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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7화

Author: 유애
그래서 그녀는 말을 바꿔 말했다.

"사실 아바마마께서도 치료받길 바라십니다. 어제 오라버니와 이야기해 본 후, 앞으로 오라버니가 대성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북당과 금나라도 오랜 세월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오라버니께서 건강하게 금나라 황위를 지키며 두 나라가 함께 발전하길 바라십니다."

경천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느냐? 또 뭐라고 하셨느냐? 어서 다 말해보거라."

또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택란은 난감해졌다.

"그리고… 능력이 있으신 분이니, 5~6년 후면 금나라가 크게 변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래? 또?"

경천은 잔뜩 흥분하여 택란을 재촉했다. 우상과 어제 대화할 때 너무 냉담했기에, 자신을 별로 안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음... 그리고 인물도 준수하다고 하셨습니다."

"준수라? 그래. 또? 또 있느냐?"

"더 있긴 한데, 어젯밤에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탓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러자 경천은 하인을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

"잘 생각해 보거라. 한마디라도 떠오르면 바로 전하거라."

택란은 그의 열정적인 반응을 보며 속으로 외쳤다.

'아바마마, 어젯밤 말씀을 좀 더 해 주시지! 더 이상 지어낼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 제도에 대한 인식도 매우 훌륭하다고 하셨습니다. 과거 제도를 시행해야 나라에 인재를 늘릴 수 있으니까요."

"또?"

택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더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굉장히 높게 평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라버니의 치료를 기꺼이 도와주고 싶어 하셨으니, 오라버니께서 거절하시면 무척이나 속상해하실 게 분명합니다."

"치료받으마!"

경천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 궁으로 가면 되느냐? 지금?"

"이제 긴장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택란이 웃으며 묻자, 경천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아직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나를 좋아하시는지 몰랐는데, 네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실망하시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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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3278화

    택란이 탕양에게 물었다."큰 오라버니께서는 아직 안 돌오셨습니까?""마마, 태자 전하께서 오고 계십니다. 곧 도착하실 것입니다.""예. 그럼 경천 오라버니, 제가 어화원 구경을 시켜드리지요."택란은 경천에게 말한 후, 다시 탕양을 향해 말했다."제가 직접 안내할 테니, 일 보십시오."탕양은 부드러운 눈길로 택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예, 마마. 함께 다녀오시지요."두 사람은 한동안 정원을 거닐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목여 태감이 허겁지겁 달려와 말했다."폐하, 공주, 태자들이 돌아오셨습니다."택란은 오라버니가 돌아왔다는 말에 얼굴이 환해졌고, 목여 태감의 뜻을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경천에게 말했다."어서 가시지요. 큰 오라버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그녀는 경천의 손목을 잡고 접월전으로 달려갔다.경천은 달리면서,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손목을 완전히 감싸고 있었는데, 따뜻한 느낌이 전해져 기분이 좋았다.그렇게 심란한 기분으로 그녀를 따라 다리를 건너고, 복도를 지나 접월전 뜰에 도착하니, 갑옷을 입은 한 소년이 늠름한 자태로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이 경천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을 향하자, 택란은 황급히 손을 놓고 앞으로 나아가 오라버니를 껴안았다."오라버니, 드디어 돌아오셨습니까?"우문예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여동생을 가볍게 안아준 후 천천히 놓아주었다."네가 돌아왔으니, 나도 당연히 돌아와야지."그는 경천을 바라보며, 택란을 놓아주고 예법에 따라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렸다."오래전부터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드디어 뵙게 되는군요."그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적대감 또한 느껴졌다.경천은 이를 감지했지만, 그저 미소를 띠며 예를 갖춰 답했다."태자 전하!""택란아!"바로 그때, 뒤에서 맑은 목청이 들려왔다.택란이 돌아보기도 전에 경천이 먼저 몸을 돌렸는데, 순간 깜짝 놀라기라도 한듯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태자가 두 명이나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 것이다

  • 명의 왕비   제3279화

    우문호와 원경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몇 명의 형들이 경천을 먼저 궁전에 데리고 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대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계란이가 그들의 보배라는 것, 그리고 그녀의 혼사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사윗감 조건에 관한 것이었다.그들의 말투는 거만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다정했다.하지만 그 다정함 속에서도 분명한 적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경천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그는 그들의 태도를 알아차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듯 온화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심지어 가끔은 맞장구를 치기까지 했다.특히 사윗감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다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제일 중요한 것은 택란을 존중하고, 언제나 그녀를 마음에 두는 것이라고 했다.만두와 다른 아이들은 아직 연애 경험이 없었기에, 주로 외적인 조건만을 고려했었다. 늘 택란을 마음에 두는 것과 같은 세세한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경천의 말을 들은 형제들은 서로 눈을 마주했고,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그들은 이 어린 황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싫지는 않았다.심지어… 조금은 귀엽기까지 느껴졌다.공통 주제가 생겼으니, 형제들은 몇 마디 더 나누어 보기로 했다.한편, 택란은 옆에서 지루함을 참으며 듣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돌아와서 매우 기뻤지만, 정작 자신은 뒷전이었다. 이대로 가면, 경천도 오라버니가 될 것만 같았다.그렇게 되면, 그녀의 오라버니는 여섯 명이나 되는 셈이다.택란이 거의 잠에 빠질 즈음, 우문호 부부가 도착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황제와 황후를 맞이했다.부부는 드디어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여 매우 기뻐했다. 비록 아이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우문호와 원경릉을 먼저 찾아뵈었지만, 이렇게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더욱 뿌듯했다.부부가 손을 맞잡고 궁에 들어서자, 다섯째가 물었다."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신나게 하고 있었느냐? 밖에서도 너희 대화 소리가 들리더구나."경단이 답했다

  • 명의 왕비   제3280화

    경천은 황후의 온화한 얼굴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가슴 한쪽이 찡해졌다. 어머니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원경릉은 그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의 과거가 떠올랐다. 원경릉이 부드럽게 말했다."사양하지 말고, 어서 먹거라.""감사합니다, 황후마마!"경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차라리 숙모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 진행되었다. 경천에게 있어, 이렇게 다정한 가족 식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편하게 이야기하고 웃을 수도 있었다. 황실에서 이런 분위기가 가능하다니, 정말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에 그를 궁으로 불러 며칠 지내게 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 황제는 거의 그와 함께 식사하지 않았고, 어쩌다 같이 먹게 되어도 말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했다. 식사 예법 또한 몹시 까다로웠다.식사가 끝난 후, 원경릉과 우문호는 경천을 따로 객실로 불렀다.오늘 택란이 이미 이야기했기 때문에, 원경릉은 치료 방법에 관해서만 설명했다.경천은 이야기를 듣고도 여전히 얼떨떨했다. 원래 피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원경릉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이 아닌, 피를 직접 혈관으로 주입하는 방식이었다.이전에 경천의 피를 뽑은 적 있기에, 우문호의 혈액과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수혈할 수 있었다.경천은 북당 황제가 자신에게 이렇게 많은 피를 제공하는 것을 보고 당황하며 원경릉에게 물었다."괜찮습니까? 폐하께서 위험하시진 않을까요?""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거라."원경릉이 말했다.경천은 그제야 안도하며, 잔뜩 긴장한 채로 우문호를 바라보았다.우문호도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택란의 말대로, 역시나 이 녀석은 그를 존경하는 것 같았다.수혈이 끝난 후, 경천은 반 시진 정도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원경릉의 관찰을 받아야 했다.경천은 처음엔 이 분위기가 몹시 어색했다. 누워 있는 그의 곁에

  • 명의 왕비   제3281화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녀가 경성을 떠난 후 경천에게 이상이 생기면 큰일이었다.그렇게 아이들과 상의하였는데, 찰떡이 자진해서 원경릉을 대신해 돌아가 혈액 검사 샘플을 양여혜 교수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여섯 아이 중에서 찰떡만 의술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다른 아이들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찰떡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았다.그래서 원경릉은 샘플을 그에게 맡기고, 최대한 빠르게 다녀오도록 했다.경단도 오랫동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큰외삼촌을 보지 못해, 같이 가겠다고 했다.경단이 그렇게 말하자, 환타와 칠성도 함께 가겠다고 나섰다.결국 원경릉은 아이들을 모두 보내기로 하고, 만두만 남겨 여동생과 함께 있도록 했다.아이들은 원래 내일 무상황을 찾아뵈려 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먼저 현대에 다녀온 후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그들은 즉시 출발하여 빠르게 경호에 도착한 뒤, 경호를 통해 22세기로 돌아갔다.그곳에서 재빨리 혈액 샘플을 양여혜 교수에게 전달한 후, 바로 집으로 향했다.오랜만에 돌아온 아이들을 본 어르신들은 너무 기뻐, 이틀 동안 맛있는 음식을 가득 준비했다.셋째 날, 연구소에서 검사 결과를 받아야 했지만, 교수 어르신이 아이들에게 물었다."다들 돌아왔으니, 휘종 어르신을 만나러 가지 않을래?"네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그럼, 가죠."휘종제 어르신은 집안 어른이었는데, 이전에 이곳에서 생활하며 공부할 때도 늘 찾아와 안부를 묻고, 장난감도 사 주고 함께 나가 놀면서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었다.아이들은 과일 한 바구니를 들고 버스를 타고 휘종제 어르신과 태자 어르신을 찾아갔다.휘종제 어르신은 아이들을 보자 무척 감격하며, 한 명씩 끌어안았다. 그리고 북당에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말을 덧붙였다."이렇게 오랜만에 왔는데, 며칠은 머물러야지."하지만 찰떡이 고개를 저었다."어르신, 그건 안 돼요. 혈액 샘플을 어머니한테 가져다드려야 하기에, 오늘 돌아가야 합니다.""벌써 돌아간다고? 이렇

  • 명의 왕비   제3282화

    고개를 돌려, 휘종제 어르신에게 말하려는 순간, 휘종제 어르신은 이미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목소리에는 감추지 못한 흥분과 기쁨이 묻어났다."형님, 그리고 파지옥, 서유, 어서 짐을 싸시게. 북당으로 돌아가야 하니."그러자 놀라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 그리고 울먹이는 소리가 바로 이어졌다.네 명의 소년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돌아간다는 소리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단지 휘종제 어르신만 데리고 돌아가기로 했다.형제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머릿속으로 빠르게 대책을 생각하다가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휘종제 어르신이 경단을 꼭 안아버리고 말았다."오랜만에 돌아가는 것이니, 선물을 사 가야지. 매장 한 번 다녀오자.""괜찮습니다. 경호로 다니니, 짐을 들기 힘들지 않습니까?"경단은 휘종제 어르신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휘종제 어르신은 오히려 더 세게 안았다."그래도 사야 해. 사람도 많으니, 다 옮길 수 있다."휘종제 어르신은 그들의 생각을 간파한 듯 경단의 얼굴을 장난스럽게 꼬집으며 말했다."날 속이면 안 돼. 사람은 꼭 약속을 지켜야 한다. 난 북당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되었고, 매일 밤 북당을 꿈꾸며 울며 깨어나곤 했단다."안쓰러운 그 말에, 찰떡은 이내 마음이 아파왔다. 만약 그가 평생 북당에 돌아가지 못한다면 그도 정말 마음이 아플 것이다.네 명의 아이들은 문 밖에서 잠시 의논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것을 찬성한 사람은 세 명, 찰떡과 환타, 칠성이었다.경단도 조금 마음이 약해졌지만, 휘종제 어르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가겠다고 하자 후회했다. 마음이 약해지니, 결국 이런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비록 경단은 반대 입장이였지만, 홀로 반대하고 있었기에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휘종제 어르신을 데리고 가야 했다.휘종제 어르신은 파지옥이라는 하인에게 물건을 사 오라고 지시했다. 사온 물건들은 몇 개의 방수 처리가 된 큰 여행 가방에 담았다.휘종제 어르신이 누구에게 줄 선물인지를 줄줄이 말하고 있었는데, 장 대인과 명월 군주

  • 명의 왕비   제3283화

    휘종제 어르신과 태자 어르신 외에 또 한 명은 파지옥이라는 사람으로, 당시 우연히 이곳에 오게 되었다. 그는 안풍 친왕 부부의 빚을 갚기 위해 그들과 함께 경호에 뛰어들었는데, 그곳에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가 없어졌다. 돌아가는 길에 오르자, 그는 그에게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시 돈을 받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그는 상대가 죽었다고 해도, 지옥까지 쫓아가서라도 받아낼 셈이었다.다른 한 명은 연서유라는 사람으로, 휘종제 어르신의 황후였다. 그녀는 휘종제 어르신과 함께 이곳에 보내졌었다. 당시 연서유는 적성루에서 지냈는데, 휘종제 어르신이 즉위하기 전 혼사를 올렸고, 이후 황후로 책봉되었다.휘종제 어르신이 이곳으로 오게 될 때, 그녀는 자발적으로 따라오는 의리와 정이 깊은 사람이었다.그녀는 줄곧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데, 사실, 태자 어르신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그동안 열심히 지내며 건강을 유지해 왔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을 위해서였다.그들은 그렇게 다시 경호로 돌아갔다. 경단은 칠성에게 보고서를 갖고 먼저 경성으로 돌아가, 어르신들이 함께 돌아갈 테니, 어떻게 할지 어머니에게 물으라 명했다. 연세가 많으시므로, 칠성이와 함께 밤낮없이 경성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이 힘들기도 하기에 천천히 가야 되었다.하지만 경성으로 돌아가고 싶은 휘종제 어르신의 마음이 굴뚝같아, 지쳐도 괜찮으니,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골치가 아픈 칠성은 보고서를 들고 빠르게 경성으로 돌아가, 곧바로 궁으로 향했다. 그는 재빨리 부모님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원경릉은 이 말을 듣고 머리가 아픈듯,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정말 복잡해졌구나. 사실 내가 돌아갔을 때도 계속 데리고 와달라고 했었지만, 안풍 친왕이 그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어서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풍 친왕과 왕비가 외지에 간 상황에 돌아왔으니, 무슨 문제가 생길지 걱정이구나."그들이 추측하는 문제에는 경성에서 터질

  • 명의 왕비   제3284화

    휘종제 어르신과 파지옥 어르신.“십팔매, 적성루에 가서 사람을 찾아, 그들을 경호에서 막고, 비밀리에 다시 경성으로 보내게 하게. 도중에 얼굴을 드러내지 말고, 돌아온 후 바로 숙왕부로 오게 하게.”무상황이 지시했다.그러자 소요공이 일어나며 말했다.“좋소. 사람을 부르러 가겠소.”휘종제 어르신은 황제가 되기 전에 숙친왕이었고, 이곳은 휘종제 어르신이 지내던 숙왕부이다. 그러니 다시 말해, 그는 숙왕부의 주인이었다.적성루 사람들은 그런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깜짝 놀랐다.적성루의 어르신은 그들의 행방을 몰랐다. 하지만 안풍 친왕을 통해 그들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다들 연세가 많은 사람이니, 의심을 금치 못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소요공이 연서유도 함께 돌아왔다고 말하자, 그제야 다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추 할머니와 몇몇 어르신은 연 낭자를 다시 볼 생각에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적성루 사람은 밤새 말을 타고 경성을 떠났다.우문호는 무상황과 다른 사람이 이 일을 맡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리고 그들이 돌아오더라도 진짜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그는 그중 휘종제 어르신이 가장 걱정이었다. 그 나이에 성형 수술로 젊어 보이려까지 했으니, 아마도 조용할 성격일 리는 없을 것이었다.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문호 또한 여전히 조금 불안했다.부활한 황제가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면 어떤 큰 파장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휘종제 어르신이 젊어 보이기 위해 수술을 받았기에, 아마 그가 죽었을 때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나이가 많고 눈물이 많은 옛 신하들이 쉽게 그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그 신하들도 제례 때의 초상화에서만 봤을 것이기에, 그와 실제로 대면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서일은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휘종제 어르신이 연세가 많으니, 누가 그를 기억하겠는가? 숙친왕 시절엔 별로 존재감이 없었

  • 명의 왕비   제3285화

    숙왕부의 사람들은 여전히 매우 흥분해 있었다.세월이 흘러 많은 일을 겪은 탓에 안풍 친왕과 함께 다른 나라에서 떠돌았지만 그들의 뿌리는 여전히 북당, 숙왕부, 그리고 적성루에 있었다.그리고 그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도 바로 숙왕부의 사람들 뿐이었다.태자 어르신과는 관계가 깊지 않았기에, 평남왕 우문극과 노창왕만이 신경 썼다.또한 휘종제 어르신과 황후 연서유도 진정으로 그리고 있었다. 특히 후자는 더욱더 그리워했다.다음 날 아침, 왕부는 청소와 동시에 물건을 정리하며, 마치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듯했다. 병세가 나아진 추 할머니도 두 명의 부인과 함께 시장에서 고기를 사 와 얼음 창고에 미리 쟁여놓았다.추 할머니는 연 낭자가 빚은 만두가 가장 맛있어 했기에, 그녀가 돌아오면 만두를 빚어야 한다고 말했다.잠시 후 정오가 되자, 안풍 친왕 부부와 삼위가 왕부로 돌아왔고, 뒤를 따르는 호랑이 늑대 견도 있었다.안풍 친왕은 굳은 표정으로, 왕부에 도착하자 바로 적성루로 향했다.“그만 생각하시오. 이미 돌아왔잖소.”안풍 왕비가 그를 위로했다.“그래!”안풍 친왕은 고개를 들어, 적성루를 둘러보았다.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은 듯 보였다. 한때 흑영을 묶었던 큰 나무는 여전히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절을 보냈고,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행복했다.“라만, 사람이 끈질기게 살아가는 이유는 마음속에 소망이 있기 때문이오. 하지만 그 소망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네.”“알고 있소. 하지만 그들도 고향으로 돌아와야하지 않겠소.”안풍 왕비가 말했다.“돌아오셨습니까?”평남왕 우문극이 기쁘게 다가왔다. 그는 라만을 보며 감격했다.“아버지와 삼촌께서 돌아오신다고 합니다.”안풍 왕비는 부드럽게 우문극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그들이 돌아오셨다구나. 아마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오실 것이다.”“정말입니까?”우문극은 처음에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형수님의 말은 믿고 있었다. 흥분의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명의 왕비   제3368화

    냉정언이 물었다. "그렇다면 어찌 의원을 부르지 않은 것이냐?" 역 일꾼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돈이 없다고 하셔서 해열에 좋은 약초를 조금 달여주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의원을 부르고 진료하고 약을 짓는 데에는 모두 돈이 필요했지만, 역에서는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예산이 따로 없었다. "오계부의 부승이 상경하여 직무를 보고하러 왔는데, 돈도 지니지 않았다는 것이냐?" 냉정언이 놀라서 물었다. "나리께서 돈이 든 보따리를 도둑맞았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온 것이냐?" 냉정언이 물었다. "예. 관속이나 아전도 없이 혼자입니다." 경성과 꽤 멀리 떨어진 오계부의 부승이 그 먼 길을 수행 인원도 없이 홀로 와, 직무를 보고하는 것은 꽤 이상한 일이었다. 원경릉이 말했다. "내가 확인하겠소." "부인께서 의원이십니까?" "그렇다. 길을 안내하거라." 원경릉이 답했다. 역 일꾼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북당에서는 여인이 의술을 익히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황후가 의학원을 세운 이후, 해마다 여인들이 입학하여 의술을 배우고 있었다. 우문호가 미색을 돌아보자, 미색이 바로 입을 열었다.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원경릉은 약상자를 챙겨 들고, 역 일꾼의 안내를 받아 한 객실로 향했는데, 문이 세게 잠겨져 있었다. 일꾼이 문을 두드렸다. "제 대인, 제 대인. 의원께서 오셨습니다. 문 좀 열어주십시오." 하지만 방은 일꾼의 부름에도 여전히 잠잠했다. 이내 기침 소리가 들려왔고, 한참 기침을 하다, 쇳소리 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마." 말이 끝나자, 침대에서 일어나 휘청거리며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문이 열렸고, 솜으로 만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채, 핏발이 선 눈만 드러낸 관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문턱을 잡고 서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른 뒤

  • 명의 왕비   제3367화

    이번 순행에 서일이 동참하면서 사식이도 함께 가게 되었다. 그러나 고된 여정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엔 무리가 있었다. 다행히 원가에서 사식이가 서일과 함께 순행에 나선다는 소식을 듣고, 원가는 서일 부부가 3년이든 5년이든 돌아오지 않더라도 아이를 잘 돌보겠다고 약속해주었다. 그 역시 아이들과 떠들썩하게 지내고 싶어 했던 터라 기뻤다.탕양도 순행에 참여했으나, 그의 부인은 맡은 직책이 있어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미색 또한 당연히 회왕을 따라갈 예정이었으나, 오랜만의 외출인 만큼 아이를 데리고 간다면 재미가 없을 테니,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그녀의 시어머니인 태비도 흔쾌히 아이를 돌보겠다고 나섰다. 이제 아이도 다 컸으니 힘들게 돌볼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그렇게 모두가 신나게 순행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원경릉은 순행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숙왕부의 노인들이 걱정되었다. 비록 삼대 거두는 여행을 떠난 상황이긴 하지만, 숙왕부에는 아직 흑영 어르신들이 계셨다. 그리고 안정을 찾은 추 할머니마저 지속해서 약을 복용해야만 했다. 온갖 걱정에 흽싸인 원경릉 때문에 오히려 원 할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 성가시다고 느꼈는지, 진지하게 말했다. "그냥 편히 놀러 가면 되지, 뭘 그렇게 걱정하냐? 내가 있지 않느냐?"그 말에 원경릉은 할머니를 껴안으며 웃었다."맞아요. 제가 몸이 열 개라도 할머니는 못 이길 테니까요!"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원경릉이 비록 황후라고 해도, 숙방부에서의 위세가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는 바로 주사기를 꺼낼 때 뿐이지만, 원 할머니는 달랐다. 그녀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눈빛 하나만으로 모든 사람을 제압할 수 있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녀의 성격이 점점 난폭해져서, 틈만 나면 사람을 끌고 가서 주사를 놓았다. 원 할머니가 손수 만든 약이 한가득 담긴, 원경릉의 약상자에는 없는 귀한 약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약들은 수토불복, 고

  • 명의 왕비   제3366화

    조사가 끝난 후, 목을 쳐야 할 자는 목을 치고, 옥에 보내야 할 자는 옥에 보냈다. 그리고 오씨가 챙긴 돈은 전부 피해자 가족들에게 배상되었다.우문호는 신하들 앞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탐관오리를 금지하고 청렴을 장려하는 법을 내렸으며, 부정부패 전담 조사 관아를 설립해 전국을 조사하라 명했다.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동시에 그는 신하들의 봉급 인상을 제안했다. "예전엔 나라가 가난해 관리들의 봉급이 적었지만, 이제는 나라도 번영하고 산업이 활성화되었으니 함께 잘 살아야 할 때다." 봉급을 높이면 부정부패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조회가 끝난 후 우문호는 수보와 친왕들을 불러 오래 전부터 품어온 생각을 털어놓았다."과인은 순행하고자 하오!"나라가 태평하지만 황제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초왕과 태자 시절에는 백성들의 고통을 잘 알았지만, 지금은 점점 백성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직접 돌아다니며 백성들의 삶을 보고 싶었고, 공무를 핑계로 원 선생과 북당 전역을 둘러보고 싶었다.냉정언이 적극 찬성하며 말했다."상소문만으로는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은폐된 사실, 억울한 사건, 고통받는 백성들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옳은 말이네." 우문호는 최근 냉정언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그러나 냉정언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하지만 아직 각지에 위험한 도적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폐하의 안전을 위해 소신이 대신 가는 것이..."그러자 우문호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수보의 말도 일리 있지만, 참 뻔뻔하구먼!" 그러고는 어명이 적힌 서찰을 건네며 덧붙였다."함께 순행할 명단이니 반포하시게!"냉정언은 자기가 제외될 줄 알았으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소신도 갈 수 있습니까?""가시게. 국정에 큰일이 없으니 내각에서 처리할 수 있네. 새로 양성한 인재들의 능력을 시험해볼 기회이기도 하고.""상산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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