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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2화

Penulis: 유애
그래서, 우문호가 조정에서 발표하자, 모두가 금나라 황제의 방문에 기뻐하고 있었다. 다섯째가 즉위한 후, 처음 금나라 황제가 경성에 왔다.

이리 나리와 대신은 경천 황제가 오면 두 나라의 협력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실, 일부 대신들은 의아해했다. 북당과 금나라는 비록 갈등은 없었지만, 진국왕이 섭정을 시작한 이후로 북당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심지어는 북당과의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북당에 잠입해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경천 황제가 권력을 되찾은 후, 북당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금나라 황제가 직접 오는 것으로 보아, 두 나라 간의 사이가 매우 친밀해질 것으로 보였다.

다들 미래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심지어 삼대 거두도 좋다고 말했다.

무상황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섯째는 정말 대단하구나. 명성도 멀리 퍼졌으니, 북당은 이제 번영의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최소한 100년간은 지속될 것이야."

그는 왕조의 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굳이 피하지는 않았다. 그도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법칙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는 높은 이상을 가진 황제를 찬양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섯째는 정말 시기에 적합한 황제였다. 즉위 초기에는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다섯째는 이리 나리와 냉수보, 그리고 새로 자리에 오른 젊은 신하들과 협력하여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일을 해냈다.

훌륭한 지도자는 부하들에게 이상을 이야기하는 데에 능했다.

게다가 다섯째는 말솜씨까지 뛰어났다.

나라가 어려운 상황일 때, 단지 위엄과 압박을 강조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고통을 견디게 하려면, 진심을 보여주고 감정을 나누는 것이 필요했고, 다섯째가 그런 사람이었다.

무상황은 한바탕 우문호를 칭찬한 뒤 말했다.

"듣자 하니 금나라 황제께서 우리 계란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하더군. 경성에 도착해 다섯째를 만나고 난 후에 숙왕부로 청하거라."

"좋소!"

추 어르신도 경천을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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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문호는 경천을 위아래로 흘겨보았는데, 온몸에서 바보 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방금 만나서 서로 국례를 차릴 때, 경천은 갑자기 허리를 굽혀 큰아버지라고 불렀고, 원 선생을 큰어머니라 갑작스레 인사했다.두 나라의 황제가 만나는 자리였는데, 갑자기 호칭을 그렇게 내뱉으니, 너무 상황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다섯째는 황제의 만남이니, 사실 격식을 갖춘 말을 준비해 두었다. 사적인 감정은 잠시 미뤄두자는 생각이었다.하지만 이 녀석이 저런 말을 내뱉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는 경천을 보고, 다시 원 선생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원경릉에게 눈짓을 보냈다.그가 저주받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라는 걸 몰랐다면, 아마 몇 마디 비꼬아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불행한 녀석은 곧 죽을 운명이었고,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심한 말을 할 수도 없었다.원경릉도 약간 어리둥절해했다. 두 나라 황제가 만나는 자리라, 서로 칭찬을 주고받을 줄 알았는데, 호칭으로 인해 바로 분위기가 굳어버렸기 때문이다.그녀는 다섯째가 먼저 입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 다 서로 눈치만 보며 말없이 어색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원경릉은 큰어머니라는 신분을 내세워 부드럽게 물었다."이리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경천이 매우 긴장하며 대답했다."고생하지 않았습니다. 북당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택란과 함께 구경하며 경성에 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듣고 우문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어쩐지 늦게 온다 싶었더니. 택란에게 물었을 때, 분명 경천의 몸이 허약해서 천천히 왔다고 했었다.딸이 그를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경천은 몰래 우문호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그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진 것을 보고,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넋을 잃은 그는 다른 핑계를 지어낼 수가 없었다.경초제는 정말 위엄이 대단하고, 진짜로 젊은 사람이었다.원경릉은 분위기가 점점 더 어색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 명의 왕비   제3274화

    우문호는 그저 가벼운 대화를 나누려 했으나, 그가 말한 치국 전략을 듣고는 꽤 감탄했다.그 후 북당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경천은 금나라도 이제 북당처럼 과거제를 채택했다고 답했다.다섯째는 과거제를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라, 경천이 과거제 제도를 따르고 있다는 말에 매우 좋아했다.두 사람은 약 한 시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할 말이 없었지만, 치국에 대한 얘기를 끊임없이 나누기까지 그저 한 시진이 지났을 뿐이다.원경릉은 옆에서 듣고 있으면서, 저도 몰래 마음을 놓았다.대화가 끝난 후, 우문호는 서일을 시켜 경천을 궁에서 내보낸 후, 며칠 뒤에 연회를 열어 그를 대접하겠다고 했다.그는 서둘러 돌아가서 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택란은 소월궁에 돌아간 후에 사식이와 목여 태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배가 터질 듯이 먹었다.목여 태감은 바라고 바라던 공주가 돌아와서 정말 기뻐했다. 그는 인자한 표정으로 그녀의 옆에 앉아, 공주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공주가 고개를 들고 대답할 때마다, 목여 태감은 갑자기 공주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낙이 된 것 같다고 느껴졌다.사식이는 계속해서 경천에 대해 물었다. 이전에 원경릉과 얘기할 때, 경천 황제가 택란을 후궁으로 삼았다는 큰일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그녀에게 이 일에 대해서 물어봐도, 그녀는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었는데, 택란이 돌아오니, 이제야 질문을 할 수 있었다.택란은 숨김없이 사식이에게 말했다. 목여 태감은 귀를 쫑긋 세우며 듣고 있다가, 금나라가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우문호와 원경릉이 소월궁에 돌아왔을 때, 사식이와 목여 태감은 가족의 만남을 방해하지 않도록 눈치껏 밖으로 나갔다.택란은 기쁜 마음으로 원경릉의 품에 안겨 귀엽게 애교부리듯이 말했다."정말 보고 싶었습니다."원경릉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착한 계란이. 나도 너무 보고 싶었다."우문호는 기쁜 표정으로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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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276화

    원경릉은 옆에서 다섯째의 연약한 마음이 다치는 것을 듣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역시나 더 신경 쓰는 자가 손해를 본다는 말이 맞았다."자, 그만 이야기하고 식사하자."다섯째가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딸과 식사하는 자리인 데다, 눈치 빠른 목여 태감이 있으니, 분명 계란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라고 명을 내렸을 것이다. 특히 굴비는 꼭 준비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택란은 눈을 깜빡이며 배를 살짝 감싸 안았다."아바마마, 저는 이미 식사했습니다. 목여 태감과 사식이 이모가 맛있는 걸 많이 준비해 주셔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그러자 다섯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그는 속으로 목여 태감은 역시나 일 처리에 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녀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으니, 간단히 다과를 준비하여 식사를 함께하도록 해야지 않는가?하지만 딸이 만족스럽게 배를 채운 모습을 보니,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내일 큰 오라버니가 돌아오면, 같이 식사하시지요."택란이 다섯째의 팔을 잡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좋다."동생이 오랜만에 집에 왔으니, 만두는 오라버니로서 택란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또한 경천의 치료를 빠르게 진행해야 했기에, 택란은 이른 아침부터 경천을 찾아 어머니의 말을 전했다.경천은 북당 황제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몹시 신경 쓰여 어젯밤 돌아온 후로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택란이 찾아오자, 그에 관해 물으려 했지만, 오히려 택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너... 너 알고 있었느냐?"그는 병에 대해 택란이 알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줄곧 숨겨온 것이었는데 황후가 결국 알려준 모양이었다."예. 저희 가족은 본래 비밀이 없는 터라, 어마마마께서 모든 걸 말씀해 주셨습니다."택란은 진지한 눈빛으로 경천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치료를 받길 바랍니다. 일단 병세를 억누르고, 어마마마께서 새 약을 개발하시면 완전히 치유될 것입니다."경천이 씁쓸하게 웃었다."택란아, 그래서 나와 함께 북당으로 가려고 했

  • 명의 왕비   제3277화

    그래서 그녀는 말을 바꿔 말했다."사실 아바마마께서도 치료받길 바라십니다. 어제 오라버니와 이야기해 본 후, 앞으로 오라버니가 대성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북당과 금나라도 오랜 세월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오라버니께서 건강하게 금나라 황위를 지키며 두 나라가 함께 발전하길 바라십니다."경천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느냐? 또 뭐라고 하셨느냐? 어서 다 말해보거라."또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택란은 난감해졌다."그리고… 능력이 있으신 분이니, 5~6년 후면 금나라가 크게 변할 것이라 하셨습니다.""그래? 또?"경천은 잔뜩 흥분하여 택란을 재촉했다. 우상과 어제 대화할 때 너무 냉담했기에,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음... 그리고 인물도 준수하다고 하셨습니다.""준수라? 그래. 또? 또 있느냐?""더 있긴 한데, 어젯밤에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탓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그러자 경천은 하인을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잘 생각해 보거라. 한마디라도 떠오르면 바로 전하거라."택란은 그의 열정적인 반응을 보며 속으로 외쳤다.'아바마마, 어젯밤 말씀을 좀 더 해 주시지! 더 이상 지어낼 말이 없습니다.'"그리고 과거 제도에 대한 인식도 매우 훌륭하다고 하셨습니다. 과거 제도를 시행해야 나라에 인재를 늘릴 수 있으니까요.""또?"택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더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높게 평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라버니의 치료를 기꺼이 도와주고 싶어 하셨으니, 오라버니께서 거절하시면 무척이나 속상해하실 게 분명합니다.""치료받으마!"경천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언제 궁으로 가면 되느냐? 지금?""이제 긴장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택란이 웃으며 묻자, 경천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아직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나를 좋아하시는지 몰랐는데, 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실망하시게 하

  • 명의 왕비   제3278화

    택란이 탕양에게 물었다."큰 오라버니께서는 아직 안 돌오셨습니까?""마마, 태자 전하께서 오고 계십니다. 곧 도착하실 것입니다.""예. 그럼 경천 오라버니, 제가 어화원 구경을 시켜드리지요."택란은 경천에게 말한 후, 다시 탕양을 향해 말했다."제가 직접 안내할 테니, 일 보십시오."탕양은 부드러운 눈길로 택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예, 마마. 함께 다녀오시지요."두 사람은 한동안 정원을 거닐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목여 태감이 허겁지겁 달려와 말했다."폐하, 공주, 태자들이 돌아오셨습니다."택란은 오라버니가 돌아왔다는 말에 얼굴이 환해졌고, 목여 태감의 뜻을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경천에게 말했다."어서 가시지요. 큰 오라버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그녀는 경천의 손목을 잡고 접월전으로 달려갔다.경천은 달리면서,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손목을 완전히 감싸고 있었는데, 따뜻한 느낌이 전해져 기분이 좋았다.그렇게 심란한 기분으로 그녀를 따라 다리를 건너고, 복도를 지나 접월전 뜰에 도착하니, 갑옷을 입은 한 소년이 늠름한 자태로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경천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을 향하자, 택란은 황급히 손을 놓고 앞으로 나아가 오라버니를 껴안았다."오라버니, 드디어 돌아오셨습니까?"우문예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여동생을 가볍게 안아준 후 천천히 놓아주었다."네가 돌아왔으니, 나도 당연히 돌아와야지."그는 경천을 바라보며, 택란을 놓아주고 예법에 따라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오래전부터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드디어 뵙게 되는군요."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적대감 또한 느껴졌다.경천은 이를 감지했지만, 그저 미소를 띠며 예를 갖춰 답했다."태자 전하!""택란아!"바로 그때, 뒤에서 맑은 목청이 들려왔다.택란이 돌아보기도 전에 경천이 먼저 몸을 돌렸는데, 순간 깜짝 놀라기라도 한듯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태자가 두 명이나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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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문호와 원경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몇 명의 형들이 경천을 먼저 궁전에 데리고 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대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계란이가 그들의 보배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혼사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사윗감 조건에 관한 것이었다.그들의 말투는 거만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다정했다.하지만 그 다정함 속에서도 분명한 적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경천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그는 그들의 태도를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듯 온화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심지어 가끔은 맞장구를 치기까지 했다.특히 사윗감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다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것은 택란을 존중하고, 언제나 그녀를 마음에 두는 것이라고 했다.만두와 다른 아이들은 아직 연애 경험이 없었기에, 주로 외적인 조건만을 고려했었다. 늘 택란을 마음에 두는 것과 같은 세세한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경천의 말을 들은 형제들은 서로 눈을 마주했고,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그들은 이 어린 황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싫지는 않았다.심지어… 조금은 귀엽기까지 느껴졌다.공통 주제가 생겼으니, 형제들은 몇 마디 더 나누어 보기로 했다.한편, 택란은 옆에서 지루함을 참으며 듣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돌아와서 매우 기뻤지만, 정작 자신은 뒷전이었다. 이대로 가면, 경천도 오라버니가 될 것만 같았다.그렇게 되면, 그녀의 오라버니는 여섯 명이나 되는 셈이다.택란이 거의 잠에 빠질 즈음, 우문호 부부가 도착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와 황후를 맞이했다.부부는 드디어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여 매우 기뻐했다. 비록 아이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우문호와 원경릉을 먼저 찾아뵈었지만, 이렇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더욱 뿌듯했다.부부가 손을 맞잡고 궁에 들어서자, 다섯째가 물었다."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신나게 하고 있었느냐? 밖에서도 너희 대화 소리가 들리더구나."경단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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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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