수가 침대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형수는 자지 않고 계속 나를 기다렸던 거다.나는 너무 기뻐 다급히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게 뭐가 다르죠?”“많이 다르죠. 수호 씨가 나랑만 하고 싶다면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고 나랑 한 번만 해보고 싶다면 그냥 다른 여자와 하는 걸 경험해 보고 싶은 거잖아요.”나는 형수의 진지한 말에 조마조마해 다급히 손을 움츠렸다.“그게 무슨 뜻이에요?”내 물음에 형수는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갑자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바보, 뭘 그렇게 두려워해요? 내가 수호 씨를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하지만 나는 잘못이라도 한 듯 가슴이 콕콕 찔렸다.“저도 형수가 저 잡아먹지 않는 거 알아요. 하지만 갑자기 그렇게 진지하게 말해서 놀랐어요.”“그럼 웃으면서 물어볼게요. 나랑만 하고 싶어요 아니면 나랑은 그냥 한 번만 경험해 보고 싶어요?”형수가 웃으며 질문했지만 이 질문에 꼭 답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졌다.이게 형수가 나를 어떻게 볼지와 관련될 지도 모르니까.결국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결국 답변했다.“처음에는 그냥 한 번만 해보고 싶었어요. 참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 한 번이라도 풀어주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어요.”“어떻게 바뀌었는데요?”형수가 흥미 있는 눈빛으로 물었다.“형수하고만 하고 싶다는 건 너무 거짓말인 것 같아요. 왕정민이 저더러 자기 아내를 꼬시라고 하고, 남주 누나가 매일 저를 꼬시고 있는데 두 사람 모두 예쁘고 몸매도 좋잖아요. 그런 여자에게 아무 마음도 품지 않는다는 건 당연히 거짓이겠죠.”“하지만 세 사람 중에 누구와 가장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건 형수예요.”형수는 미소를 띠며 물었다.“왜요?”“형수와는 특별한 감정이 있으니까요. 안고 싶지만 그러지는 못하고, 하지만 또 매일 함께 살고 있어 그게 너무 괴로워요.”“몸은 점점 더 갈망하지만 머리로는 계속 참아야 한다고 매일 되뇌어요. 그 한 걸음을 내디디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니까.”내 말을 들은 순간 형수의 얼굴에 드리웠던 미소는 점점 사라졌다.그러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더니 갑자
“그건 나한테 물을 게 아니라 본인한테 물어야죠. 수호 씨는 나한테 어떻게 하고 싶어요?”형수는 손 하나를 내 가슴에 얹으며 나더러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했다.하지만 현재 이런 상황에서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형수의 매혹적인 몸과 사람을 혼미하게 만드는 냄새에 당장이라도 자빠뜨리고 싶었으니까.나는 무의식적으로 형수의 손을 잡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형수, 제 마음은 저더러 짐승처럼 굴라고 하는데요?”“그래요? 어떻게 짐승처럼 굴라는데요?”“형수가 형의 아내인 걸 알지만 탐하려고 하는 게 짐승 아니면 뭐예요?”“하지만 수호 씨 형도 이애교가 왕정민의 아내인 줄 알면서 마구 만져댔잖아요. 남주도 그렇고. 남주는 이애교와 가장 친한 친구인데 수호 씨 형은 마구 만져댔잖아요. 그럼 그건 뭔데요?”그 일을 잊고 있다가 형수의 말에 다시 생각나면서 나는 화가 치밀었다.“형이 그런 사람인 줄은 정말 몰랐어요.”“이 세상은 원래 그래요. 수호 씨가 착하다고 믿는 사람은 뒤에서 문란하게 굴고, 수호 씨한테 잘해준다고 생각한 사람이 진심으로 잘해주는 게 아닐 수 있어요.”나는 형수의 말에 뭔가 숨은 뜻이 있다는 걸 느꼈다.하지만 그 암시를 끝내 알아내지 못해 물었다.“형수,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형수는 웃으며 내 볼을 꼬집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술이 깨서 잠이 안 오던 참에 대화나 할까 해서요.”대화만 하겠다고? 그건 내가 싫었다.나는 형수의 허리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하지만 화장실에서 형수가 분명 돌아와서 계속하자고 했잖아요.”“내가요? 기억 안 나는데요?”형수는 말을 마치자마자 내 다리 위에서 내렸다.그 행동에 나는 어리둥절했다.집에 돌아와서 형수와 뭔가 할 수 있을까 하고 잔뜩 기대했는데, 형수는 오히려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나는 아쉬워하며 형수의 손을 꼭 잡았다.“형수, 하지만 저는...”“짐승처럼 굴고 싶다고요? 뒤도 생각하지
여자가 아직 자지 않은 걸 발견한 나는 곧바로 답장했다.[잠시 못 가게 됐어요.][그래서 또 나 생각한 거예요? 나랑 몇 번 더 하고 싶어서?][나를 그렇게 짐승처럼 생각하지 말아 줄래요? 우리가 얘기할 게 그것 말고 없어요?][웃기네요. 우리 원래 원나잇 관계 아니었어요? 그런데 무슨 다른 얘기요?][나 지금 기분이 안 좋은데, 나랑 수다나 떨래요?][아니요. 나도 쉬어야 해요.]나는 어이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똑같은 문자를 한 번 더 보냈다.하지만 여전히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괴로워 잠을 잘 수 없는 처지에 이르자 나는 핸드폰으로 영화 한 편을 찾아 혼자 해결했다.그렇게 해결하고 나니 겨우 편해져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곤히 잠들었다.아침에 알람 소리 때문에 깼을 때 내 정신은 여전히 혼미했다.어제 너무 늦게까지 논 데다 술까지 많이 마셔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결국 세수하여 정신을 좀 차리려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형이 변기 위에 앉아 동영상을 보며 자위하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우리는 동시에 멍해졌다.형은 다급히 동영상을 껐고 나는 다급히 문을 닫고 나왔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편했다.어젯밤 일은 내 추측일지 몰라도 방금 본 건 형수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했으니.내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답답해할 때, 형이 화장실에서 나와 내 어깨를 감싸 안고 베란다로 향했다.“수호야, 아까 일은 절대 형수한테 말하지 마.”“형, 지금 대체 뭐 하는 거야? 방금 분명 괜찮았으면서 형수하고는 왜 그래?”“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할게. 나 네 형수랑 있을 때 아무 느낌도 없어. 왼손으로 오른손 만지는 느낌 알지? 네 형수랑 할 때 그런 느낌이야.”“그럴 리가요? 형수 몸매가 얼마나 좋은데.”“하하, 넌 아직 너무 젊어. 남자가 여자한테 관심을 갖는지는 그 여자의 몸매가 얼마나 좋은지가 아니라 자극을 가져다주는지에 달렸어. 나 네 형수랑 벌써 7년이야. 그런 자극은 이미 없어졌어. 시도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물론 형수에게 마음이 있다지만 형 앞에서 형의 여자와 자고 싶다고 하면 형이 기분 상할 게 뻔하다.게다가 내가 이렇게 말하자 경계하던 형의 눈빛은 금세 풀리며 말했다.“네가 나 안 도와주면 계속 가다가 나랑 네 형수 이혼할지도 몰라. 네 형수가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만약 네 형수 임신하게 하지 못하면 네 형수는 절대 나와 함께 지내려 하지 않을 거야.”“차라리 병원에서 검사해 봐요. 아무래도 심리상의 문제인 것 같은데, 심리상담 한번 받아봐요.”“싫어.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심리 상담을 받아?”형이 바로 거절하자 나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형이 이러는 것도 방법은 아니잖아. 설마 계속 형수와 이럴래?”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형, 난 형이 왕정민처럼 되길 바라지 않아. 돈과 권력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가정도 중요하잖아. 형수 좋은 사람인데 절대 저버리지 마.”내 말에 형은 싱긋 웃으며 나를 보더니 갑자기 물었다.“수호야, 넌 형수가 예쁘다고 생각해?”그 물음에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조심스럽게 대답했다.“형, 갑자기 그건 왜 물어?”그랬더니 형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그냥 아무렇게나 대화해보자는 거니까. 너랑 내가 친형제도 아니니 네가 여기 있는 걸 네 형수가 싫어할까 봐.”“그 정도는 아니야. 형수가 나 여기서 지내는 거 별로 신경 안 써.”“그럼 형수가 평소에 잘해줘?”“그냥 그래. 너무 좋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나를 일부러 괴롭힌 적은 없으니까.”“네 형수 좋은 사람이야. 네가 내 동생이라고 하니까 본인도 동생처럼 대하겠다더라. 형수가 너 괴롭히지 않았으면 다행이고. 네 형수가 좋은 건 나도 알아. 걱정하지 마, 내가 절대 네 형수한테 미안한 짓 안 할 테니까.”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형이 왠지 나를 떠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아마도 내가 형수의 일에 너무 관심을 보여 의심이 생긴 모양이다.‘앞으로 더 조심해야겠네. 함부로 말하지 말자.’나는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내가 직접 인사해도 상대가 나를 바로 저와 바람 피던 상대라는 걸 보아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나는 대담하게 여자에게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여의사는 고개를 들어 나를 흘긋 보더니 차갑게 대답했다.“누구세요? 저 아세요?”역시나 여자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이에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저는 한의과 인턴 정수호라고 해요.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그걸 알아서 뭐 하게요?”‘이 여자 낮에는 정말 쌀쌀맞네.’하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나도 무서울 거 없어 계속 수다를 떨었다.“친해지고 싶어서요.”“나한테 관심 있어요? 아니면 그냥 나랑 자고 싶나?”여자의 직설적인 말에 나는 진지하게 받아쳤다.“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난 정말 그쪽한테 관심 있는 것뿐인데.”그 말에 여의사는 싱긋 웃더니 갑자기 사람들을 향해 높게 소리쳤다.“다들 여기 봐요. 이 사람이 저 꼬시겠대요.”“전장!”‘이 여자도 남주 누나랑 같은 결이잖아?’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우리 쪽을 바라보는 바람에 나는 당장에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결국 다급히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려 할 때 여자가 차갑게 웃으며 중얼거렸다.“고작 그까짓 배짱으로 나를 꼬시겠다고?”한의과로 돌아오는 내내 내 얼굴을 화끈거려 생각할수록 난감하고 민망했다.‘젠장, 그 여자 미친 거 아니야?’‘싫으면 싫은 거지,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나도 참 무덤을 스스로 파네. 왜 갑자기 저 여자는 건드려서. 이러고 어떻게 홍보 책자를 나누지?’“오늘은 왜 나가지 않아?”마동국이 사무실에 오자마자 묻는 바람에 나는 너무 머쓱했다.“오늘 나가기 싫어요.”“그래, 마음대로 해.”마동국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결국 나는 의서 한 권을 들어 대충 보기 시작했다.생각할수록 억울하고 그 여자에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다시 그 여자의 카톡을 추가했다.[나 하고 싶어요.]그러고는 아주 직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